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비롯한 야권의 특검 요구에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도 필요하다는 '조건부 특검 수용'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 관련된 비리 의혹도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조건을 걸었다.
이 후보는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저는 부정비리에 대해서는 엄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 점을 오랫동안 스스로 실천해왔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과 고발사주를 ‘동시 특검’으로 가자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특검을 빙자해 수사 회피, 수사 지연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 대장동과 고발사주를 동시 특검 수사로 밝히자는 윤 후보의 제안은 의혹에 연루된 정도에 차이가 있다며 일축했다. 현재 윤 후보는 본인과 가족이 공수처와 검찰 수사선상에 10건이 올라가 있지만 이 후보는 아예 건수가 없다.
이 후보는 “지금 (유동규) 본부장 비리는 드러난 게 많다. 제가 직원 잘못 관리했다. 충분히 100% 완벽하게 유능하지 못했다는 지적 외에 제가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냐”라며 “윤석열 후보는 구체적으로 특정되는 문제가 많다. 저쪽은 입건 8건이고 그것 말고 여러 건 있는데 세트로 하면 누가 이익이냐. 옳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수사가 미진하면 당연히 특검을 해야한다”라면서 “(대장동 의혹과는 아직까지는) 관련이 없는 윤 후보 본인, 가족의 부정부패는 지금 단계에서 검찰의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걸(본인과 가족비리)를 피하기 위해 수개월 소요되는 특검으로 피할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 문제는 매우 복합적”이라며 “첫째로는 윤석열 후보께서 이 사건 주임검사일 때 대장동의 초기 자금 조달 관련 부정비리를 알고도 덮었다는 문제 제기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를 일단 국가기관이 하는 일이니 지켜보되 미진한 점이 있거나 의문이 남으면 특검 형식이든 어떤 형태로든 더 완벽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정한 책임 추궁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점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어 “이 점에 대해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 같은데 이 부분도 수사가 이뤄져야 하고 부족하다면 이 역시 특검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들어간 50억 퇴직금의 성격과 옛 새누리당이 장악했던 성남시의회의 민간개발 강요, 민간사업자의 초기 자금 조달 과정 등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이 부분도 미진하면 특검으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국힘, 마약중독 사기폭력배와 결탁 정치공작"
앞서 이재명 후보는 9일 SNS를 통해 "국민의힘이 이번에 또 마약중독된 사기 폭력배와 결탁해 터무니없는 조폭뇌물사건을 조작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조폭 연루설' 당사자로 지목된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폭로자인 박철민씨로부터 거짓 폭로하라는 협박을 당했다고 인터뷰한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민의힘 검증팀에서 당신의 비리를 다 검증해놨기 때문에 협조를 안 하면 다친다, 윤석열 후보가 당신을 도와줄 것”이라며 비위 사실만 털어놓으면 “나머지는 다 알아서 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정치공작에 참여한 조직폭력배 박철민은 국힘 협력자이고, 그의 아버지 박용승, 장영하 변호사, 김용판 국회의원은 모두 국힘의 주요 당원과 당직자, 공직후보들"이라며 "그런데도 국힘과 윤석열 후보는 반성과 사과는커녕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라고 힐난했다.
이 후보는 "진지한 반성과 책임있는 사과를 요구한다"라며 "검찰과 경찰은 이런 정치공작 중범죄를 왜 방치하느냐. 신속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을 요청한다"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또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성남시장을 지낸 자신이 단 1원의 부정부패나 단 한톨의 먼지라도 있었다면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측을 깨고 어렵게 시작된 성남시장 8년은 온 사방이 적이었다.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국민의힘 정권과 경기도, 그리고 국힘이 다수당인 성남시의회까지 어떻게든 저를 제거하려고 총력전을 펼쳤다"며 "썩은 돈의 악마로부터 지켜주는 유일한 갑주가 청렴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철민이 이준석에게 보낸 협박 회유 조작 편지 일부를 우리 당이 입수해 분석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