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25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지역 대선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47.12%(3만3848표)를 득표하며, 이재명 경기지사의 46.95%(3만3726표)의 득표율에 0.17%p 근소하게 앞섰다. 이재명 지사가 연속 과반 압승을 거두다가 이낙연 전 대표가 자신의 최고 텃밭에서 가까스로 1승을 거두며 체면치레를 한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서울 종로구 지역구 의원직을 버린 데 이어, '사쿠라'의 대체 용어로 쓰이는 '수박'(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 겉으로는 개혁적인 척하면서 속으로는 부패 기득권과 야합하는 정치인에 비유)을 일베의 '호남 비하' 표현이라고 몰아가는 등 '지역감정'에까지 기댄 듯한 벼랑 끝 전술을 쓴 것이 일부 효과를 거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지역은 언급했듯 이낙연 전 대표로선 최고의 텃밭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해당 지역에서 지역구 4선 의원에 전남지사까지 지냈고 상당수의 지역 국회의원이나 도의원, 시의원들까지 자신의 조직력으로 두고 있다. 또 이재명 지사는 현재 지사직을 유지하고 있기에 이낙연 전 대표와는 달리 선거운동을 자유롭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지사와는 거의 표차를 좁히지 못했고, 이재명 지사의 전체 과반수 이상 득표에는 거의 흠조차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재명 지사의 누적 득표수는 여전히 52.9%로 과반을 넘기고 있다. 

이재명 지사로서는 호남 지역에 조직력과 연고가 거의 없는데다 대장동 건으로 상당수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지사 입장에서 나름 성과를 거둔 셈이다. 광주·전남 지역 결과는 이재명 지사의 사실상 승리, 혹은 최소한 선방 이상이라는 평이다. 

게다가 나머지 지역은 이재명 지사에게 더욱 유리할 수밖에 없는 수도권 지역이나 부산·울산·경남 등의 지역만 남았다. 또 '2~3차 슈퍼위크'는 전국 여론조사(민주당 지지층 대상)에 거의 수렴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재명 지사의 과반 이상 유지 가능성은 더욱 굳어진 셈이다. 또 26일에는 전북 경선 결과도 발표되는데, 전북에선 이재명 지사가 앞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 호남 전체로서는 이재명 지사가 승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은 광주전남 경선결과에 대해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는 25일 페이스북에서 "이낙연 신승 효과는 하루짜리일듯. 전북은 이재명이 크게 우세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낙연이 광주전남에서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해 호남경선에서의 이재명 승리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전북이 이재명에게 효자노릇할거라는 제 예상이 들어맞을 듯하다"고 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도 페이스북에서 "오늘 광주전남 결과만 놓고 보면 0.17%p, 122표차"라며 "이것도 (이재명 지사의)승리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취재결과, 이재명 캠프는 5% 이내의 패배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며 "전남에서 지사, 4선 국회의원을 한 이낙연에 비해 조직세는 없고, 그 이낙연이 종로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등 벼랑끝 전술을 구사했으며, (현직 경기도지사라) 선거운동은 거의 하지 못하다시피 한 점을 감안했다"고 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오늘 결과는 이재명으로서는 선방했다고 봐야할 것"이라며 "게다가 누적 득표율 52%. 대세에 있어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강조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전북에선 이재명 지사의 '낙승'을 예상하면서 "물론 광주전남에 비해서는 투표자수가 1/2 수준이지만. 결국 호남도 이재명 승리로 끝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낙연 지사가 텃밭에서 가까스로 승리한 것이 결코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네거티브 중단' 선언을 공식적으로 하고도, 파면 팔수록 국민의힘 관련 인사들만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 '대장동' 건과 관련해 이재명 지사에 연일 '네거티브' 공세만을 펴왔다. 이낙연 전 대표는 언론(동아일보)에 20년 넘게 종사했으면서도 사실관계 확인 노력은 하지 않고 그저 기성 언론에 편승하여,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만 집착하는 '소인배'적 행태를 보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대장동' 건에 있어서도 파면 팔수록 국민의힘 관련 인사들만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인 데다가, 사실관계를 파악할수록 이재명 지사가 '5500억'의 개발이익을 성남시민에게 돌려준 대표적 모범사례로 크게 재조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지사도 이 건에 대해 큰 자신감을 드러내며 제대로 '되치기'에 나설 태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