[ 고승은 기자 ] = '주 120시간 노동'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손발 노동으로 해가지고 되는 건 하나도 없다. 그건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해 또 구설수에 올랐다. 더우나 추우나 힘들게 일하는 육체 노동자들을 노골적으로 폄훼하는 취지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이다.
윤석열 전 총장은 지난 13일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국립안동대에서의 대학생들과 간담회에서 "지금은 기업이 국제경쟁력 있는 기술 가지고 먹고 산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대한민국 정도 되면 몸으로 힘들게 일하는 걸로 될 게 없다"며 "그야말로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도 제대로 된 기술이 없는 걸로는 아무리 서비스업이라도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젊은 사람들 대거 채용하고, 그들의 의식주를 충분히 책임질 수 있을 만큼의 생산성 창출을 못한다"며 "코딩 공부를 학생들이 열심히 해두면 앞으로 직업 찾고 하는데 훨씬 경쟁력 있다고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자신이 집권하게 될 시 "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방해하는 일체 규제를 없앨 생각”이라며 “기업이 외국에 나가 있더라도 한국에 돌아오게 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나올 수 있게 경제 규제를 과감하게 풀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우리가 20대에는 경제성장률이 9~10% 정도였다. 경제가 성장하면 나라의 기업들이 점점 커져간다는 얘기고 일자리가 무조건 생긴다는 얘기"라며 "경제성장이 안 되면 기존의 일자리를 나눠야 하는 거다. 기성세대가 안 놓고 있으면 여러분은 갈 데가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우리가 사회적으로 봤을 때, 여러분 20대하고 40대가 있다고 하면 40대가 여러분보다 우위에 있고 경쟁력이 있다"며 "반면 여러분이 더 경쟁력 있는 부분이 있다고 그러면 서로 경쟁력이 있는 사람이 직장을 가져야 되는게 공정한 거 아닌가. 그런데 40대는 사회생활도 해보고 했기에 정치적으로 조직화돼 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조직화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또 임금 차이가 없다면, 정규직-비정규직이 차이가 없다고 했다. 그는 "임금체계를 연공서열제에서 직무급제로 바꿔나가고, 일자리를 비정규직이냐 정규직이냐 대거입이나 중소기업이나 임금의 차이가 없으면 정규직 비정규직에 큰 의미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IMF 이후 대규모로 확산된 비정규직의 경우, 정규직과 같은 강도의 일을 하고도 임금은 절반 수준밖에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고용도 보장돼 있지 않아 늘 전전긍긍하며 지낸다. 윤석열 전 총장은 수많은 비정규직들이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이런 불합리한 현실을 조정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은 하지 않았다.
윤석열 전 총장은 "요새 젊은 사람들은 평생 한 직장에 근무하고 싶은 생각이 없잖나"라며 "요즘 같이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1차 산업시대가 아니고 4차산업 혁명시대에 내가 몸담은 기업이 언제 문닫을지 모르기 때문에 크게 의미가 없다"고도 말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또 '해고'를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미국은 해고가 굉장히 자유롭다“며 ”회사가 조금 어려우면 그냥 자르게 돼 있다. (유럽에서도)'실제 기업들을 해보니 안 되더라' 그래서 유럽도 노동보호가 철저하다가 해고를 굉장히 자유롭게 해놨다. 그 대신 기업 규제를 많이 풀어줘서 마음껏 돈 벌어라. 대신 세금 많이 내라고 한다"고도 주장했다.
정작 이는 지난 3일 윤석열 전 총장이 '전태일 동상' 앞에서 했던 발언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는 "과거에 노동 보장이 강했던 독일·덴마크 등이 '유연안정성'으로 바뀌는데, 그런 식으로 해고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바로 열흘 전에 했던 말과도 대비되는 횡설수설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