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의 ‘전두환 찬양’ 발언이 여야 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격한 비판 속 사과로 마무리되는 시점에 ‘사과는 개나 주는' 인스타그램 사진을 올려 더 큰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이쯤되면 윤 후보의 ’전두환 옹호‘가 본색이며, 대선을 앞둔 선거전략의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한 발언으로 정치권의 거센 비판을 자초했다. 범여권은 물론이고 같은 당 경쟁 후보들, 나아가 이준석 대표 마저 강한 유감을 표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일 오전까지 “못할 말 아니잖느냐?”며 물러설 뜻이 없는 것처럼 했지만, 결국 발언 3일이 지난 21일 당 청년공약 행사에서 1차 ’유감‘을 표명했다가, 미진하다는 비판속에 SNS를 통해 ’송구하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윤 후보는 당일 오후 SNS에 올린 글에서 "소중한 비판을 겸허하게 인정한다"며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한 분들에게 송구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내 발언의 진의는 결코 전두환에 대한 '찬양'이나 '옹호'가 아니었다"면서 "원칙을 가지고 권력에 맞설 때는 고집이 미덕일 수 있으나 국민에 맞서는 고집은 잘못"이라며 "정권교체의 열망을 짊어진 사람답게 늘 경계하겠다"고 덧붙였다.
’사과‘라는 직접적인 표현 보다는 ’송구하다‘는 표현으로 ’전두환 찬양‘ 발언을 마무리 하면서 ’정권교체의 열망을 짊어진 사람‘으로 마무리 했다.
그러나 이런 불완전한 ’송구(사과)‘가 올라온 이후 윤 후보는 22일 새벽 대선홍보용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 사진으로 진의는 물론 더 큰 역풍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윤 후보의 반려견인 토리 인스타그램에 올린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은 마치 ’사과는 개에게나 주라‘는 메시지로 보여 충격을 안겨줬다.
윤 후보의 ’전두환 찬양‘ 발언 이후 윤 캠프측은 윤 후보 돌 사진에서 ’사과‘를 잡는 사진을 올려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이런 논란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21일 오후 SNS로 ’송구하다‘라는 표현 이후 연이어 인스타그램에 나무에 매달린 사과, 특히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 등 3번의 ’사과‘ 사진을 올렸다. 이 정도면 ’전두환 찬양‘ 발언에 대한 윤 후보의 본심, 나아가 대선전략이 아닌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인스타그램 속 사진이 올라오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함께 국민의힘에서 서진정책으로 호남민심에 많은 공을 들였다. 윤 후보의 발언으로 이 대표는 21일 누리호 발사 참관으로 고흥 나로도 방문이 잡혀 있었지만, 예정에 없는 여수를 들러 여순사건 희생자들을 위로 하고 가는 등 윤 후보 발언을 무마하기에 애썼는데 윤 후보가 또 다시 대형사고를 친 것이다.
윤 후보의 ’개 사과‘로 인해 여권은 물론이고, 당내 유력후보들 역시 맹폭을 가했다.
홍준표 후보측 여명 대변인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당원은 위장당원, 자신의 실수를 '이해해주지 않고 비판'하는 국민은 개 취급한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합당하냐"고 따졌다.
유승민 후보 캠프 권성주 대변인도 이날 "자신의 망언에 대한 사과 요청에 과일 사과 사진을 SNS에 올려 국민을 조롱하더니, 끝내 겨우 송구하다 말한 그 날 심야엔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추가로 올렸다"며 "누가 봐도 사진의 의미와 의도는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희룡 후보 캠프 신보라 수석대변인 역시 "사과마저 희화화하는 윤 후보 캠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SNS 담당자의 실수라 치부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전두환 찬양‘ 발언 파문을 ’송구하다‘고 수습하면서, 논란이 될 ’사과‘ 사진을 3번이나 올렸다. 파급효과를 몰랐다면 대선캠프로서 자격이 없는 ’무능‘에 가깝다. 맨처음 돌잡이 사진 ’사과‘처럼 한번이면 실수이지만, 3번이면 확신범이다. 그렇다면 윤 후보와 캠프는 ’전두환 찬양‘ 발언을 계속 활용하거나 전략적으로 끌고 가는 것을 의미한다.
본 기자는 윤 후보의 ’전두환 찬양‘ 발언은 같은 당 홍준표 후보에게 맹추격을 당하는 가운데 국민의당 당원의 핵심은 영남 60대를 결집시키는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한 바 있다.
[데스크의 눈] 윤석열 ‘전두환 찬양’은 ‘샤이 보수’ 결집용(2021. 10. 21)
윤 후보의 ‘전두환 찬양’ 발언은 단기적으로는 경선 대비용이지만, 결국에는 본선경쟁력을 위한 발판으로 봐야 한다.
윤 후보가 문재인 정부 하에서 추미애 법무장관과 이른바 ‘추윤갈등’속 야권의 대선주자로 각광받은 것은 단지 검찰총장을 역임해서가 아니다. 윤 후보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출신지인 충남 논산·공주를 기반으로 한다.
고(故) 김종필 전 총리에서 시작된 충청대망론은 대선 때마다 위력을 발휘했지만 영,호남에 비해 강고하지 못한 충청 특유의 '캐스팅보트 표심'에 막혀 번번이 좌절을 거듭했다. 그러나 대선에서는 충청 표심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도 김종필과 함께 ‘DJP’ 연합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행정수도 세종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종시 사수’로 문재인 후보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를 이뤘다.
