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이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의 누나인 김명옥씨(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3호’ 사내이사)에게 2019년 7월 팔린 것으로 탐사전문매체 '열린공감TV'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와 관련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뇌물 및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열린공감TV'는 최소 30억대가 분명한 자택 가격을 고작 19억원에 팔았다는 것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그 시기는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던 윤석열 전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어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던 때다.
윤석열 전 총장은 매입자의 신상도 몰랐으며 오랜 법조출입기자였던 김만배 전 부국장과의 친분관계도 부인하는 등 그저 '우연의 일치'라고 선 긋고 있다. 반면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윤석열 전 총장과 김만배 전 부국장은 '형동생'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이며, 윤석열 전 총장을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으로 적극 추천한 이도 김만배 전 국장이라고 한다.
윤석열 대선캠프에서도 역시 이런 '기막힌' 우연을 공식적으로 시인하고 나섰다. 윤석열 캠프 대외협력특보를 맡고 있는 김경진 전 의원은 30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우연의 확률이 기가 막히다 싶은 생각도 든다"며 "어제 민주당 김영배 최고위원의 말대로 우주의 기운이 다 몰려 있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그는 거듭 "(우연의 일치라고)그렇게 밖에 추정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과거 박근혜씨가 유행시킨 단어로 유명한 '우주의 기운'을 윤석열 캠프에서도 시인한 셈이다. 김경진 전 의원은 전날 윤석열 전 총장측이 주택 대금을 받은 통장 거래 내역과 매매 계약서를 공개한 것을 언급하며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에 대해선 부인했다.
김경진 전 의원은 "열린공감TV라고 하는 데서 얘기했던 게 윤기중 교수가 그 이전에 이미 아파트를 사 가지고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급히 팔 이유도 없지 않았냐 이런 얘기를 했더라. 그런데 어제 통장 보면 그게 이 단독주택을 매각하고 곧바로 아파트 계약을 체결했지 않나"라며 "(2019년)4월 12일 날 연희동 단독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하자마자 4월 15일자로 남가좌동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며 열린공감TV 보도 자체를 부인했다.
김경진 전 의원은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에 대해서도 "오늘 아침에 국민일보나 또 매경이나 몇몇 언론을 통해서 보도된 부동산 중개업자 인터뷰 중개업자 인터뷰를 보면 그때 당시에는 대략 2000~2500 사이 정도에 거래되고 있었고, 그래서 그게 평당 3000~3500이라고 하는 것은 이 순간에 평당 가격이기 때문에 2년 전에 거래를 전제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다운계약서 의혹이다 이런 말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역시 부인했다.
김경진 전 의원은 또 "열린공감TV 같은 경우는 지난번에 엑스파일 문제를 가지고도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켰지 않느냐"라며 "매체 자체가 대단히 악의적 시각을 가지고 왜곡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방했다.
그러나 '열린공감TV'는 전날 SNS 글을 통해 "부친 윤기중 씨 건강 문제로 급히 시세보다 싼 가격에 팔았다고 하지만 열린공감TV는 등기부등본의 날짜 등을 통해 연희동 단독주택 매매 전에 이미 잔금 다 주고 새로 이사갈 아파트를 샀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해 급매할 이유가 없다는 것까지 보도했다"고 꼬집었다.
'열린공감TV'는 "(윤기중 교수가)미리 사둔 아파트로 들어가 살았는데 무슨 건강 때문에 급매를 했단 말인가. 천천히 시세대로 받아도 될 집을 왜 굳이 다운계약을 한단 말인가. 세금탈루 의혹이 의심된다"라며 "이것은 등기서류로 간단히 확인되는 팩트"라고 일갈했다. 또 윤석열 전 총장 측이 "자택을 연희동 근방 10곳에 급매로 내놨다"도 한 데 대해서도 "근방 전 부동산을 전수조사한 결과 본 물건은 매매물건으로 등록된 부동산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열린공감TV'에서 작가로 활동 중인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도 SNS 글에서 "설령 급매로 내놓는다고 해도 1~2억 싸게 내놓는 것이지 10억 이상 싸게 내놓는 경우가 어디 있나"라며 "윤석열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신분에 차기 검찰총장으로 유력한데 급매로 내놓을 이유가 어디 있나"라고 따져물었다.
김두일 대표는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의 집이 윤기중씨 집 부근 연희동인데, 시세가 평당 4800만원이라고 한다"며 "공시가는 28.7억이지만 주변 시세는 60억 정도라는 것이다. 윤기중씨도 엄밀하게 그 기준에 맞추면 45억 정도 나간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경진 전 의원은 또 윤석열 전 총장과 김만배 전 부국장 간 사이가 '형동생' 하는 사이라고 지적한 김의겸 의원에 대해선 “본인이 직접 그 장면을 목도했던 게 아니지 않느냐”라며 “저 김경진 같은 사람도 한 번도 못 보거나 또는 저하고 술 한 잔 안 해본 사람들도 나 경진이형 정말 측근이다 라고 밖에서 얘기하고 다니는 사람들 많다”고 역시 관계를 부인했다.
김경진 전 의원은 김만배 전 부국장의 누나인 김명옥씨가 거액의 자산가임에도 대출을 받아 윤석열 전 총장 부친 자택을 구입한 데 대해선 “기존에 목동에 아파트가 있었는데 대출을 받아서 사서 보유하고 있었다고 보도가 나와 있다”며 “매수인 이 분 같은 경우는 부동산을 통해서 돈 버는 것에, 대출을 받아서 부동산 사서 결국 부동산 투기하는데 뭔가 전문적인 뭘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투기 이런 부분에 대단히 눈이 밝은 분이 아닌가 그런 추측이 든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진행자인 김종배 앵커가 "(김명옥씨가)천화동인 3호 사내이사로 돼 있고 거기서 배당만 100억 넘게 받았다고 나오고 있는데 그런 사람이 지금 대출 받아서 샀다고 하는 것들이 납득이 안 되는 것 아니냐"라고 질문하자, 김경진 전 의원은 "저도 납득 안 된다. 그 김모씨 그분한테 김종배 앵커께서 제발 물어봐 달라"고 대강 얼버무렸다.
결국 윤석열 전 총장 측은 '열린공감TV'가 탐사보도해서 제기한 많은 의혹들에 대해 지금까지 하나도 명쾌하지 해명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열린공감TV'를 향해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켰다' '대단히 악의적 시각을 갖고 왜곡한다'며 비방만 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표현한 '메이저 언론'에 해당하지 않아서 그렇게 대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