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 간의 한국시리즈 4차전을 직관하기 위해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을 찾았다. 김혜경씨는 지난 9일 새벽 낙상사고를 당하며 119에 긴급후송됐는데, 사고 9일만에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이다.
이날 이들 부부를 보기 위한 인파가 몰리면서 한 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많은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김혜경씨는 이재명 후보와 줄곧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고 이동했고, 환한 얼굴로 시민들의 촬영 요청과 환호에 화답했다. 김씨의 얼굴에는 상처나 흉터 등은 보이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 내외는 검정색 KT 위즈의 점퍼를 입고 경기시작 15분 전 모습을 드러냈다. 이재명 후보는 선대위 출범 이후 첫 부부 동행 일정에 나선 소감에 대해 "우리는 맨날 같이 있기 때문에 특별한 소감은 없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는 취재진에게 "성남시장을 지낼 때 KT위즈 창단을 지지하고 지원했다"면서 "KT 위즈가 경기도 연고 구단이기 때문에 제가 KT 위즈를 응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T 위즈는 경기도청이 위치한 수원시를 연고로 하고 있어 이재명 후보와도 인연이 있는 셈이다.
이재명 후보는 경기지사 취임 직후 수원 KT위즈파크로 응원을 갔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제가 직관을 했기 때문에 당시 KT가 역전승을 했다"면서 "오늘도 재밌는 경기가 됐으면 좋겠고 개인 소망이라면 오늘 경기로 끝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KT위즈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날까지 KT위즈는 한국시리즈 3연승을 거두며 우승에 1승만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김혜경씨가 옆에서 '두산은 어떡하나'라고 오붓한 모습으로 묻자 이재명 후보는 "일단 우리 팀이 중요하다"며 화답하기도 했다. 거짓 없이 솔직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재명 후보 내외는 인터뷰 이후 경기장에 입장해 4층의 KT 팬들 사이에 착석했다.
이재명 후보 내외는 '한국시리즈 우승 10회' 금자탑을 쌓은 김응용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김응용 전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에서 9회, 삼성 라이온즈에서 1회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록한 국내 대표적 명장으로 불리는 야구 원로다. 삼성 라이온즈 사장과 고문 시절까지 합치면 총 13회 우승이다.
이재명 후보와 김응용 전 감독은 지난 2017년 성남시를 연고로 하는 독립야구단 '블루팬더스(현재는 해산)' 창단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날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KT위즈가 승리하며, 창단 8년만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이재명 후보는 스포츠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성남시 연고구단이었던 '일화(통일교 산하 기업) 천마' 축구단이 문선명 통일교 교주의 사망 이후 매각 절차에 돌입하자,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후보가 축구단을 인수해 시민구단(현 성남FC)으로 전환하는데 앞장선 바 있다.
이재명 후보에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한국시리즈를 관람한 바 있는데 분명 대비되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가 부인과 함꼐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지지자들에게 환하게 화답한 것과는 달리, 캠프 관계자들과 야구장을 찾았던 윤석열 후보의 모습은 무언가 어색해 보였던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14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직관하러 같은 장소를 찾은 바 있다. 그는 파란색 한국 국가대표 야구팀 점퍼와 검정색 캡 모자 차림으로 경기장에 입장했다. 그는 좌석에 홀로 앉아서 경기를 관람했다. 당일은 일요일이라 더 많은 인파가 몰렸음에도, 윤석열 후보에 환호하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윤석열 후보는 취재진의 질의에 자신이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광'이었고 강조하면서도, '어느 팀을 응원하는가'라는 질문엔 “대전에 근무할 때는 한화, 대구에 근무할 때는 삼성, 광주에 근무할 때는 해태와 기아(를 응원했다)”고 답했다. 자신은 어느 특정 구단을 응원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근무하던 지역의 연고지 팀을 응원했다고 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자신이 'KT 위즈'를 공개적으로 응원한다고 밝히며 부인과 점퍼까지 맞춰 입고 온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특히 윤석열 후보의 답변은 야구팬 입장에서도 공감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스포츠팀을 응원할 경우 자신의 고향을 연고지로 둔 팀 혹은 열렬하게 좋아하는 선수가 속한 팀을 응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한 번 응원하던 팀을 바꾸는 일은 드물다.
특히 프로야구팀의 경우 연고지를 변경하는 사례가 매우 드문 만큼, 한 팀을 수십 년째 변함없이 응원하는 이들도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근무지 변경 때마다 응원팀을 수시로 변경했다고 하는 것은, 많은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답변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