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더불어민주당이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한 '초대형'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도 이재명 후보를 거의 지원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내부에서도 대대적인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즉 '감투 나눠먹기'식으로 구성된 선대위를 하루 빨리 뜯어고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중요한 이슈 대처에 매우 미흡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선대위 조직 내에서도 의원 선수가 높으면 우대해 요직에 앉히고 현역 의원과 원외인사를 차별해서는 절대 활력이 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선 의원이라고 해서 '유능'하다고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시대착오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도 적잖다. 특히 가장 큰 문제로는 직책을 맡아놓고 일은 하지 않는, 즉 '무임승차'하다시피 하는 의원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탄희 의원은 18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나의 소속 정당 민주당에 고한다. 지난 월요일 동료 초선 의원들과 함께 당 대표를 면담하고 선대위 쇄신 등 여러 요청을 드렸다”며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탄희 의원은 "만으로 꼬박 3일이 지났으나 현실화된 것이 없다. 공식화된 것도 없다"며 "대선 D-110이다. 이 속도로는 안 된다. 더 민첩해져야 한다. 더 절박해야 한다. 속도를 확 높여야 한다. 각 분야에서 신속하고 충실하게 정책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탄희 의원은 "선대위에 현장성/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전면배치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지역과 현장으로 가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야 한다"며 "저부터 먼저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겠다. 지금 이 시각 부로 선대위 너목들위(너의목소리를들으러가는위원회) 위원장직을 반납한다. 현장 도는데 직책 없어도 된다"고 강조했다.
최지은 선대위 대변인도 지난 15일 페이스북에서 "의원 선수별로, 의원이냐 아니냐로 계급을 매겨 수직적인 선대위를 만들어 놓고 2030과 수평적인 소통을 탁상공론하고 있다"며 "경선 캠프에서 보였던 민첩함과 생기 발랄한 에너지는 잃어버리고 선거조직이 관료조직화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지은 대변인은 "'후보' 보다 '나'를 앞세우는 과정에서, 우리는 절박함을 잃어버리고 있다"며 "우리는 이 지지율 변화의 현실을 직시하고 조금 더 냉철하고 조금 더 절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은 대변인은 "아직까지도 '내'가 아닌 '우리'를 앞세우고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앞으로 나간다"며 "아직 2% 부족하지만, 일 하는 사람들의 에너지가 넘치는 선대위, 이기는 선대위, 이재명다운 선대위 곧 완성되겠지요"라고 거듭 쇄신을 촉구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이슈 대응에 매우 미흡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쟁점 사안에 대해서 SNS로 적극 의사표명을 하거나, 구독자수가 많은 유튜브 채널에 적극적으로 출연한다거나, 아니면 자신의 지역구에 플랜카드라도 적극 거는 대처를 해야 함에도 그렇게 하는 의원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선대위 직함이라는 '잿밥'에만 관심 있고, 정작 역할은 하기 싫은 무능·무책임한 의원들을 하루빨리 배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계속 폭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밥값' 못하는 인사들 때문에 대선후보 경쟁력에서 상당한 우위에 있으면서도, 정권 심판론이 높아서 위기에 몰린 상황이 분명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