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프리존] 최도범 기자 = 삶은 스스로를 찾는 여정이다. 사랑은 그 긴 여정에 오아시스이다. 그래서 더 찬란하고, 더 치명적이다.
미치도록 사랑하므로 살았고, 그리하여 더 쓸쓸한 미친 사랑의 이야기가 인천시민들과 만난다.
인천시립극단은 '2021 해외명작시리즈'의 일환으로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사실주의 희곡의 대가로 불리는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올린다.
<갈매기>는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 극작가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의 4대 장막극 중 첫번째로 쓰여진 희곡으로, 스타배우를 꿈꾸는 시골소녀 니나, 그녀를 사랑하는 작가 지망생 뜨레블레프, 그리고 그의 어머니이자 러시아 최고의 여배우였던 아르까지나와 그녀의 애인이 유명 소설가 뜨리고린. 이들은 모두 자신의 욕망을 꿈꾸고 사랑을 추구하지만 이는 곧 냉혹한 현실 앞에서 철저하게 부서지고 망가진다.
이처럼 <갈매기>는 넓은 호숫가와 평화로운 정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각 인물들의 사랑과 배신, 그리고 파멸을 비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삶의 아이러니와 각 인물들이 가지는 비루함을 통해 인간 본연의 모습을 예리하게 포착한 체호프의 <갈매기>는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삶이 아닌 잔인할 정도로 지극히 현실적인 삶을 있는 그대로 풀어낸다. 표면적으로는 굉장히 격정적이고 깊은 갈등을 드러내지만 그 이면에 보이는 각 인물들의 엉뚱하면서도 이해될 수 없는 행동들은 마치 우리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듯한 씁쓸함을 준다.
하지만, 작가 본인은 정작 이 작품을 '코메디'라고 명명했다. 그럼에도 실제로는 많은 연출가들이 비극적으로 이 작품에 접근하는 것에 대해 깊이 실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1896년 집필돼 초연무대를 열었으나 작품에 실망한 관객들의 야유로 공연은 엉망이 됐고, 2년 후가 돼서야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스타니슬랍스키에 의해 재연되면서 비로소 관객에게 찬사를 받았던 <갈매기>는 그 뒤 전 세계적으로 마치 유행처럼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한편, 김종원 번역, 김민정 윤색, 이성열 연출을 통해 안톤 체호프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간결함을 살리며 작가가 의도했던 바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 해석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인 인천시립극단의 <갈매기>는 11월 27일부터 12월 5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일행 간 띄어앉기 방침에 맞추어 회차당 340석(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객석의 70%)만 오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