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최종 선출을 위한 당원 선거인단 투표가 시작됐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모바일 투표율은 38.4%로 책임당원 57만여명 가운데 총 21만712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 6·11 전당대회에서의 45.3%, 최고치를 기록했던 2차 경선에서의 49.93%의 투표율에 비해 3-4% 높은 수치로 관계자들은 최종 6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책임당원 모바일 투표의 열기가 높아진 이유는 그동안 지지율 1위를 달린 윤석열 후보가 경선 토론회 내내 잦은 실언과 구설로 지지율이 하락한 것에 기인한다. 상대적으로 홍준표 후보는 2030세대의 높은 지지와 함께 민심 뿐 아니라 당심에서도 역전을 자신하고 있다.
홍 후보는 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제는 정권교체의 유일한 대안이 홍준표로 바뀌었으니 당심도 돌아왔을 것으로 저는 굳게 믿는다"면서 "지난 8월 중순까지는 윤 전 총장만이 유일한 정권교체의 대안이었으나 추석 2주전부터 2030의 열화같은 지지를 바탕으로 골든 크로스를 이루고 난 뒤부터 정권교체의 대안으로 제가 등장해 이번 10월 4주차 10개 여론조사에서 모두 경선 상대후보에게 많은 차이로 승리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이기는 유일한 후보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 후보는 "우리 당의 당원들이 그간 상대 후보를 지지해온 것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보고 지지했으나 이제는 당심도 돌아왔을 것으로 믿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윤 후보도 당원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1일 페이스북에 '미래세대를 위한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당원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앞둔 오늘, 저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썼다.
그는 현 정권을 겨냥해 "지난 4년 우리는 절망했다. 집권자의 약속과 달리 '기회는 불평등했고, 과정도 불공정했으며, 결과도 정의롭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절망하기는 우리 당의 당원들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전연패, 거듭된 개혁의 좌절, 계속되었던 비대위 체제, 내부총질,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 그리고 어두워 보이기만 했던 정권교체. 이 때문에 우리 당원들도 절망, 좌절의 연속이었다"며 "정권교체를 위한 제1야당 후보 선출을 시작하는 오늘, 저는 이제 절망을 딛고, 다시 희망을 말하고 싶다"고 했다.
윤 후보는 "특히 이준석 대표와 함께 지난 전당대회를 계기로 우리 당에 들어온 신규 당원들께, 함께 희망을 노래하자고 말하고 싶다"며 "뭘 주겠다는 약속 대신 '함께' '희망'을 꿈꾸고, 함께 만들어 가자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과 미래세대의 희망을 위해 저 윤석열과 함께 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승민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정책, 토론, 도덕성에서 이길 후보는 누구인가? 유승민 뿐"이라고 주장했다.
원희룡 후보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압도적 승리는 원희룡만이 가능하다"며 "흠결없고 리스크없는 원희룡만이 이재명을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민주당과 다섯 번 싸워 모두 이겼다. 절대져서는 안되는 이번 싸움에서도 압도적으로 승리하겠다"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현재 판세는 양강1중1약으로 나뉜다. 그런데 양강구도인 윤석열 대 홍준표 구도가 심상치 않다.
윤 후보는 지난 3월 검찰총장 사퇴 이후 부동의 범야권 지지율 1위로 ‘어대윤(어차피 대선은 윤석열)’이라 할만큼 대세론을 형성했다. 그러나 대선출마 선언 이후 ‘1일 1망언’이라 할 정도의 잦은 말실수에 처가리스크까지 겹쳐 지지율이 하락세였다. 이중에서 영남민심과 당심을 잡기위한 지난달 19일 부산에서의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사진은 결정타로 지지율이 급락했다.
