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광주에서 '전두환 옹호' '개사과' 파문에 대해 문제의 본질은 전혀 사과하지 않고 넘어갔다. 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참배했으나, 핵심 질문에는 회피하고 넘어가는 등 같은 모습으로 일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권 정치검찰의 대표적인 '검언유착' 희생양으로 꼽힌다. 그 당시 정치검찰의 '검언유착' 수법을 10년 뒤 훨씬 더 잔혹하고 대대적으로 썼던 장본인이 바로 '검찰당 대표'로까지 불리던 윤석열 후보였다는 점이다.
윤석열 후보는 1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취재진에게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소탈하고 서민적이면서 기득권과 반칙, 특권과 많이 싸우셨다”며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잘 배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방명록에 "다정한 서민의 대통령 보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는 이명박 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냥하다시피 한 검찰의 표적수사와 언론을 통한 '망신주기' 건에 대해선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검찰 수장 출신 대선 후보로서 당시 검찰 수사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지금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회피했다.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파문과 경제난 등으로 민심을 크게 잃자, 공영방송에 자신의 '낙하산 인사'를 앉히며 언론장악을 한 데 이어 참여정부 들쑤시기 작전에 나섰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나 기업들이면 사정없이 털었으며,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이른바 '정치검찰'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그 과정에서 '특수부 검사'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망신주기 위해 검찰발 '언론플레이'가 이어졌다.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 사례가 SBS의 '논두렁 시계' 보도였고,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
퇴임 후 '농부'로 소탈하게 살면서 시민들과 어울리려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쓰러뜨린 자들이 바로 그 특수부 검사들과 여기에 유착하며 장사했던 언론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런 특수부 검사들의 수법을 10년 뒤 훨씬 더 잔혹하게 썼던 당사자가 바로 같은 '특수부' 출신인 윤석열 후보라는 것이다. 받아도 신경조차 쓰지 않았을 '동양대 표창장' 따위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기사 100만건' 언론플레이하며 '멸문지화'했던 그 중심에 윤석열 후보가 있었다는 점이다.
조국 전 장관 일가 사냥 뒤에도 이런 수법은 계속됐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총선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려고 했었던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으라"는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과, 이어진 '청부 고발(고발 사주)' 파문만 봐도 그러하다.
광주에서 '전두환 옹호' '개사과' 파문에 대해 회피하고, 봉하마을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냥한 특수부 검사들의 '언론플레이' 만행에 대해 회피한 것은 언론에 한낱 '사진'을 내보내기 위한 속보이는 '정치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