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정봉주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곽상도 구속수사하라고 검찰청 항의방문하고, 고발사주 건 김웅 제대로 수사하라고 공수처 항의방문하라고 누차 얘기하는데 좀 하라"고 촉구했다. 즉 국민의힘에선 '조선일보' 등 수구언론과 함께 그토록 이재명 경기지사를 그토록 물고 늘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 것이다.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 15일 '정봉주TV'에서 이같이 말하며 "아무리 국정감사 기간 중이라도 (항의방문)해야 한다"며 "검찰 정신차리게 해줘야 한다"고 일갈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지금 검찰은 문재인 정부 검찰 아니다. 그 내부엔 뼈속까지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 검찰이 그대로 있는 것"이라며 "그들에겐 어떻게든 '이재명 죽이기'가 지상과제다. 정신 차려야 할 거 아닌가. 제발 항의방문하라"고 촉구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구체적 항의방문 방식에 대해 "법사위원 서너명에 다른 분들 편 짜서 7~8명쯤 가라"며 "검찰이 정말 여전히 개혁대상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 주위에서 사진 찍고 눈도장찍히는 것도 좋지만, 정작 중요한 건 검찰청과 공수처 항의방문을 했으면 좋겠다"고 거듭 촉구했다.
대장동 건은 곽상도 의원과 원유철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정치인들뿐 아니라, 박영수 전 특검이나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경재 변호사(최순실 변호인, 차장검사 출신) 등 고위 판검사직에 있던 이들이 대거 등장한다. 즉 법조 게이트로 불리는 건인데, 지금 검찰들이 '대선배'들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결국 이들의 문제는 슬쩍 덮고, 민간개발업자들과 '이명박근혜' 정권에 맞서 5500억을 환수해 성남시민에게 돌려준 이재명 지사만 엮어서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화천대유 1호 사원'인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 혹은 산재위로금으로 50억을 받은 건은 현재 언론에서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른바 '윤석열 게이트'로 불리는 청부 고발 건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의원들은 커다란 사안이 터졌을 때도 안이한 태도를 줄곧 취해 왔다. 문제가 심각한 사안임에도 성명서 정도 발표하는 데 그쳤을 뿐,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각종 기관들을 항의방문하며, 여론몰이를 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라서다.
김기현 원내대표 및 원내대표단은 지난 7일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방문, 대장동 건을 수사하라며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를 만난 바 있다. 지난 13일에도 국민의힘 국회 정무·행안·국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경기도청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즉 이들은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집단으로 항의방문을 하며 언론에 사진을 내보내곤 한다.
민주당에선 심각하게 기울어진 언론의 '악의적 보도' '가짜뉴스'를 문제삼곤 한다. 송영길 대표도 지난 16일 페이스북에서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도 일부 언론의 정치적 편향을 심각하게 우려한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 관련 내용은 축소 삭제하고 민주당에 관한 것을 과장되게 편집하는 여론몰이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개헌 빼고 다 할 수 있는' 거대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검찰이나 언론 등을 향해 구체적 액션을 취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불리한 게임이라는 것을 안다면, 한탄하지만 말고 힘이 있을 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꿀 수 있도록 행동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