윤 후보의 대세론은 문재인 정부의 ‘대항마’라는 이미지, 충청 출신에 국민의힘 절대강세지역인 영남지지라는 공식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지금 그 대세론이 가족리스크 뿐 아니라 본인의 ‘1일 1망언’ 등 잦은 실수로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당내 유력주자인 홍준표 후보, 유승민 후보는 영남 출신이다. 또한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경북 안동이다.
윤 후보로서는 범야권 후보 적합도에서 홍준표 후보에게 거의 따라잡힌 상태이고, ‘대장동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이재명 후보에게 대선후보 지지율에서도 경합상태이다. 이재명 후보에게 밀리고, 양자대결에서 차이가 벌어지면 범야권 후보 적합도에서 홍 후보에게 역전당할 수 있다. 윤 후보에게는 ‘고발 사주’, ‘윤우진 전 세무서장 무마사건’ 등 악재의 연속이다. 가족리스크나 본인 리스크 등 어느 것 하나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면 지지율이 휘청거릴 수 있다.
바로 이 시점에 윤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지지율의 반등이다. 이를 위해서는 절대적 지지층이라 할 ‘영남 60대’의 결집이다. 이들은 결선에서도 당원 50%, 일반여론 50% 비율로 당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치이다.
윤 후보의 ‘전두환 찬양’은 바로 영남지역에 여전히 회자되는 ‘전두환 정서’의 소환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렇기에 당 안팍의 격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면적으로 맞서는 자세에서 마지못해 ‘유감’을 표명하고, 당 대표까지 나서 압박 이후에 ‘사과’ 형식의 ‘송구하다’라는 표현을 했지만, 논란이 시작하면서 ‘사과’를 무시하는 듯한 ‘돌잡이’ 사진, 나무에 매달린 사진, 그리고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개 사과’ 까지 3번이나 연출한 것이다.
지금 언론이나 인터넷 포털에서는 윤 후보의 ‘전두환 찬양’ 발언, 그리고 사과논란으로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는 식으로 분석하고 있다. 윤 후보나 캠프에서 이런 평가나 분석을 못했을까?
윤 후보는 당내 경선이 시작하면서 대구지역을 찾아 자신은 “자신은 맞을수록 단단해지는 강철같은 후보”라며 문재인 정부의 압박을 강조했다. 이제 여권에서는 안동 출신의 이재명 지사가 후보로 결정됐다. ‘전두환 찬양’과 이어지는 ‘개 사과’ 논란은 어찌보면 ‘노이즈 마켓팅’이라 할 수 있다. 논란이 커지고 공격을 당할수록 영남 정서를 결집시키는 기제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정치인이라면 아무리 대선국면이라 해도 ‘전두환 찬양’을 생각하지도 못한다. 같은 당 내부에서조차 회의적이고 반응이 격렬하면 ‘사과’하고 물러서면서 그에 맞는 변명을 하면 된다. 아무리 영남정서, 영남지지가 필요하다고 해도 역효과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는 3일이나 버티면서 ‘사과’를 유보했다. 왜 그랬을까?
1961년 5.16 쿠데타 박정희 정권에서 김영삼 정권까지 30여 년간 영남 인맥은 우리 사회 상층부를 장악했다. 그중에서 권력의 핵심인 사정과 정보는 권력자의 동향 출신이 대부분이다. 김대중과 노무현 민주정부 10년을 포함, 이후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기간을 포함 무려 50여 간 영남 인맥은 건재했다.
이명박 정권에서는 이른바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이 권력을 장악했다. 박근혜 정권에서는 집권기관 5대 사정기관 수장 대부분이 영남 출신이었다. 정치권력만이 아닌 관료와 경제 권력도 영남 집중이 심하다. 보수언론의 핵인 조중동은 말할 것도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10년의 민주정부 등장으로 영남권력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상층부는 영남 인맥이 장악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변하지 않는 성지는 검찰권력이다. 검찰권력은 민주정부 10년도 그냥 지나갔다. 상고 출신에 변호사로 대통령에 오른 노 전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제기하고 ‘검사와의 대화’까지 열었지만 돌아온 것은 퇴임 후 굴욕적인 조사와 ‘논두렁 시계’로 죽음을 선택하게 만든 것도 검찰이었다.
민주정부가 들어서기 전 검찰에서 영남정서는 당연한 것이었고, 영남 인맥 아니면 출세하기 힘들었다. 윤 후보는 1994년 초임검사로 부임한 대구지검을 포함해 대구에서만 총 세 차례 근무했다.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을 맡은 뒤 좌천성 인사를 당해 근무했던 곳도 대구고검이었다.
윤 후보는 대구 근무 시절 만난 후배 검사들은 물론 지역 경제계 인사들과도 가깝게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검찰총장직을 사퇴하기 일주일 전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이라는 발언으로 시선을 모았다. 윤 후보에게 영남 정서는 당연한 것이었고, ‘전두환 찬양’ 발언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윤 후보의 선거전략은 영남지역주의에 기대 본선 진출이고, 대선 승리로 그들만의 ‘영남패권주의’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전두환 찬양’의 다른 얼굴인 ‘개 사과’는 영남패권주의의 숨은 그림이었던 것이다.
윤 후보는 대선출마를 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내세우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진다고 했다. 지역차별을 조장하고, 그 힘으로 영남패권주의를 이룬 집단의 일원으로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할 수 있을까?
이번 대선에서는 지긋지긋한 망국적 지역주의가 사라질 수 있을까? 대선의 또다른 관전포인트이다. 더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