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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어처구니’ 없는 윤석열, 캠프는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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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어처구니’ 없는 윤석열, 캠프는 뭐하나?

이창은 기자 editor@newsfreezone.co.kr 입력 2021/09/24 23:11 수정 2021.12.27 08:58
공약은 표절, 주택청약통장 발언은 역대급 실언, 후보도 캠프도 역량없어

[뉴스프리존] 대선행보 이후 하루에 한번 이상 구설에 오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전 검찰총장)가 주택청약통장의 의미와 용도에 대해  "집이 없어서 만들어 보진 못했다"라고 답변, 역대급 실언 논란에 싸였다. 

윤 후보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2차토론회에서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 본 적 있나"라는 유승민 후보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질문이 사실 유 후보의 대선공약을 윤 후보측이 그대로 표절했다는 공방속에 나온 것이라 의미가 크다.

유승민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주택청약통장’은 아느냐고 물으니
유승민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주택청약통장’은 아느냐고 물으니 "집이 없어서 만들지 못했다"라고 엉뚱한 답변해 논란을 불렀다. (유튜브 유승민TV 캡처)

토론회가 시작 후 유승민 후보는 '군 제대 청년 주택청약 가산점 부여' 공약과 관련해 윤 후보가 "표절을 했다"며 날을 세웠다. 그는 "군 의무복무를 마친 병사들에게 주택청약 가점을 주는 공약을 발표했는데, 제 공약하고 똑같다"며 "7월 초에 이야기했던 공약하고 숫자까지 토씨 하나까지 다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의 공약이 좋다고 생각하면 베낄 수 있지만 그 공약을 이해는 했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윤석열 후보는 "공약을 베꼈다고 하는데, 우리 캠프 전문가 그룹이 제대한 청년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해 모은 공약"이라며 "100가지 중 하나인데 공약을 베꼈다고 하는 것은 무리지 않냐"고 했다.

이같은 공방 속 유 후보가 자연스레 주택청약 가점과 관련 주택청약통장을 알기나 하냐고 물어 보았는데, 윤 후보는 ‘무주택자’라면서 전혀 엉뚱한 답변을 한 것이다. 

윤 후보의 답변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의 대변인인 전용기 의원은 24일 논평을 통해 "단순한 말실수가 아닌, 청약통장과 부동산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직격했다. 전 대변인은 "청약통장 의미도 모르는데 전·월세로 고통받으며 대출문제로 걱정하는 서민들의 심정을 알기나 할까"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 의원은 "현실을 정확히 알아야 올바른 진단과 대안이 나오기 마련"이라며 "윤석열 전 총장의 답변을 보면 국민적 불만에 대한 공감은 커녕 최소한의 객관적 현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2차토론회에서는 윤 후보가 유 후보의 대선공약을 표절했다는 공격 외로 원희룡 후보에게도 공격을 받았다. 

원 후보는 윤석열 후보를 향해 "소상공인 회생 공약은 제 공약을 고스란히 갖다 쓴 것 같은데 맞냐"고 물으면서, “윤 후보의 새로운 별명 '카피닌자'라고 하는데 알고 있나"라면서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정치 선언을 하기 전부터 자영업 및 소상공인 문제에 있어 관심이 많았다"며 "자영업 연구원장도 만났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도 많이 했다. 원 후보의 이 정책도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대답하면서 표절논란을 에둘러 피해갔다. 

주택청약통장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이에 대해서도 24일 입장문을 내어 “30대 중반에 직업을 가졌고 부모님 댁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었던 데다 결혼도 50세가 넘어서 했기 때문에 주택청약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직업상 여러 지역으로 빈번히 이사를 다녀야 했던 것도 신경 쓰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그런 취지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명이 빈약했다. 지금 대한민국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문제이다. 가장 민감하며, 차기 대통령에게 가장 기대가 큰 항목은 부동산 폭등을 잠재울 정책의 유무이다. 그런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았다’는 식의 답변은 현안에 대한 둔감함이자 이해부족을 드러낸 것에 지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출마 선언 이후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주 120시간 노동’, ‘부정식품을 먹을 자유’, ‘손발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인문학 비하’ 등 ‘1일 1실언’으로 발언 후 해명에 급급했다. 후보간 토론회 직전, 토론을 기피하는 듯한 태도로 ‘토론기피증’을 자초하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당내 경쟁자인 홍준표 후보나 유승민 후보는 일찍부터 “‘윤석열 대세론’은 허구, 토론회 두세번이면 끝난다”라고 호언장담 했는데 구체화 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의아한 점이 있다. 지금 윤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주자 사이에 가장 막강한 캠프를 꾸리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의 국민캠프에는 참여한 인사만 200여 명에 달하며 ‘매머드급’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법조계 인연부터 지역 고리까지 화려하다. 좌장급인 충청의 정진석 의원, 강원의 권성동 의원 등 가장 많은 현역 의원들이 가담하고 있다. 

