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더불어민주당이 21일 '선거대책위원회' 쇄신을 촉구한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선대위 쇄신 및 재구성 관련 권한을 위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참석한 의원 169명 전원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이달 초 '원팀'을 구성하겠다는 취지로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초대형 선대위를 꾸렸으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직함을 맡고도 막상 하는 일이 보이지 않는, 즉 '무임승차'하는 의원들의 행태가 수없이 지적되면서 쇄신 요구가 일었고, 결국 이재명 후보에게 전권을 맡기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원팀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송영길 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이재명 후보가 지난 3일간 선대위와 당의 쇄신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본인 스스로 잘못을 반성하며 변화하자는 메시지를 주셨다”며 “이를 수용해 모두 다시 뛰자고 결의함과 동시에 모든 선대위 구성, 재구조, 쇄신에 대한 권한을 이재명 후보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영길 대표는 다만 "기존의 원팀 선대위를 무효로 하고 원상 복귀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원팀 선대위 구성을 계승해서 새롭게 변화 쇄신해 나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이 고칠 것은 고쳐서, 후보와 선대위와 당이 하나로 삼위일체가 되어 신속하게 민심 요구에 부응하고 대응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전 의원들이 기득권과 권한을 내려놓고, 그야말로 대선 승리를 위해 국회의원으로서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모든 일을 다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모았다”고 알렸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지난 18일 민주당사에서 열린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 간담회 이후 의원들이 요구한 선대위 쇄신과 관련 "현재 선대위가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할 만큼 신속하고 기민하게 성과 있게 활동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분이 의구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며 "'속도가 매우 떨어진다', '반응이 조금 그 예민하지 못하다' 그런 지적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0일 충남 논산 화지시장 즉석연설에서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 가겠다"라며 '선대위'의 대대적인 개편을 요청한 바 있다. 그는 "그 사람이 가진 능력, 지위, 관 이런 것 다 던지고 오로지 실력, 국민을 위한 충정, 그리고 열정을 가진 사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두꺼운 보호복 다 벗어던지고 날렵하게, 가볍게, 국민이 원하는 곳을 향해서 빠르게 달려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에 응답하듯 먼저 이탄희 의원(경기 용인정)이 선대위 직함(너의목소리를들으러가는위원장)을 반납했고, 이어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을)도 공동선대위원장 직함을 내려놓았다. 역시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고 있던 김영주·이광재 의원도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역시 직을 내려놓았다.
김영주 의원(서울 영등포갑)은 “대통령 선거가 108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온갖 흑색선전과 거짓이 난무하는 작금의 현실을 보며 굉장히 우려스럽다"며 사퇴의사를 밝혔고, 이광재 의원(강원 원주갑)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의 전면적 교체 △과학기술혁명을 이끌 주체들의 전면 등장 △새로운 자본주의 △세계질서 대전환을 헤쳐 나갈 리더십 등 4가지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시민캠프 구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