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검찰이 경찰의 주요 수사 사안인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50억 뇌물 의혹 사건을 자신들에게 송치하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연합뉴스TV' 등 보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곽 씨가 50억 원을 수령한 사건 등과 관련해 수원지방검찰청이 이 사건을 전날 자신들에게 송치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어제 수원지방검찰청이 곽 의원 아들 사건을 넘기라고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수원지검 사건송치 여부를 놓고 일단 서울중앙지검에 사건기록 열람을 요청해 두 사건이 같은 사건인지 살펴보고 송치 여부에 대해 검찰과 협의하겠단 입장이다.
경찰은 또 곽상도 의원이 대장동 사업지에서 발견된 문화재로 공사 지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문화재청에 외압을 행사한 게 아니냔 의혹과 관련해 일부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경찰은 곽상도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수원지검에 신청했다. 하지만 수원지검은 이틀이 지난 지난 8일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는 사건과 동일한 사건이어서 송치 요구를 하겠다"라는 이유를 들어 곽 의원의 영장을 불청구해 결국 압수수색은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경찰은 시민단체가 곽 의원과 아들 곽병채 씨를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화천대유 관계자를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접수했다. 이에 경찰은 곽병채 씨를 출국금지 조치한 데 이어, 최근 소환해 8시간가량 조사했다.
대장동 비리 씨앗은 '수원지검 수사팀'
'경향신문'은 13일 대장동 비리 씨앗은 '수원지검 수사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거 수원지검 수사팀이 화천대유 핵심인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의 횡령을 봐주면서 이례적으로 변호사법 위반을 상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남욱 변호사는 횡령과 변호사위반으로 구속수감되면서 31명의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꾸렸는데, 여기에는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하고 딸을 이 회사에 취업시킨 박영수 전 특별검사도 이름을 올렸다. 남욱 변호사가 구속된 당시 수원지검 검사장이 강찬욱 변호사로 그는 화천대유 고문과 자문 변호사를 맡았다고 한다.
한편 대장동 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전날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57)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씨의 구속영장에는 곽상도 의원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도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화천대유가 곽 의원의 아들에게 퇴직금 등 명목으로 지급한 50억원을 뇌물로 본 것이다.
검찰은 이날 김만배 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횡령,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화천대유에서 빌린 473억원 중 55억원을 빼돌려 로비 자금으로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돈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곽상도 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곽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는 화천대유에서 6년간 근무하고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수령했는데, 검찰은 이 돈을 사업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곽 의원에게 전달된 뇌물로 판단했다.
이에 곽상도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성과급이 왜 뇌물로 둔갑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반발했다.
그는 "어제 검찰이 화천대유 김만배 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제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성과급을 뇌물이라고 기재했다고 한다"라며 "지금껏 제가 밝힌 것처럼 저는 로비를 받지 않았고, 어떤 일에도 관여돼 있지 않다"라고 했다.
그는 "덮어씌우려고 하더라도 누가 언제 어떤 내용을 저한테 로비했다는 것인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냐"라며 "로비를 받았으면 자료도 남아 있을 텐데, 이런 것도 없이 무조건 뇌물이라고 덮어씌우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7000억 원의 천문학적인 이익을 거둔 화천대유 임직원들은 모두 성과급을 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라며 "이성문 대표는 성과급으로 120억 원+@를 양 모 전무는 성과급으로 100억 원+@를 받았다고 하고, 전 직원에게는 5억 원의 성과급 외에 추가 성과급이 예정돼 있다고 한다. 화천대유 직원 모두에게 배분되는 성과급이 왜 뇌물로 둔갑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강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