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배우자인 강윤형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가리켜 '소시오패스, 사기꾼'이라고 묘사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강씨는 자신이 '정신과 전문의'임을 강조하며 비유를 한 것인데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상담이나 진료, 면담 등의 과정 없이 저런 진단을 내리며, 의사의 기본 윤리마저도 어긴 셈이다.
이같은 강윤형씨의 이재명 지사 비하 파문에, 과거 원희룡 전 지사의 음주폭행 및 파출소 난동 사건도 다시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강윤형씨는 20일 '매일신문' 유튜브 방송에 출연, 이재명 지사를 가리켜 "이 정도의 지지율이 이 지사에게 나오는 게 안타깝다. 있어서는 안 되는, 돼서는 안 되는 후보"라며 이재명 지사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것이 큰 문제라는 식으로 표현했다. 그는 특히 이재명 지사를 향해 "세상을 살아가는 공존이나 배려보다는 분노와 한풀이, 원한을 가진 뒤틀린 인물"이라며 "소시오패스, 정신과적으로 안티 소셜 경향을 보인다"라고 진단해 논란을 빚었다.
강윤형씨는 또 자신이 '정신과 전문의'임을 강조하며, 이재명 지사를 '사기꾼'으로 묘사하고 '치료가 잘 안 되는 특징을 보인다'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재명 지사에 대한 상담·면담 등의 과정 없이 자신의 직업을 내세워 '소시오패스' '사기꾼'으로 진단해, 이 지사를 비하한 셈이다.
이 때문에 원희룡 전 지사가 젊은 시절, 폭행과 갑질 사건로 구설수에 올랐던 '흑역사'가 다시 소환되는 셈이다.
원희룡 전 지사(당시 만 29세)와 박준선 전 의원(18대 국회의원, 당시 만 27세)은 지난 93년 사법연수원생 시절 만취상태로 노상방뇨하다가 이를 나무라던 50대 주민을 폭행하고, 파출소에 가서도 기물을 부수는 등 소란을 피웠다고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93년 9월 15일자 세계일보 '만취 사법연수원생 둘 파출소서 소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이렇게 보도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15일 술에 취해 길가에 방뇨하다 이를 나무라는 주민을 집단폭행하고 인근 파출소 기물까지 부수며 30여분 동안 소란을 피운 사법연수원생 박준선(27) 원희룡씨(29) 등 2명을 공무집행방해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입건조사중.
경찰에 따르면 박, 원씨는 15일 0시10분쯤 서울 성북구 정릉1동 132의73 가게 앞 도로에서 방뇨하다 이를 나무라던 가게주인 최동철씨(50)를 주먹으로 얼굴 등을 마구때린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연행된 정릉1동 파출소에서 '우리 사법연수원생들을 우습게 보느냐'며 전화 책상 등을 부수며 소란을 피웠다는 것.”
같은 날 '한국경제' 기사에도 "술에 만취해 파출소의 책상유리와 전화기 2대를 부수는 등 1시간 여 동안 난동을 부렸다" "연행되는 과정에서도 경찰관 2명에게 폭행을 가하는 등 난동을 부린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됐다.
원희룡 전 지사의 배우자가 이렇게 이재명 지사에 대해 구체적 근거도 없이 '비하' 발언을 하면서, 30년 가까이 부부 관계(93년 1월 결혼)로 지낸 본인의 남편에겐 과연 어떠한 진단을 내릴 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실제 원희룡 전 지사가 '파출소 난동' 건에 휩싸인 시기가 바로 이들의 신혼 시절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