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18일 경기도를 상대로 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와 20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상대로 한 사실상의 대선 청문회장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내년 3월 대선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가능성도 높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지사가 국민의힘과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둘 것이라 전망하며,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안민석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서 첫째 이유로 "대장동 VIP는 이재명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질 것"이라며 "대장동 사태는 오징어게임의 판박이다. 김만배, 남욱, 정영학, 유동규 등은 말이고 VIP들은 따로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언론에서 주로 언급하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을 비롯해서, 남욱 변호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와 정영학 회계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뒤에 숨은 진짜 '실세'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안민석 의원은 "2014년 경기경찰청과 수원지검을 압박했고, 하나은행과 SK를 통해 돈을 대장동으로 끌어들인 VIP가 있고, VIP는 단수가 아닌 복수일 가능성이 높다"며 "말과 VIP 사이, 700억의 주인, 그분이 바로 프론트맨이다. 경기도 국감에서 그분이 이재명이 아니라 다른 인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민석 의원은 국민의힘을 겨냥해 "대장동 개발이 농익던 2014-2015년은 이재명 시장이 박근혜 정권과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기인데도 이재명 시장을 프론트맨 내지는 VIP로 몰아가는 주장은 당시 정치 상황을 배제한 외눈박이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짚었다.
즉 대장동 개발이 진행되던 시기,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박근혜 정권의 대표적 '눈엣가시'로 꼽힌 상황이었다. 이재명 지사가 당시 조그만 부정행위라도 했다면, 뭐라도 꼬투리 잡아서 기소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고 김재윤 전 의원과 신계륜·신학용 전 의원이 기소됐던 '입법 로비' 사건은 박근혜 청와대 하명수사라는 논란이 매우 짙은데, 이들 모두 구체적 물증 없이 '돈을 줬다'라는 진술만으로 기소돼 옥살이를 했던 그런 시기다.
안민석 의원은 "박근혜정권과 싸우고 있던 이재명 시장이 경찰과 검찰, 그리고 하나은행과 SK를 움직여 대장동개발을 추진했다는 것은 기초적인 상상력도 부족한 가상소설"이라며 "결국 경기도 국감은 프론트맨과 VIP의 가면이 벗겨지는 변곡점으로서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협곡을 빠져나오는 결정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안민석 의원은 두 번째 이유로 "국감 이틀 간 국민들은 이재명을 재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은 여전히 국민들께 낯설고 불안한 지도자로 비치는 일면이 있다"면서도 "이재명 후보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재주를 타고났다. 어떠한 난관에도 주저함이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민들께서 이재명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면 국감 후 이재명 지지도는 수직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 '이명박근혜' 정권의 대표적 감시대상으로 꼽혔으며, 경기지사 취임을 전후로 한 시기에는 특정 세력의 각종 '음해'로 인해 큰 정치적 위기를 맞은 바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지사에 대한 여론이 한 때 얼마나 나빴는지 확인된다. 이재명 지사는 민선 7기 취임 초기(2018년 7월) 17명의 광역자치단체장 중 지지도 순위 꼴찌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재명 지사는 전반기 2년을 마치면서 1위로 올라오는 놀라운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그의 '긍정평가'는 한 때 70%를 웃돌았으며 이후에도 60%대를 꾸준히 기록하며 2개월(올해 2~3월, 2위)을 제외하곤 계속 선두를 지켰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안민석 의원은 "이번 경기도 국감에서도 탁월한 개인기와 절제력이 발휘된다면 대장동 위기를 기회로 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경기도 국감 후에는 대장동 전투는 당에 맡기고, 이재명 후보는 중원으로 나아가 2030의 마음을 돌리며 이재명을 태운 민심호랑이의 앞길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민석 의원은 세 번째 이유로 "국민의힘에는 전사가 없다. 정치는 말로 하는 전쟁이고 특히 야당전사는 간절하고 치열해야 한다. 감옥에 갈 각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민석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건을 파헤치는 데 앞장선 바 있다. 그는 국회에서 최순실(현 최서원) 딸 정유라의 승마 특혜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바 있다. 그러자 박근혜 청와대의 하명을 받은 검찰이 그를 '뇌물수수' 혐의로 엮어 구속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안민석 의원은 "지금 대장동 사태 국면에서 야당에는 전사가 보이지 않는다"며 "전쟁터에서 죽기 살기로 싸우는 전사가 없으니 대장동 전투와 국감 전쟁에서 국힘이 이재명 후보를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안민석 의원은 'BBK 주가조작' 사건의 주어가 '이명박'임을 알렸다가 감옥에 갔었던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정봉주는 이번 대장동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밤낮없이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면서 점을 선으로 연결하며 혼신을 다해 판도라 상자를 열고 있다"며 "그는 며칠 전 정봉주TV에서 지금까지 대장동 사태를 분석했는데 나의 판단과 싱크로율이 90% 수준이라서 경이롭다"고 극찬했다.
안민석 의원은 "BBK와 대장동은 정치권력과 금융권력의 부패카르텔 연합이 작동되었다는 점에서 동일한 패턴이므로 정봉주는 일찍이 매의 눈으로 대장동을 주시해왔다"며 "정봉주를 능가할 전사가 국힘에 없다는 것은 국힘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전사 없는 전투는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민석 의원은 "민간개발업자들이 상상을 초월한 배당금을 나누어 가진 대장동 개발에 대해 국민들은 불편한 심정이다. 그리고 대장동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에 한숨을 쉬는 국민들이 많다"며 시민들이 느끼는 현실을 언급한 뒤, 이재명 지사에겐 "겸손하고 인간적인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안민석 의원은 "경기도 국감에서 진실을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편한 국민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이재명 후보가 든든한 믿음을 주시길 바란다"며 "당장 전투에서 좀 밀리더라도 전쟁에서 이기겠다는 여유와 혜안도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