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끔찍한 '인권 말살'로 악명 높았던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피해입은 이들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다. 전두환씨의 악행은 광주에서 무고한 시민들을 대거 유혈학살한 것뿐만 아니라, 삼청교육대나 간첩조작 그리고 민주화·노동운동 탄압 등 사례를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전두환씨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는 자신의 악행에 대해 일말의 사과조차 없이 떠났다. 그의 가족들은 여전히 떵떵거리며 살고 있으며, 그의 측근들도 여전히 사과는커녕 고개를 뻔뻔히 들며 호화생활을 즐기고 있다.
전두환 정권 피해자들은 전두환씨 가족들을 향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함과 동시에 “40년간 차명으로 숨겨온 거대한 불의한 재산을 피해자들과 대한민국 앞에 내어놓으라”고 촉구했다.
5.18민주화운동 서울기념사업회와 삼청교육대 전국피해자연합회 등 11개 단체는 전두환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군부 잔당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5공 피해자들을 일일이 찾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라”고 일갈했다.
전두환씨는 지난 1997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이 확정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956억원을 내지 않은 상태다. "전재산 29만원밖에 없다"고 우기던 그의 재산은 훨씬 많이 숨겨져 있을 거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하고 있다. 전두환 일가가 다양한 사업체를 운영하며 호화롭게 사는지는 이미 많이 소개된 바 있다.
이들 단체는 “전두환의 피해자는 5.18 뿐만 아니라 삼청교육대, 학생 강제징집 및 녹화사업, 수많은 간첩조작 사건, 백골단에 의한 노동자와 철거민 탄압, 기자와 공무원의 해직 등 전국에 걸쳐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며 “그들은 장기간 고통스런 나날을 지새어왔다”고 질타했다.
실제 1980년 설치된 삼청교육대에는 성별 가릴 거 없이 수만 명이 끌려가 모진 고초와 의문사 등을 겪던 시기다. 당시 군사반란으로 집권한 전두환 신군부는 삼청교육대 설치 목적을 '깡패 소탕'이라고 했으나, 실제 끌려온 이들 대부분은 별다른 이유 없이 끌려온 소시민들이었다.
전두환 정권 시기엔 시민들에게 '공포감'을 주입시키기 위해 '간첩조작' 사건을 쉴 새 없이 터뜨렸고, 수많은 이들이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 언론은 이른바 '땡전뉴스'로서, 전두환의 철저한 나팔수 역할을 했다. 즉 언론사 편집을 전적으로 정권이 하던 '야만의 시기'였다. 정말 어이없기 짝이 없는 '평화의 댐' 대국민 사기극까지 대대적으로 터뜨리기까지 했다.
이들 단체들은 “2019년 5.18역사왜곡처벌농성단은 321일에 걸친 농성기간 동안 37회에 걸쳐 매주 목요일 5.18행동의 날 행사를 열어 전두환 신군부 인사들 집들을 하나씩 찾아 역사의 진실과 책임을 준엄하게 캐물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허화평, 허삼수, 장세동, 이희성, 정호용 등 신군부의 실세들은 하나같이 대저택 또는 호화 아파트에서 수십년간 부와 권력을 누려온 것을 새삼 확인했다”며 '군사반란' '광주학살' 등에 가담한 신군부 인사들이 '떵떵거리며' 살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들은 “전두환 일당은 저마다 부를 쌓았고, 국민들을 속이며 역사의 정의를 비웃어왔다”며 “이제라도 국민들을 학살하고 탄압하여 얻은 불의한 대가는 피해자와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특히 국회에 ‘전두환 등 신군부 부정축재 환수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20대 국회인 지난 2019년 12월 천정배 당시 의원이 대표발의했으나,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된 바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담은 성명서를 전두환씨 가족 측에 전달하려 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