홍 후보는 최근 윤 후보 ‘막말리스크’로 인한 반사이익 뿐 아니라 2030세대에서 40대까지 높은 지지를 바탕으로 ‘무야홍(무조건 야당후보는 홍준표)’ 신드롬을 낳더니 이제 5060세대까지 넘보고 있다. 높은 민심을 바탕으로 이젠 당심까지 돌아섰다고 자신하고 있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상 흐름을 보면 일반여론에서는 홍 후보가 높고, 당심은 윤 후보가 압도적이라 했는데 그 구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스트레이트 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3~25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와 맞붙었을 때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은 홍 후보가 40.6%로 윤 후보(35.2%)를 앞섰다. 한국사회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26~27일 조사한 같은 항목 조사에서도 홍 후보는 39.9%로 윤 후보(33.3%)를 앞서는 결과가 다시 나왔다.
가장 최근의 여론동향을 알려주는 여론조사인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월 29~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가42.1%를 얻어 윤 후보(33.0%)를 9.1% 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어 유승민 전 의원이 6.9%,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2.6%를 기록했다. 이 밖에 '기타 후보' 0.6%, '없다' 11.4%, '모름 또는 무응답' 3.4%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지지층에 한정한 조사에서는 결과가 달랐다. 윤 후보가 55.1%로 과반을 차지해 홍 후보(36.9%)를 훌쩍 앞섰다. 민심은 홍 후보를, 당심은 윤 후보에 쏠려 있다는 의미로 최종 경선 결과는 여전히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첫날 모바일을 통한 당원투표율이 높게 나오자 윤 후보와 홍 후보 모두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당심 우위를 내세운 윤 후보는 높은 투표율이지지(율)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반면 홍 후보는 이번 최종 경선에서 투표할 책임당원 수는 약 58만명으로 지난 2차 예비 경선 때보다 약 20만명 증가한 수치로 신규 당원의 절반 가량이 20~40대라는 점에서 이들의 표심에 기대하고 있다.
최근의 여론조사나 각종 지표를 보면 홍 후보에게 유리하다.
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해 국민의힘 2차 컷오프 다음날인 9일부터 29일까지 전 연령·모든 성별을 대상으로 윤 후보와 홍 후보의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홍 후보가 지난 24일 이후 최근 일주일 간 검색량에서 윤 후보 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을 2030세대로 좁히면 양상이 사뭇 달라진다. 같은 기간 19세 이상 40세 미만 모든 성별을 대상으로 검색어 홍준표와 윤석열을 분석한 결과 홍 후보는 2차 컷오프 통과 직후부터 대부분 윤 후보를 앞서 왔다.
홍 후보는 이같은 흐름을 배경으로 윤 후보를 ‘398’ 후보라고 공격하고 있다. 윤 후보가 얼마 전 한 여론조사에서 20·30·40대 지지율이 각각 3%, 9%, 8%로 모두 한자릿수에 머물자 이를 조롱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일반여론조사(민심)에서 홍 후보가 높게 나오는 것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이른바 ‘역선택’ 결과라며 이른바 ‘꿔준표’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1:1 가상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여론조사를 제시하면 일축하고 있다.
홍 후보측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힘 지지자’라는 범주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허상이고, 실제 책임당원 모바일 투표에서는 역전한다는 것이다. 최근 가입한 20여 만명의 신규당원 절반이 20-40세대라는 점은 그동안 당심에서 밀린 부분을 만회할 뿐 아니라 당심에서도 역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어대윤’에서 ‘무야홍’으로의 프레임 자체가 바뀐 것 자체가 홍 후보의 역전가능성을 점치는 측면도 있다. 지지율 1위에서 계속 내리막으로, 제대로 된 반전이 없었던 윤 후보는 당심에서조차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평가이다.
이제 최종투표는 3일 남았다.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1-2일 이틀간 당원들을 상대로 모바일 투표를 진행하고, 3일과 4일에는 모바일 투표를 하지 못한 책임당원들을 상대로 ARS 투표를 실시한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는 오는 3일부터 이틀간 실시된다. 최종 후보는 책임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해 오는 5일 선출할 예정이다. 결선투표는 없다.
11월 5일 누가 웃을지 조금 더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