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장이었다는 박철민씨(현재 수감중)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관련 '허위 제보'를 해주면 10억원과 함께 석방까지 도와주겠다는 '회유·협박' 편지를 옥중에서 수시로 받았다고 폭로하며 파문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이재명 후보 반대측에서 이재명 후보를 향해 벌이고 있는 추악한 '정치공작'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특히 박철민씨가 자신의 배경에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선후보는 물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박범계 법무부 장관까지 있다고 편지에 언급한 데 대한 의문점도 커지는 것이다.
여기에 어떻게 수감돼 있는 재소자가 다른 재소자에게 다이렉트로 옥중 편지를 수시로 보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법무법인 파랑 대표변호사)은 지난 8일 유튜브 시사방송 '새가 날아든다(새날)'에 출연해 "박철민 건 관련해서 정말 관리가 안 되고 통제가 안 되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형 집행법' 제43조(‘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 서신 교환을 제한한다)를 언급했다.
조상호 전 부대변인은 "재소자 간 편지도 검열대상"이라며 "공작정치가 이뤄지는 이런 편지들이 재소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움직였는지, 거기에 관여한 검사들은 없는지 교도소장 이하 전부 다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철민씨의 경우 필로폰 투약 혐의가 인정된 '마약사범'에도 해당한다.
올 여름 박철민은 한 달 이상 밖에 있었다는데, "박범계·전해철은 감독 안하나?"
조상호 전 부대변인은 "박철민 같은 경우 구속집행정지가 정말 석연찮은 이유로 이뤄졌는데, 그런 경위도 전혀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실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특수협박 및 마약투약 등의 혐의로 2019년 5월 17일부터 교도소에 수감중인 박철민씨는 이듬해 3월 20일부터 4월 3일까지 무릎 치료를 사유로 형집행이 정지됐다. 박씨는 해당 기간 내에 복귀하지 않다가 같은 해 6월 20일 마약을 복용한 혐의로 체포돼 재수감됐다.
그렇게 박철민씨가 형집행정지기간에 또다른 범죄 혐의로 재수감됐음에도, 올해 여름에 또 한 번의 형집행정지를 받았다. 박씨는 올해 7월 27일부터 8월 10일까지 또 한 번의 형집행정지를 받았고 이후 15일간이나 복귀하지 않다가 8월 25일에야 복귀했다. 재입소 과정에서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그는 9월 4일에야 최종입소하게 됐다.
형집행정지 기간에 마약을 복용한 박철민씨에게 다시 형집행정지를 준 과정도 석연찮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기간에 가짜 '돈다발 제보'와 관련된 모의가 진행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나올 만한 이유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박철민씨를 수시로 접견하는 장영하 변호사의 제보를 받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꺼내든 '돈다발' 사진은 박씨가 전혀 다른 곳에 쓴 사진임이 당일 확인되며 '대망신'을 당했음에도 박씨는 여전히 근거없는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조상호 전 부대변인은 이를 두고 "선거에 개입하는 중대범죄"라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향해 "적절한 감독관 행세를 해줘야 한다"고 촉구헀다. 그는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해서도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고 있는지, 각종 고소고발 사건 위축되어서 안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상호 전 부대변인은 "선거를 담당하는 주무부처인 법무부와 행안부는 이런 부분에 대해 잘못된 부분 단속하고 개선해야 하는데, 지금 이걸 하는지 의문"이라고 일갈했다.
"어떻게 이런 서신이 '검열'도 없이, 같은 재소자에 갈 수 있나"
조상호 전 부대변인은 "재소자 간 서신 검열과 관련해선 일반적으로 교정본부 산하의 교도소장 지휘를 받게 돼 있다"며 "교도소장 내지는 그 밑의 하급 교도관들 사이에 유착이나 커넥션이 없는지 진짜 확인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상호 전 부대변인은 박철민씨가 이준석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 내용에 대해 "굉장히 구체적이다. 박철민이 현직 국민의힘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도 자기 뒤에 있고, 윤석열 이름도 언급했다"며 "뒤에 다 봐줄 것처럼 얘기하면서 이준석 전 대표를 회유하는 정황들이 나온다. 이런 서신들이 어떻게 재소자들 사이에 오갈 수 있나.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8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8월 박철민이라고 제 지시로 돈을 전달했다고 하는 사람이 등기 서신을 보내왔다"며 "'10억원 정도 사업자금을 도와드리겠다'며 있지도 않은 이재명 지사 비위 사실을 제보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12일, 15일날 보낸 편지에도 ‘협조 안 하면 다친다, 보석 취소된다, 추가 구속된다'(고 했다)"고도 알렸다.
이준석 전 대표에 따르면, 박철민씨가 돈다발 사진과 자신이 국민의힘 행사에 참여한 사진 등을 함께 보내며 “국민의힘 검증팀에서 당신의 비리를 다 검증해놨기 때문에 협조 안 하면 다친다” “윤석열 후보가 당신을 도와줄 것"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도 커뮤니케이션이 다 됐다"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도 도와줄 것"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즉 '이재명 후보에 대한 허위제보만 해주면, 여야할 것 없이 잘 도와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회유하면서도, 협조하지 않으면 다른 혐의를 적용해 형량을 추가한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에 따르면, 박철민씨 측은 옥중에 있는 자신에게 5~6건의 등기 서신을 보냈고 변호사를 통해서도 7~8건을 보냈다고 한다. 자신이 코마트레이드 직원이라고 했던 박씨는 편지에서 이준석 전 대표에 '형님'이라고 호칭을 쓰는데, 정작 이준석 전 대표는 박씨가 회사 직원도 아니었으며 양측은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고 반박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그는 항소심 진행 중 보석 신청을 했고 지난달 초 보석으로 석방돼,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박철민씨와 박용승 전 시의원(박철민씨 부친, 국민의힘 소속), 김용판 의원, 장영하 변호사 등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