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이 후보의 호남 일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먼저 호남 지역을 찾아 민심을 다독이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대선 때 '호남특보'로 평가 받았던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그림자 내조를 잇고 있는 모양새다.
25일 정치권과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 후보의 민생을 탐방하는 '매타버스' 세 번째 지역인 호남 일정이 시작되기 이틀 전부터 호남 지역을 먼저 찾아 민심 다지기에 앞장섰다.
김 여사는 24일 전남 여수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안타까운 사고로 사망한 고(故) 홍정운군의 49재에 참석해 채 피지도 못한 어린 학생의 주검에 북받치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날 오전 전남 여수시 소라면 예다원에서 열린 홍군의 49재에는 홍군의 가족과 친구를 비롯해 김 여사와 대선후보 배우자 실장인 이해식 의원, 전창곤 여수시의회 의장 등 30여 명이 자리를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홍정운군은 전남 여수의 한 특성화고 3학년생으로 지난 10월 6일 현장실습을 나간 요트에서 따개비 제거 작업을 하다 물에 빠져 숨졌다. 이에 유가족들은 ‘직업계고 현장실습 피해자 가족 모임’이란 이름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기 중 실시하는 현장실습을 폐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홍군의 49재에서 김 여사는 홍군 어머니의 손을 잡고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위로했다.
이해식 의원은 SNS를 통해 이날 사진을 올리면서 "김 여사가 말한 '죄송한 마음'은 우리 모두가 홍군에게서 느낄 수밖에 없는 빚진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며 '따뜻한_혜경씨'라는 태그를 달았다.
김 여사는 같은 날 광주 소화자매원에서 고 조비오 신부를 기리는 행사에 참여해 조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를 만나 담소를 나누고 위로했다.
조비오 신부는 지난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광주시민들이 총탄에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한 뒤 시민수습위원으로 뛰면서 신군부에 의해 체포돼 고인이된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감옥생활을 했다. 이후에도 내란음모 핵심 동조자로 규정되어 감시받는 생활을 했지만 시국 미사를 집전하는 등 독재 정권에 정면으로 맞선 인물로 평가된다.
조비오 신부는 '전두환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증언했다. 이에 전두환씨는 조비오 신부를 '악마'로 비하하여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2019년 3월 11일 광주로 압송되어 재판을 받게 됐다. 하지만 전씨는 끝내 악업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지난 23일 90세 나이에 사망했다.
김 여사는 이날 비공개로 호남 일대를 다닌 후, 향후 이 후보와 함께 3박 4일간의 호남 '매타버스'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 여사는 충청권 매타버스 일정에서 지역민을 끌어안고 이 후보 옆 '밀착 내조' 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아울러 이번 일정에서도 이 후보와 함께 민심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