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로봇의 성능을 테스트한 데 대해, 언론에서 '로봇 학대'라고 프레임을 짜서 마치 이재명 후보의 인성이 문제라는 식으로 시비를 걸고 있다. 타겟을 잡은 특정인에 대해선 인권 따위는 없이 멸문지화식으로 공격을 쏟아내던 언론들이 갑자기 로봇에도 '인격'이 있는 듯 '감수성'을 집어넣는 격이다.
로봇은 사람을 위해 쓰여지는 기계에 불과하며, 사람을 위협하거나 위해를 가해선 안 된다. 로봇에 눌려서 재해를 당하는 사례는 여전히 산업현장에서 빈번하다.
자동차도 운전자나 동승자가 사고 시에 안전할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사전에 충돌 테스트를 하여 차량을 파손한다. 그럼에도 이들 언론들은 마치 자동차에도 '인격'이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셈이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31일 SNS를 통해 해외 로봇 테스트 영상을 공유하며 “넘어진 로봇의 복원 능력 테스트인데 넘어뜨렸다고 비난하다니. 일부 언론이 복원 장면은 삭제한 채 넘어뜨리는 일부 장면만 보여주면서 과격 운운하는 것은 가짜뉴스”라고 언론을 질타했다.
여기에 자신의 '정신과 전문의' 경력을 내세워 이재명 후보에 대한 상담 과정 없이 '소시오패스, 사기꾼'이라고 묘사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배우자 강윤형씨도 또 입을 열었다.
강윤형씨는 지난 2일 '조선일보' 유튜브 ‘팩폭시스터’에 출연해 “최근에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의 전두환)비석도 밟으시고 개 로봇을… 그런 장면들이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이 있다”며 “그 누구인들 불편하지 않을 수 있겠나 정상적이면 다 그렇게 느낄 것”이라며 '마음이 불편한 게 정상'이라고 했다.
강윤형씨는 “개 로봇이기 때문에 우리가 개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무의식적으로 반영이 된다. 아이가 사소한 장난감을 던진다고 하더라도 가슴이 철렁한 일 아니냐”라며 “그래서 영상을 보신 분들이 불편하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강윤형씨는 또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이 정상적이다. 무생물이지만 (로봇의) 모양을 보면 생명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무의식적으로 투사하게 된다. 가슴이 철렁하고 무서움을 느끼게 된다”라며 '과도한 지적'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강윤형씨는 “모든 것이 숨겨지지 않는다”며 “그것을 인성이라고 한다. 아이가 개 모양의 장난감을 던지면 (부모는) 생명을 존중하고 배려하라고 교육을 하게 된다. (장난감 등을) 던지는 행위에 인성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경력을 앞세워서 이재명 후보가 '전두환 비석'을 밟은 것, '(복원 능력 확인을 위해)로봇을 쓰러뜨린 것'을 두고 마치 사람에게 학대라도 가할 것처럼 거듭 묘사하는 셈이다. 그러나 '전두환 비석' 밟기는 묘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학살자' 전두환에 대한 분노를 담아 항상 하는 것이며, 로봇 테스트도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남편인 원희룡 전 지사가 사법연수원생 시절 만취 상태로 길가에 노상방뇨를 하던 중 이를 나무라던 주민을 폭행하고, 파출소에서도 각종 기물을 부수고 소란을 피웠다가 언론에 보도됐던 일에 대해선 어떻게 입장을 내놓을지 궁금해진다.
이것은 '인격'이 명백히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사법연수원생(예비 판·검사)' 신분을 내세워 갑질을 벌인 악질적 사례라서다. 93년 9월 15일자 세계일보 '만취 사법연수원생 둘 파출소서 소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이렇게 보도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15일 술에 취해 길가에 방뇨하다 이를 나무라는 주민을 집단폭행하고 인근 파출소 기물까지 부수며 30여분 동안 소란을 피운 사법연수원생 박준선(27) 원희룡씨(29) 등 2명을 공무집행방해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입건조사중.
경찰에 따르면 박, 원씨는 15일 0시10분쯤 서울 성북구 정릉1동 132의73 가게 앞 도로에서 방뇨하다 이를 나무라던 가게주인 최동철씨(50)를 주먹으로 얼굴 등을 마구때린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연행된 정릉1동 파출소에서 '우리 사법연수원생들을 우습게 보느냐'며 전화 책상 등을 부수며 소란을 피웠다는 것.”
같은 날 '한국경제' 기사에도 "술에 만취해 파출소의 책상유리와 전화기 2대를 부수는 등 1시간여동안 난동을 부렸다" "연행되는 과정에서도 경찰관 2명에게 폭행을 가하는 등 난동을 부린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됐다.
또 원희룡 전 지사(당시 한나라당 의원)는 지난 2007년 1월 새해벽두엔 '학살자' 전두환씨의 집을 찾아가 큰절로 세배했다가 거센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전두환씨와 그 일당은 시민들을 향해 총을 난사한 학살자이며, 그 수많은 시민들의 고귀한 목숨은 소위 '파리 목숨' 이하로 취급하던 당사자다. 수만명이 끌려간 삼청교육대에서도 그 많은 이들이 수난을 당했으며, 의문사당한 이들도 적잖다.
그런 '인권' 의식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학살자에게 '큰 절'까지 올리며 고개를 조아린 원희룡 전 지사에게 과연 인권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또 '정신과 전문의'라는 그의 배우자는 이를 어떻게 진단할 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