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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노동자 목숨값 '1억', 김만배 "곽상도 아들 50억은..
사회

청년노동자 목숨값 '1억', 김만배 "곽상도 아들 50억은 상식"

고승은 기자 merrybosal@hotmail.com 입력 2021/10/15 13:30 수정 2021.10.15 14:42
박용진 일갈 "어떻게 당신들의 이름값이 사람의 목숨값보다 높을 수 있느냐"

[ 고승은 기자 ] =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이 '화천대유 1호 사원'인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가 받은 문제의 퇴직금 혹은 산재위로금 50억과 관련, "(곽병채씨는) 내 아들 같은 조카다. 그래서 회사 일을 하다 병을 얻은 게 너무 안쓰러웠다. 나중에 병명을 알면 상식에 부합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문제의 50억의 본질은 곽상도 의원에게 향한 '뇌물'이 아닌지 의심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만배 전 부국장은 '50억의 산재위로금은 정당하다'는 입장을 낸 것이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이 '화천대유 1호 사원'인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가 받은 문제의 퇴직금 혹은 산재위로금 50억과 관련, "(곽병채씨는) 내 아들 같은 조카다. 그래서 회사 일을 하다 병을 얻은 게 너무 안쓰러웠다. 나중에 병명을 알면 상식에 부합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사진=연합뉴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이 '화천대유 1호 사원'인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가 받은 문제의 퇴직금 혹은 산재위로금 50억과 관련, "(곽병채씨는) 내 아들 같은 조카다. 그래서 회사 일을 하다 병을 얻은 게 너무 안쓰러웠다. 나중에 병명을 알면 상식에 부합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사진=연합뉴스

김만배 전 부국장은 14일자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 혐의를 벗을 목적으로 곽상도 의원 아들의 구체적인 병명을 밝히고 싶진 않다. 조카를 지켜주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곽병채 씨는 지난달 입장문을 통해 "2018년부터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기침, 이명, 어지럼증이 생겼고 회사 동료가 쓰러진 저를 병원으로 이송하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산재위로금으로 50억을 건넸다는 사례는 전무후무하다. 산재사고로 숨진 노동자들의 보상금도 이렇게 나온 사례는 결코 찾아볼 수 없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을 완주한 박용진 의원이 마지막 연설회에서 산재사고로 숨진 청년노동자들을 언급하며 강조한 대목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9월 27일 인천 연수구에서 아파트 외벽을 청소하다 줄이 끊어져 사망한 청년 노동자는 이제 겨우 29살이었습니다. 그는 어린아이가 있는 젊은 가장이었습니다. 역시 똑같은 사고로 사망한 구로구의 한 청년, 군대 가기 전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그 일을 하다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그는 23살이었습니다. 태안화력발전에서 숨진 김용균씨는 사고 당시 24살, 평택항 깔림 사고로 숨진 이선호씨는 23살, 구의역에서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김군은 그 때 나이 생떼 같은 19살, 며칠 전 여수에서 위험한 잠수 작업에 투입됐다 사망한 실습생 홍정운군은 아직 채 피어보지도 못한 아까운 나이 17살입니다."

"환장할 정도로 아깝고 비통한 이들의 죽음이 우리 모두에게 더 잔인했던 건 이 청년들에게 닥친 끔찍한 산재사고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김용균씨에게는 1억3000만 원, 평택항의 이선호씨에게는 1억3900만 원, 언론에 보도된 이들에게 주어진 산재보상금 등이었습니다. 구의역의 김군에게는 겨우 7900만 원이었습니다. 예, 그야말로 사람의 목숨값이죠. 한쪽에서는 사람의 목숨값이 겨우 7900만 원으로 위로되고 있는데 화천대유 곽상도의 아들은 어지럼증 산재 위로금만 50억 원이랍니다"

지난 4월 평택항에서 개방형 컨테이너의 날개를 접는 작업을 하다 사고로 숨진 이선호 씨,그의 부친이 13일 추모문화제에서 아들의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을 어루만지며 눈물 흘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평택항에서 개방형 컨테이너의 날개를 접는 작업을 하다 사고로 숨진 이선호 씨,그의 부친이 13일 추모문화제에서 아들의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을 어루만지며 눈물 흘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용진 의원의 연설 내용처럼, 산재사고로 숨진 청년노동자의 유족에게 전달된 산재보상금은 고작 1억원 내외라는 것이다.

박용진 의원은 이를 언급한 뒤, "화천대유 고문 변호사로, 혹은 이런 저런 인연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들은 별로 하는 일 없이도 수억씩 돈을 챙기고 '오징어게임'의 주인공인 쌍용 해고노동자는 신체포기 각서에 도장을 찍어야 하고 우리 청년 노동자들은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며 "어떻게 당신들의 이름값이 사람의 목숨값보다 더 높을 수 있느냐"라고 질타한 바 있다. 

과거 '인권'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군사독재정권 시절엔 산업재해를 입어도 보상받을 길은 사실상 없었다. 인권이 많이 개선된 지금도 산업재해로 피해자가 사망했을 경우 유족에게 지급되는 산재위로금은 최대 1억원이며, 그것도 '본인 귀책사유'가 없어야 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산재보험)의 경우 유족보상연금 혹은 유족보상일시금을 받을 수 있는데, 하루 최대 약 22만6천원(평균임금 최고선)~최소 약 7만원까지 인정된다. 유족보상일시금은 1일당 평균임금의 1300배로, '사망'할 경우 최소 9천만원에서 최대 2억9천만원 가량 받을 수 있다. 한국에서 노동자들의 '목숨값'은 여전히 형편 없이 모자라다는 것이 확인되는 것이다.

지난 2018년 태안화력발전에서 일하다 숨진 청년노동자 김용균씨의 추모제 모습. 이후 산업안전보건법(이른바 김용균법)이 전면 개정됐으나 여전히 노동자 보호 법안은 미흡하기 그지없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8년 태안화력발전에서 일하다 숨진 청년노동자 김용균씨의 추모제 모습. 이후 산업안전보건법(이른바 김용균법)이 전면 개정됐으나 여전히 노동자 보호 법안은 미흡하기 그지없다. 사진=연합뉴스

한해 산재사고로 사망하는 노동자수는 약 2천여명 가량(2019년 기준 2020명) 된다. 하루 평균 6~7명이 출근 후 퇴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동시에 매년 1만명 가까운 산재 유가족이 발생한다. 

또 산재를 여전히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 수도 상당히 많다. 업무상 질병 인정률은 박근혜 정권 당시 40% 초반에 그쳤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20%p 이상 상승해 2019년 기준으로 64.6%까지 대폭 올랐으나, 여전히 3분의 1 이상의 산재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한국의 노동현실은 여전히 열악하기 그지 없다. 

김만배 전 부국장은 이처럼 노동자들의 '목숨값'보다 수십배나 많은 돈을 곽상도 의원 아들에 지급하고도 "상식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상식'은 대체 누구의 상식인지 따져물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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