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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유동규·김만배 '50억 클럽' 지급 모의 정황..
사회

화천대유 유동규·김만배 '50억 클럽' 지급 모의 정황

정현숙 기자 eunjong5900@hanmail.net 입력 2021/10/21 10:08 수정 2021.10.21 10:14
녹취록에 돈 전달방법 논의 담겨
곽상도 '정치자금법' 걸리니 아들에게 돈주자는 녹취록 확보
유동규 "곽상도는 현직이라 정치자금법 문제"..김만배 "아들은 회사 말단인데 어떻게 50억 주냐"

[정현숙 기자]=‘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김만배(57)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와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유동규(52·구속 수감) 씨가 ‘50억 클럽’에 돈을 지급하기 위해 구체적인 액수와 지급 방법까지 함께 모의한 정황이 드러났다.

21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이 확보한 녹음파일에는 김만배 씨가 유동규 씨와 함께 주요 정치·법조인들에게 각각 50억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사람의 대화는 검찰이 이미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전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과 딸이 화천대유에 근무했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내용에 집중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녹음파일에서 김만배 씨는 “6명에게 각각 50억원씩 총 300억원이다. 정영학 회계사에게도 이미 말했다”라면서 “A(박 전 특검 딸)는 고문이니 안 되고 곽상도도 그렇고”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김 씨의 언질에 유동규 씨는 “곽상도는 현직(국회의원)이니 '정치자금법' 때문에 직접 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들한테 배당으로 주는 게 낫다”라고 구체적인 지급 방법을 제안했다. 이에 김 씨는 “(곽상도) 아들은 회사 말단인데 어떻게 50억원을 주냐”라고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럼에도 유 씨는 재차 “아들한테 주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라면서도 “(나중에) 알려지면 파장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뒷일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검찰이 녹음파일을 제시하며 압박하자 유 씨는 “김 씨가 왜 돈을 주려는 지 이유는 전혀 모르고, 곽 의원 아들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돈을 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이라면서 “50억 클럽으로 표시된 사람 중 일부는 억울할 거다. 그냥 언급된 것일 수 있다”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는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올 3월 채 6년이 안돼 대리 직급으로 퇴직했다. 정상적인 계산으로 따지면 월 350만원 수준의 급여일 경우 퇴직금이 몇천만원에 불과한데도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졌다. 곽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힘을 탈당하는 미봉책을 섰지만 직접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국정감사장에서 ‘50억원 약속그룹’ 명단이라며 곽 의원과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이름을 공개했다. 나머지 1명은 언론인 “홍 모 씨”라고만 밝혔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로비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곽 의원은 “성과급이 왜 뇌물로 둔갑하냐”라고 반박했고 박영수 전 특검 등은 화천대유 측 자금이 자신의 측근에게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고,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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