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폭등과 막대한 개발이익을 둘러싼 재벌과 권력의 부도덕한 유착
[정현숙 기자]=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의 소유자를 모그룹이라고 가장 먼저 추정했던 법무법인 산경 소속 전석진 변호사가 이번에는 한걸음 더 들어가 모그룹 총수인 모 회장을 실소유주로 특정했다.
전석진 변호사는 최근 열린공감TV 방송에 출연해서도 "대장동 사건은 모그룹의 관련자 들이 연루된 '기업 게이트'에 가깝다"라며 "화천대유의 실소유주가 모 회장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15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제대로 보려면 2015년 전후로 벌어진 여러가지 사건들을 함께 들여다 봐야 한다"라면서 "검찰이 지금 단기적인 시간에 맞춰 수사를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전 변호사에 따르면 대장동의 사건의 핵심은 화천대유의 진짜 돈 주인(쩐주:錢主)이 누구냐라는 것으로 그 돈의 출처와 흐름을 쫓으면, 부동산 폭등과 막대한 개발이익을 둘러싼 재벌과 권력의 부도덕한 유착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내용이다.
그는 '이재명 게이트'라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서 "완전 헛다리를 짚고 있다"라고 일축했다. 전 변호사는 야당의 특검 요구에 대해서도 "(특검을 해도) 상관 없다. 아무리 뒤져도 (이 후보에 대해) 나오는 게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이재명 후보에게 대장동 이슈가 그리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이재명이 왜 돈을 받겠는가? 자기 야망과 꿈이 있는 사람인데. 곽상도에게, 원유철에게 돈을 줄 이유가 뭐가 있는가? 누구한테 돈을 줄 이유가 있을까? (야당에선) 권순일 전 대법관을 이야기하는데, 자기 사건과 관련 있는 판사에게 돈을 주는 바보가 어딨나? 야당은 완전히 헛짚고 있는것 같다."라고 잘랐다.
전 변호사는 또 SNS에서 "화천대유가 유력 정치인(곽상도) 아들에게 지급한 50억원의 퇴직금은 모 회장이 준 대가성 뇌물이며, 모 회장이 측근을 통해 사면 로비를 했다"라는 등의 글을 게시했다.
모그룹의 총수 측은 화천대유 사태와의 무관함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화천대유에 흘러간 돈 대부분이 모 회장 여동생인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온 데다가, 실무를 맡아서 진행한 인물들이 과거 횡령의 통로 역할을 한 회사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 배경에 주목된다.
전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에 "2015년부터 대장동 사업 초기에 화천대유는 각종 인허가와 운영비 등 마련을 위해 킨앤파트너스 대표 박중수 사장으로부터 351억원을 빌린다. 이자는 6.9%를 준다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킨앤파트너스라는 회사도 그렇게 재정이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적자가 30억원을 기록할 정도 였는데, 그때 모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400억원을 킨앤파트너스에 10% 이자를 받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준다. 아무런 담보 등 조건 없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회사가 수백억원을 10% 이자 지급 조건으로 돈을 빌려서 6.9% 이자를 받는 조건으로 다른 회사에 빌려주는 것이 상식적인 거래인가"라며 "해당 회사 대표는 배임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킨앤파트너스는 적어도 5년동안 이자만 따져도 45억원이나 손해를 봐가면서 돈을 빌려주는 거예요. 또 400억원을 빌려준 사람(최 이사장)은 아무런 담보도 잡지 않고, 그냥 빌려줬다는 거예요. 대장동 사업도 몰랐다고 하고. 왜 이런 거래가 가능할까?"라고 덧붙였다.
전 변호사는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요.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에 투자하고, 분양대금 등으로 10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리게 돼요. 351억원을 빌려주고 650억원 가량 수익이 나는 회사가 됐는데, 박중수 대표가 갑자기 자신이 데리고 있는 재무담당 임원에게 회사를 20억원에 넘겨 버립니다. 그리고 박 대표는 최 이사장의 재단에 개인적으로 30억원을 기부해요. 결국 박 대표는 10억원 마이너스죠. 왜 이런 거래를 할까요?"라고 했다.
그는 "박 대표가 킨앤파트너스의 실질적 대표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사실상 다른 사람을 위해 킨앤파트너스를 운영해온 것이고 킨앤파트너스와 화천대유가 실제로는 모 회장의 것이라는 전 변호사의 해석이다.
킨앤파트너스는 모 행복나눔재단에서 본부장을 지냈던 박중수 대표가 설립했다. 화천대유 모그룹 연루설의 핵심은 모 이사장이 화천대유에 투자했고, 화천대유 실소유주와 그 지인 등이 모증권을 투자 통로로 이용했다. 모그룹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도 이 사업에 수 천억원을 대출했다. 결국 모그룹이 화천대유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는 의혹이다.
전 변호사는 "대장동 사건에 최 회장 뿐 아니라 곳곳에서 연관돼 있다"라면서 "화천동인 등과 거래한 모증권,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도록 수천억원의 파이낸싱을 이끈 하나은행은 모그룹 주거래은행이다. 대장동 사업의 일부는 모 에코플랜트(옛 모건설)가 직접 건설을 맡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화천대유의 실소유주는 모 회장이라고 모그룹과 혈투를 벌이는 전 변호사는 지난 82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26회)에 합격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버클리대에서 독점금지법을 공부했다.
미국 변호사 자격까지 딴 그는 컴퓨터 관련 지식도 해박해 빅데이터를 통한 사회조사 연구에도 능통하다. 특히 미국 유학시절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한 여론조사 기법에 관심이 높았던 그는 자신이 직접 개발한 방법으로 여론을 분석해내는 일까지 하고 있다.
"곽상도, 박영수, 윤석열 관계 속 수상한 자금 수사해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모그룹 관련설을 제시했다. 화천대유를 통한 수상한 자금흐림이 박근혜 정권이던 2015년 단행된 모 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과 관련있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10월 6일 당 공개회의에서 "제일 주목해야 할 점은 도대체 그룹 회장의 여동생 모이라는 사람이 왜 400억 원이라는 돈을 지급했는가"라면서 "그 근거와 이유를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재명 성남시장 당시(2016년) 박근혜 정권이었고 2016년 말에는 박영수 특검이 실세였다. 문재인 정권 들어와서는 윤석열이 검찰 권력의 실세였다. 곽상도 의원은 박근혜 정권 최순실로부터 후원을 받았다고 알려졌다"라며 "최순실, 박영수, 윤석열 세 명의 실세와 관계 속에 수상한 400억, 100억, 50억 원의 의혹이 존재한다.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