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시의원과 지역정치인들, 尹에게 꽃다발 전달하고 폭탄주
[정현숙 기자]=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퇴직 비서관 고별 만찬 행사에 4명이 모여 방역수칙 위반 민원이 들어왔다면서 각 언론은 대서특필했다. 또 얼마전 김부겸 국무총리가 11명이 모인 식사에 참석한 사실로 메이저 언론이 들끓었다.
그런데 정작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광주에 사과하러 내려간 날 폭탄주를 마시고 공공연히 방역 위반을 자행했는데도 일부 지역언론과 통신사 외에는 잠잠한 현실이다.
경선 당시 ‘전두환 옹호’ 발언과 연이은 '개 사과' 논란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윤 후보는 광주에 내려갔지만 분노한 시민들의 항의로 5·18묘지 분향도 제대로 못하고 입구에서 달랑 성명서 하나로 끝냈다. 이날 윤 후보의 호남행은 성난 표심을 잠재우기 위한 득표 전략의 하나로 진심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숙을 해도 모자란다는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윤 후보는 같은날 저녁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전남 목포 지역 구 정치인들과 목포 만호동 횟집에서 폭탄주 만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역정서와 동떨어진 행보는 물론 12명이 단체로 모여 술접대 만찬을 벌이면서 방역위반도 논란이됐다.
'뉴스1'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윤 후보는 이날 목포로 이동해 민어로 유명한 목포의 한 횟집에서 전직 목포시의원들과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는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이광래 전 목포시의장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래 전 의장은 목포시의원 출신의 친목모임인 '의정동우회' 인사들을 불러 모아 식사자리를 마련했으며, 식사비도 이 전 의장이 결제했다. 이 전 의장은 이날 오후 6시40분쯤 식당으로 들어서는 윤 후보를 맞이했으며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건넸다. 윤 후보측에서는 목포 출신으로 새누리당 시절 19대 비례 국회의원을 지낸 주영순씨가 동행했다. 식사 자리는 2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광래 전 목포시의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우리는 지금 정치를 하지 않지만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는 사람들"이라며 "DJ 정신이 바로 국민통합, 화해와 협력이다. 윤 후보가 그런 정신을 갖고 있다고 해서 한번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청와대나 여권 인사 비판에 대해서는 전광석화였던 언론이다. 코로나 정국에서 누구나 방역을 위반하면 비판의 대상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윤 후보에 대해서 언론은 잠잠하다. 그동안 인원이 제한된 국회내에서의 방역 위반은 물론 실내 방역지침 위반으로 윤 후보는 다수가 걸렸다. 이렇게 언론의 보도가 깜깜한 가운데 뒤늦게 목포 술만찬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과 함께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황희석 변호사는 SNS로 "목포 민심을 등진 사람들 모아놓고 DJ정신 계승이래…속 다 보이는 쇼도 요즘은 새 얼굴 모아놓고 새로운 곳에서 하거늘!"이라고 꼬집었다.
김진애 전 의원도 "광주에 가서 사과문만 큰 목소리로 읽었던 윤석열 후보, 만찬에서 폭탄주 돌렸다고? 그 참ㅠㅠ"라고 탄식했다.
개그맨 서승만씨는 페이스북에서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사과문 읽으시고... 바로 목포로 폭탄주 때리러...? 바쁜일정 소화 하느라 고생이시네...먹방아니면 술방 좋아하시는듯"이라고 힐난했다.
한 시민은 뉴스1에 "DJ 계승자를 자처하며 보수야당 후보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지역여론을 호도하는 모습에 화가 난다"라고 목포의 구 정치인들에게 분통을 터뜨렸다.
"윤석열, 모든 분야 식견 부족.. 박근혜 시절로 후퇴할 것"
더불어민주당은 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 "식견이 부족하다" "박근혜 시절로 후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후보의 외신기자간담회 등을 거론하며 "모든 분야에서 식견이 부족한 것이 드러나서 불안불안하게 보였다"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삶과 외교, 경제, 국방 등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준비가 안 돼 있는 게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선대위 회의에서 "윤 후보는 호남에 사과하러 가서 폭탄주 마시고 돌아오는 분이라 기대할 것도 없겠지만 매일 발언과 망언들이 밑바닥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외교·안보뿐 아니라 종부세 폐지 검토, 소상공인 50조 지급 등 민생 경제에 대해 윤 후보가 말하는 정책이 실현 가능한지도 의심스럽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윤 후보 간담회를 보는 내내 두 귀를 의심했다. 남북관계를 제자리를 돌려놓겠다면서 종전선언을 반대한다는데 남북관계 제자리가 어디를 의미하냐. 전쟁 아닌 평화가 제자리 아니겠느냐"라며 "그런데 왜 종전선언을 반대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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