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아빠의힘"..대구시민단체·대구경북대학생들, 곽상도 사무실서 규탄 집회
[정현숙 기자]=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가 산업재해 명목으로 6년 근무하고 '화천대유'에서 50억을 챙겼다. 그런데 알고보니 곽 씨는 동네 아파트 조기 축구왕이었다. 이명과 어지럼증 등 근무중 얻은 질병에 대한 위로금이라는 게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설명이었다.
하지만 곽병채 씨가 재직 기간 중 건강 악화를 호소한 것과는 전혀 다른 정황이 포착됐다. 곽 씨가 화천대유 근무 당시 꾸준히 조기축구회 활동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건강에 별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로 '50억 퇴직금'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29일 '노컷뉴스'는 곽 씨가 아버지 곽 의원이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진 서울 송파 지역 한 아파트의 조기 축구회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2018년부터 건강 적신호가 켜졌다는 곽 씨는 이상하게도 2018년부터 더욱 활발히 조기 축구회에서 뛰었다. 매체에 따르면 2018년 최소 7번, 2019년 20번, 2020년 14번 축구 경기에 참가했다고 한다.
해당 조기축구회 홈페이지에는 2016년 4월 곽 의원을 '조기축구회 회원의 부친'으로 칭하며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곽 씨의 조기축구회 활동은 지속적으로 해당 조기 축구회 온라인 게시판에는 그의 대단한 축구 실력에 대한 세세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2018년 7회, 2019년 20회, 2020년 14회 경기에 참여하며 회비를 낸 기록이 홈페이지에서 발견됐다. 곽 씨가 중심이 되어 공격을 이끌었고, 경기의 '히어로'가 되었다는 글도 나왔다.
″병채가 중심이 되어 빨강팀의 골문에 공격을 퍼부었으며...”
″○○ 고문님의 결정적인 어시스트에 힘입어 병채가 결승골을 터뜨려 금일의 히어로로 등극하였다”
곽 씨가 건강이 나빠졌다고 말한 바로 그 시기에 실제로는 조기축구회에 열심히 참여해 운동장을 날아다녔던 것이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중재해를 입었다고 한 말이나, 곽 씨 본인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했다고 말한 것과는 정반대 상황으로 모두가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앞서 김만배 씨는 27일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에게 "산재 신청은 안 했는데 중재해를 입었다. 그 당시 회사에서 중재해로 판단했다"라며 "본인 프라이버시이기 때문에 나중에 필요하면 본인이 (산재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병채 씨도 페이스북에서 "토지보상업무를 맡았는데 2018년부터 정상적 업무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라고 주장했다.
곽 의원 측은 매체의 보도로 드러난 아들의 종횡무진 조기축구회 활동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답했다.
"불공정한 '아빠 찬스' 청년들은 분노..곽상도는 국회의원직 사퇴하라"
이날 오전 11시 대구경북 대학생들의 모임인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과 시민단체 '적폐청산대구시민촛불연대는 대구 남구 곽상도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한 ‘아빠 찬스’ 퇴직금 50억 청년들은 분노한다. 곽상도는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곽 의원은 아들이 받은 50억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설계 때문이라는 궤변을 내놓으며 도망치듯 국민의힘에서 탈당했다”라며 “본인 아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궤변을 내놓고 도망치는 모습이 어이가 없다.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탈당한다고 해서 본인의 죄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이는 꼬리 자르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힐난했다.
아울러 “현재 청년의 실업문제,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곽상도 아들의 ‘아빠찬스’는 많은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이 아닌 ‘아빠의힘’이라고 할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탈당하며 도망친 곽상도는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철저한 조사를 받아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라고 직격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학생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곽 의원 사무실이 있는 건물 출입문의 표지판 ‘국민의힘’ 로고 위에 ‘아빠의힘’ 스티커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규탄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도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이 곽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을 비판하는 피켓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최근 인기를 끈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해 ‘오십억 게임’이라는 팻말과 함께 “곽상도 의원님, 저희도 6년만 버티면 50억 받을 수 있습니까”라는 문구가 든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내 아들만 빼고?' 내로남불 끝판왕
검사장 출신인 곽상도 의원은 그동안 ‘문준용, 조민 저격수’ 역할에 앞장서 왔다. 곽 의원은 '공정'을 강조하며 특히 청와대와 여권 정치인의 특혜감별사를 자처했지만 본인의 실상과는 너무나 괴리가 있어 ‘내로남불’의 끝판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곽 의원은 지난 2월 문준용 씨가 서울시의 코로나19 피해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통해 1400만 원을 받은 것을 두고 “코로나 피해 예술인 지원 사업에 코로나 피해자가 아닌 문 씨가 지원받은 건 뻔뻔하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 발언을 겨냥해 “지난 대통령 취임사 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고 했다. 이 과정이 공정하고 기회가 평등했느냐”라고 비난했다.
곽 의원은 문 대통령의 사위와 손자까지 흥신소마냥 스토킹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입학을 취소하라며 고려대 총장을 불러 압박하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