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청년들의 지지에 힘입어 돌풍을 일으켰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대선에 참여할 뜻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즉 윤석열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 등은 따로 하지 않고, 계속 '거리두기'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의원이 경선 결과에 즉각 승복선언은 했지만, 실제 '원팀'은 사실상 물 건너 간 셈이다.
홍준표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서 "선거전적이 이제 7승3패가 됐다. 마음이 홀가분해졌다"며 "다시 텅 비우고 청년들의 광장으로 나간다"고 밝혔다.
홍준표 의원은 "이번주 일요일(14일)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을 공개하고 계속 업데이트해서 이 땅의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공유하는 놀이터를 만들려고 한다"며 "수많은 코너중 단지 청년 상담소 코너에서 청년들의 고뇌, 고민, 미래에 대한 불안만 상담하는 곳만 들어갈 것이고 나머지는 정파를 떠나 자유롭게 교제하고 놀고 오락하고 즐기는 소신과 자유의 공간으로 만들어보려 한다"고 구상을 알렸다.
홍준표 의원은 "구태 부패 기득권의 나라를 바꾸자"라며 "거듭 말하지만 비리·부패 대선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준표 의원은 앞서 지난 7일 페이스북에서도 "이번 대선에서 저는 우리당 경선을 다이나믹하게 만들고 안개속 경선으로 흥행 성공을 하게 함으로써 그 역할은 종료 되었다고 본다"며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전당대회장에서 이미 밝힌대로 거기까지"라고 밝힌 바 있다.
홍준표 의원 입장에선 이번에 얻은 청년들의 강한 지지세를 통해, 향후 독자적인 정치활동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형성을 통해 소통함으로써, 그들의 지지세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구상으로도 해석된다. 홍준표 의원 입장에선 이런 지지세를 계속 유지할 경우 차차기 대선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대선엔 자신이 언급했듯, 계속 '거리두기'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홍준표 의원과는 상당한 '앙숙' 관계인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대선캠프 총괄선대위원장으로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재 '윤석열 대선후보' 체제인 국민의힘도 역시 홍준표 의원과 거리를 두는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지난해 총선 공천에서 배제됐던 홍준표 의원은 무소속 후보(대구 수성을)로 출마해 금뱃지를 달았으나, 그가 복당한 건 이준석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난 6월로 1년 3개월만이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당을 이끌고 있을 때는 복당하지 못했다.
그 이유에는 이들 사이 있던 '악연' 때문으로 보인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93년 검사 시절 김종인 전 위원장의 동화은행 2억1천만원 뇌물수수 혐의를 20분만에 자백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 대선 때만 해도 '꼰대 정치인' 이미지가 강했던 홍준표 의원이 어떻게 단기간에 청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게 됐는지, 어떻게 상전벽해급 반전을 일궈냈는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현재 '투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청년층의 표심을 잡는 쪽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홍준표 의원이 청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대표적 이유로는 정치권에서 신성시하다시피하는 '페미니즘'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며 '휴머니즘, 패밀리즘'을 내세운 점, '여가부 통폐합'과 '여성할당제 점진적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건 점, 무고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는 '성인지 감수성' 판결에 대한 비판 등이 꼽힌다.
'여성 우월주의, 소수 기득권 여성의 밥그릇 할당 요구'로 이미지가 박힌 '시대착오적 페미니즘'과 '여성가족부'에 강하게 분노하고 있는 청년들에 대해, 홍준표 의원이 선제적으로 응답했기에 이런 열렬한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