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조중동 등 수구언론과 국민의힘 등 야당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공격 소재로 삼던 '대장동-화천대유' 건이 결국엔 국민의힘과 고위 법조인들, 그리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까지 '직격탄'이 날아온 셈이 됐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의 누나인 김명옥씨가 윤석열 전 총장의 부친 윤기중 서울대 명예교수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구입(2019년 7월)한 것이 확인되면서다. 김명옥 씨는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3호’의 사내이사다. 이미 윤석열 전 총장과 그의 일가, 측근 관련 수많은 '특종'을 터뜨렸던 '열린공감TV'가 초대형 특종을 또 터뜨린 것이다.
이를 두고 '한겨레 논설위원' 출신인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과 김만배 전 부국장의 '관계'에 대해 주목했다. 실제 김만배 전 부국장은 20년 이상을 법조출입기자로 활동하는 등, 수많은 유력 법조인들과 친분관계를 맺고 있다.
김의겸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서 지난 2016년 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팀이 꾸려졌을 당시 있었던 일화를 하나 꺼냈다. 김의겸 의원은 당시 한겨레 특별취재팀장을 맡아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관련 다수의 특종 등을 냈다.
김의겸 의원에 따르면, '국정농단 특검' 임명장을 받은 박영수 당시 특검이 유력 법조출입기자들을 불러 모았다고 한다. 당시 1진 기자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은 이가 김만배 전 부국장이라는 것이며, 김의겸 의원은 이에 "박영수 특검과 김만배 기자가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의겸 의원에 따르면, 박영수 특검이 “수사팀장은 누굴 시키는 게 좋을까?”라고 물었는데 다른 기자들이 쭈뼛쭈뼛하는 사이 김만배 기자가 나서 “석열이 형 어떨까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국정원 댓글수사' 이후 줄곧 지방으로 발령이 났던 윤석열 전 총장은 당시 대전고검에 있었다.
해당 장면을 보면, 당연히 윤석열 전 총장과 김만배 전 부국장이 사석에서 '형 동생' 할 정도로 친분 있는 사이임을 짐작케하는 부분이다. 실제 윤석열 전 총장은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팀장을 맡았다.
'열린공감TV'에 따르면, 윤석열 전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2019년 6월 17일)되어 청문회를 준비 중일 무렵인 지난 2019년 7월 2일, 김명옥 씨가 윤석열 전 총장의 부친 윤기중 씨의 연희동 집(95평)을 구입한 것이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밝혀졌다. 김명옥 씨가 천화동인 3호의 사내이사로 등재된 건 2019년 2월, 윤기중 씨의 자택을 매입한 시점은 같은 해 4월 22일이다.
국토부 실거래가조회시스템에 따르면 당시 매매계약은 19억원에 이루어졌다. 그러나 '열린공감TV'는 단독주택의 경우 평당 시세는 3500만 원 정도로 대지가 95평인 점을 감안하면, 적정 시세가 33~35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같은 수상한 거래에 대해 '열린공감TV'는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뇌물 및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을 제기했다.
'열린공감TV'의 보도에 대해 윤석열 캠프는 “윤기중 교수는 김명옥 개인이 계약 당사자였고, 부동산중개소로부터 소개받았을 뿐이므로 김명옥 개인 신상이나 재산관계에 대해서는 당연히 몰랐다. 김명옥 개인이 집을 사는데 ‘천화동인3호’에 투자했는지를 매도자가 알 수 있을 리가 없다”며 그저 '우연'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왜 그렇게 싼 값에 내놓았느냐'는 지적엔 고령인 부친의 건강 문제로 인해, 인근 부동산중개소 10여 곳에 시세보다 싼 값에 급매로 내놓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열린공감TV'는 "등기부등본의 날짜 등을 통해 연희동 단독주택 매매 전에 이미 잔금 다 주고 새로 이사갈 아파트를 샀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해 급매할 이유가 없다는 것까지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또 "해당물건지 근방 전 부동산을 전수조사한 결과 본 물건(윤기중씨 소유 저택)은 매매물건으로 등록된 부동산이 없었다"고도 꼬집었다.
김의겸 의원은 이에 "윤석열 후보 부친은 시세보다 싼 19억원에 팔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다운계약의 가능성은 남아있다"며 "시세보다 비싸게 사줬을 경우 뇌물 가능성이 있다"고 직격했다.
김의겸 의원은 “김만배 기자는 20년 넘게 법조만을 출입한 기자”라며 “곽상도, 박영수, 김수남, 강찬우 등 잘 나가는 검사들과 남다른 관계를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후보도 검사 시절 기자들과 농도 짙은 관계를 유지한 검사”라며 “김만배를 몰랐을 리가 없다. 우선 김만배와 아는 사이인지 여부부터 밝혀야 한다. 그저 우연이라는 말로 빠져나갈 사안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또 김의겸 의원은 언론을 향해 "이게 우연일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법조 출입기자들에게 통화 돌려보고 확인한 사실을 이같이 밝혔다. '화천대유' 건에 연루된 윤석열 전 총장, 박영수 전 특검, 곽상도 의원 등 유력 법조인들과 실소유주인 김만배 전 부국장과의 관계를 정리한 것이다.
곽상도 : 검찰을 오래 출입한 기자들도 곽상도는 잘 몰랐다. 검사장 출신도 아니다. 그런데 김만배는 동료 기자들에게 "참 훌륭한 검사"라며 입에 달고 다녔다. 나중에 곽상도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가자 다들 깜짝 놀랐다. 그리고 김만배의 '선구안'이 대단함을 느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그 곽상도의 아들이 김만배 회사에 취직하더니 몸이 아파서 50억원을 받고 퇴직했다.
박영수 : 박영수 특검은 많은 기자들 가운데 유독 김만배 기자와 친했다. 박영수 검사는 기자들하고 두루두루 잘 지내는 대표적인 검사다. 그런데 조중동 등 이른바 메이저 놔두고 김만배를 기자들 소집책으로 삼을 정도였다. 그 딸이 김만배 회사에 취직하더니 아파트를 공급받아 7~8억원의 시세차익을 보게 됐다. 퇴직금은 얼마나 받을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수남 : 김수남은 기자들에게 친절한 검사는 아니었다. 기자들과 교류의 폭이 넓지도 않았다. 그런데 검찰총장 취임식 날 1진 기자들을 다 자신의 방으로 불러 기자간담회를 열던 날이었다. 김만배 기자는 뒤늦게 허겁지겁 나타났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김만배 기자를 보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다가가 반갑게 악수를 했다. 그 자리에 있던 기자들은 "김수남에게 저런 살가운 모습이 있었구나?"고 깨달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 김수남이 화천대유의 고문을 맡아 월 수백만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강찬우 : 김만배의 동업자로서 천화동인을 반반씩 사이좋게 나눠가진 남욱 변호사를 구속했던 검사다.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욱은 무죄로 풀려났고 강찬우도 화천대유의 고문변호사가 돼 상당한 금액을 받게 된다.
윤석열 : 윤석열을 키워준 게 박영수 특검이다. 론스타 수사 때 의정부지검에 있던 윤석열을 대검으로 불러들여 출세 길을 열어준 것이다. 그리고 김만배는 론스타 사건을 취재하던 기자였다. 김만배와 박영수의 관계는 위에서 봤다. 그리고 박영수 특검에게 윤석열을 수사팀장으로 추천한 게 김만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