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폭탄 수준이라며 면제를 주장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선동'이라며 규탄했다.
민변은 15일 규탄 성명서에서 "2021년 기준 시가 20억원 아파트의 종부세가 많아야 125만원이며, 시가 20억원 아파트 소유자가 현재 70세, 보유기간 10년인 경우에는 많아야 25만원"이라며 "종부세를 폭탄이라고 선동하며 종부세 폐지 및 1주택자 면제 방안을 공약한 윤석열 후보를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변은 "종부세법은 다주택자를 상대로 높은 세율을 설정하고 있다"라며 "예를 들면, 서울에 1채, 지방에 1채일 경우에는 다주택자로 선정이 되지 않으며, 조정대상지역에 2주택 이상을 보유하거나, 총 3주택 이상 보유해야 고율의 종부세가 부과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종부세가 과다하다는 분들은 1주택자가 아니며,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았거나, 투기적 목적으로 조정대상지역의 주택을 매입한 수도권 다주택자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민변 소속 김태근 변호사는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종부세 대상에 대해 “(주택 소유자 중) 총 4% 정도로 올해 75만여 가구가 된다”라며 국민 96%는 종부세와 무관하다고 했다. 그는 "(윤 후보가) 300만 다주택자들을 정확히 타겟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행자 김어준씨는 “5천만원짜리 자동차는 거의 100만원 가까이 세금을 낸다”라며 “자동차세는 폭탄이라고 말 안 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언론 매체들은 96%의 서민과는 동떨어진 '부동산 부자'를 위한 공약임에도 비판 없이 받아 적는 현실이다. 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상위 1.7%가 내지 않으면 나머지를 우리가 내야 한다”라면서 “‘부자 돈 아껴주게 우리가 세금 더 내자’는 말이 종부세 줄이자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1.7%의 부자를 위해 종부세 내리라고 난리를 치는 건 그 부자를 위해 일하는 신문들 탓”이라며 “언론은 광고주, 사주, 건물주, 주님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윤 후보와 언론을 싸잡아 비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되면 종부세를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며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거나 1주택자에 대해서는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오는 22일부터 올해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될 예정"이라며 "언론 보도를 보면 고가의 1주택자나 다주택자들에게는 폭탄 수준의 세금이 될 것이라고 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윤 후보의 '종부세 폭탄' 발언에 "노골적인 부자 감세론, 셀프 감세"라며 "본인이 혜택을 볼, 본인을 위한 전형적인 부자감세 정책을 철회하라"고 비판했다.
강선우 선대위 대변인은 1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 부부 소유의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는 강남에서도 핵심지로 꼽히는 방 4개, 발코니 5개, 드레스룸까지 갖춘 62평대 최고급 아파트"라며 "자신은 초호화 아파트에 살면서 셀프 '부자 감세'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대변인은 "현재 같은 단지에 윤석열 부부 소유 아파트보다 작은 평수가 30억 원에 매물로 나와 있어, 올해 윤 후보 부부 소유 아파트에 부과될 종합부동산세를 예상해 본 결과 110만 원 정도가 부과될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세 30억원, 공시가액 15억6000만원의 고급 아파트에 부과되는 종부세가 110만원 수준인 것도 이해가 가지 않으나 윤 후보는 그나마 이 종부세마저 내지 않겠다는 셀프 감세 공약을 낸 것"이라며 "최고급 아파트에 부과되는 110만원 정도의 종부세마저 감면하겠다는 윤 후보의 공약은 내 집 없는 국민을 더욱 씁쓸하게 만든다. 윤 후보는 본인이 혜택을 볼, 본인을 위한 전형적인 ‘부자 감세’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집부자와 땅부자, 기득권 언론 위한 정책"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이날 KBS 방송과 SNS를 통해 "윤후보는 집값 폭등에 절망하고 분노하는 2030 청년과 신혼부부, 무주택 서민들의 처지를 짐작이나 하는가?"라며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부동산 부자감세론을 즉각 철회하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우리 국민의 1.7%에 해당하는 집부자, 땅부자를 위한 종부세 감면론을 제기했다. 한마디로 '부자본색'"이라며 "종부세 감세론은 날로 심각해지는 자산 불평등과 격차에 대한 눈꼽만큼의 문제의식조차 찾아볼 수 없고,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사회적 책임의식도 느낄 수 없는 불의한 주장"이라고 맹공했다.
진 의원은 "감세 주장으로 부동산 시장을 자극해서 투기 심리를 부추겨 오히려 집값과 땅값을 끌어올리려는, 국민의 분노를 조장하는 얘기"라며 "부동산 세제 자체를 무너뜨려 버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미 엄청나게 오른 땅값과 집값으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얻은 분들에게 세금까지 깎아 주자니, 도대체 이 분들에게 얼마나 더 몰아 주어야 한단 말인가?"라며 "이것이 윤석열이 말하는 '공정'과 '상식'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윤후보의 종부세 감면론은 오로지 극소수의 땅부자 집부자들과 기득권 언론의 환심을 사려는 것"이라며 "아니 어쩌면 간신히 안정세를 보이는 부동산 시장에 다시 기름을 부어 부동산 폭등에 따른 국민의 분노를 부추기는 정략적 술책일지도 모르겠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SNS를 통해 "윤 후보는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라며 "재산세는 '토지' '건물' 같은 물건에 부과되지만 종부세는 '보유자'에 부과되기 때문에 통합이 쉽지 않다. 연말 종부세 대상자의 표를 의식한 발언으로 기자라면 질문해야 한다 어떻게 통합할 것이냐?"라고 질문 없는 언론을 싸잡았다.
그는 "종부세는 '국세', 재산세는 '지방세'"라며 "윤석열의 제안대로 후자(재산세)로 통합되면 지역불평등은 더욱 심화된다. 서울에서 걷은 재산세는 서울에만 쓸 수 있다. 종부세가 있어야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을 위해 국세를 쓸 수 있다"라고 윤 후보의 종부세 통합에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