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민주당의 무능한 행태와 관련, 바닥에 엎드려 큰절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민주당은 야당의 방해를 뚫고 얼마든지 개혁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180석 여당'의 위치를 차지하고도, 지난 1년여간 제대로 한 것이 없어 민심이 크게 이반된 상황에서 대선후보가 공개사죄하며 지금부터라도 확 달라지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재명 후보는 그동안 국회의원 신분도 아닌, 경기지사로서 당내 일에는 관여할 수 없었다. '빨리 개혁하라'고 표를 몰아준 민심을 저버리면서 늘 '협치' 운운하고, 언론의 눈치만 보면서 성과 없는 '논의'만 하다가 허송세월하다시피한 수많은 의원들로 인해 책임이 없는 대선후보가 공개사죄까지 한 셈이다.

이재명 대선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내 상임위원장단 및 간사단이 참석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전국을 매타버스로 순회하면서 '같이 좀 살자' 우리도 좀 살자는 말씀 많이 듣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당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책임지는 것이고, 국민들은 권한 위임해서 필요한 일들 하라고 명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누가 발목을 잡든 장애물이 있든 그 책임 다하지 못하면 그에 상응하는 문책이 따르는 건 당연하다"며 "완전히 변화되고 완전히 혁신된 민주당이 되라는 국민의 명령을 우리가 충실하게 수행해나가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재명 후보는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 국민들이 명령하는, 당원들이 지시하는 일들에 대해 우리가 충분히 책임 다했는지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의심 갖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우리가 잘했다. 왜 나만 갖고 그래'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라고 일침했다. 즉 민주당의 '개혁 부진'으로 인한 민심이반에 대해 꼬집은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대선후보로서 지금까지 우리의 민첩하지 못했던 점, 그리고 국민들의 아픈 마음과 어려움을 예민하게 신속하게 책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제가 다시 한 번 사과드리도록 하겠다"라며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고, 앞으로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혁신된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표현의 의미로 사죄를 드리겠다"라고 선언했다.

이재명 후보는 그런 의지의 표현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온 다음, 5초간 바닥에 큰 절을 올리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재명 후보는 "기회가 될 때마다 우리가 부족한 부분 또 찾아내어 또 사과드리고 또 새롭게 각오를 다지고 변화되도록 하겠다"라며 "국민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당선되면 뭘 하겠다라는 말씀도 당연히 드리지만, 그 전이라도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들을 과감하게 해냈으면 좋겠다"며 "약속보다 더 중요한 건 실천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걸 나중으로 미룰 필요없다"고 했다. 즉 개혁입법 법안을 국회에서 지금 당장 신속하게 처리하자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민생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법안 정책들을 이때까지 노력한 건 안다"면서도 "우리 국민들은 그 이상을 원한다. 주인이 원하면 대리인인 일꾼은 따라야 하고, 이유가 아무리 많아도 따르지 못하고 충족하지 못했다면 책임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해 총선 180석에 대해 "우리 국민들께선 야당 반대 때문에, 부당한 발목잡기 때문에 해야될 일을 못한다는 점 때문에 우리 더불어민주당에 압도적 의석을 주셨다"라며 "장애물이 생기면 그 장애물을 넘으라고 힘을 주신 거다. 반대를 하면 반대 뚫고 할 수 있는 일을 해내라고 권력을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야당이 발목잡아서'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 거대 의석이라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야당과)충분히 논의했는데도 부당하게 발목잡는 사안들이 있다면, 국회법과 관련 법령에 따라 권한 최대치로 행사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는 현안들은 최대한 책임처리, 신속처리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패스트트랙 등 관련 제도 활용하고, 당론 정하고 절차 개시해서 '신속하게 필요한 일 해내는구나'라고 국민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오늘이 그 첫 날 되길 바란다"며 의원들에게 신속한 실천을 주문했다. 즉 표를 몰아준 준 시민들에게 지금까지 주지 못했던 '정치적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서두르라는 주문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민주당의 핵심주력법안과 이재명 후보의 강조 법안을 합쳐, 이번 정기 국회에서 통과시킬 민생·개혁 입법안 총 106건 중 37건의 추진 계획 보고가 있었다. 이중에는 이재명 후보가 강조한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 3법(개발이익환수법·도시개발법·주택법일부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또 이재명 후보의 노동공약이기도 한 공공부문 노동이사제와 노조 전임자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 법안도 보고됐다. 아울러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백지신탁 취득심사제를 의무화하는 공직자 윤리법과 반려동물법, 8세 미만 아동에게 최저 50만 원의 영아 수당을 지급하는 아동수당법 등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