캠프 실무 총괄을 맡은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은 3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맡았다. ‘고발 사주’ 의혹 중심에 선 정점식 의원도 검찰 출신 인사로 국민캠프의 공정과 상식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당 법률지원단장으로 고발장을 파일 형태로 전달받아 당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인맥에 지역 연고까지 약 200명에 달하는 인사들이 윤 후보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뭉쳤으나, 제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캠프 구성 초부터 발탁된 인사들이 잇단 물의로 직을 내려놓고, 문준용 ‘혈세논란’ 같은 공식 입장문인 논평을 하루 만에 철회하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대선후보는 혼자가 아니다. 개인 실력도 중요하지만 캠프의 조직적 조력을 받아 공약을 만들고 각종 정책에 대해 자문도 받는다. 캠프가 크면 클수록 도움의 범위도 넓어지며, 무엇보다 실수할 때에도 수습이 빠를 수 있다.

그런데 윤 후보에게는 캠프의 조력이 없어 보인다. 당내 경선토론회 같은 중요한 자리에서 나와 기껏 들은 소리는 후보들에게 ‘공약 표절’이란 소리밖에 없다. 기초 경제상식인 주택청약통장의 의미조차 몰라 이미지만 더 망쳤다. 윤 후보의 캠프라면 후보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캠프는 현재 역할이 없어보인다. 

후보와 캠프의 관계는 상호보완의 관계다. 그래도 핵심은 후보가 자체 역량을 갖고 캠프를 끌고 가야 한다. 아니면 캠프(세력)에 후보가 휘둘리게 된다. 그런데 지금 윤 후보와 캠프를 보면 이도저도 아닌, 겉돌고 있다. 이런 현상은 후보가 캠프를 제어할 역량이 없는 것이고, 캠프 또한 후보를 끌고갈 시스템이 안된 측면이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킹메이커로 평가받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3일 윤 후보를 “파리떼에 둘러싸여 5개월 동안 헤맸다”고 비판한 것은 윤 캠프의 실체를 꿰뚫은 날카로운 지적이라 할 수 있다. 후보의 약점을 보완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할 캠프인사들이 ‘대세 후보’에 매달려 공 다툼만 하고 있다는 평가다. 물론 김 전 위원장 발언에는 캠프 내 ‘콘트롤 타워’가 없다는 점, 캠프를 진두지휘할 (본인과 같은) 인물이 없다는 점을 우회 비판한 것을 감안한다 할지라도 200여 명이나 되는 매머드급 캠프가 역할이 없다는 지적은 정확했다. 

우리말 속담에 ‘어처구니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어처구니는 맷돌의 아래위를 연결시켜 주는 장치를 가리킨다. 어처구니가 있어야 맷돌의 위쪽 돌과 아래쪽 돌이 서로 맞물려서 맷돌의 기능을 할 수 있으므로, 어처구니가 없어서는 안된다. 

윤 후보의 최근 행보를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라는 말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국정이란 이론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실물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수반해야 한다. 자신이 완벽할 수 없기에 부족한 점은 주변의 참모들에게 배우고 익혀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문재인 때리기’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다. 

캠프의 역할은 더 좋은, 더 준비된 후보를 만드는 것에 있다. 그런데 지금 윤 후보와 캠프를 보면 서로 겉돌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후보 스스로 자신의 역량과 내공이 부족한지를 모르고, 캠프의 어느 누구도 그런 점을 지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처구니 없는 맷돌과 똑같은 꼴이다.

그런데 더 어처구니 없는 일은 이런 윤 후보가 범야권 지지율 1위라는 점이다. 물론 홍준표 후보의 장담처럼 윤 후보를 따라잡는다고 했는데 범보수 후보 적합도에서는 이미 역전했다. 

이제 겨우 2차 토론회가 끝났다. “토론회 두세번이면 윤 후보 끝난다”고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큰소리 쳤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를 조금 더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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