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천호기자]MBC 부당노동행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김장겸·안광한 전 사장과 백종문·권재홍 전 부사장 등 전직 경영진 4명을 노동조합과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는 이들이 사상 최악의 노동탄압을 벌였다며 검찰의 불구속 처분에 유감을 표했다.

이들 4명에게 적용된 혐의는 노조 지배·개입을 위하 노조원 부당전보와 노조 탈퇴 종용, 노조원 승진 배제 등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전직 최고경영진 4명은 2014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9회에 걸쳐 MBC 제1노조 조합원 37명을 사실상 ‘껍데기’에 불과한 신사업개발센터·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에 전보 발령하는 등 노조를 지배·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안 전 사장과 김 전 사장에게는 2014년 5월 임원회의에서 본부장들에게 지시해 보직 부장들의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도 적용됐다. 2012년 파업 관련 정직처분 무효확인 등 소송에서 노조를 위해 탄원서를 제출하거나 사내게시판에 글을 써 경영진을 비판했다는 이유다. 검찰 수사에서 안광한·김장겸 전 사장은 2014년 5~6월 제1노조에 가입한 보직 부장 3명의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이에 불응한 이의 보직을 박탈하는 방식으로 노조활동에 지배·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 끝까지 노조 탈퇴를 거부한 1명은 TV 파트 부장에서 라디오뉴스 팀원으로 강등됐다.

MBC에서는 사원이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입사 후 10년 정도가 지나면 차장 대우로 승진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노조원들은 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검찰 관계자는 “통상 부당노동행위 사건은 일반 사기업에서 소수의 노조원을 상대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거나 금품을 동원해 지배·개입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사 측이 수년간 다수의 노조원을 상대로 ‘조직개편과 인사권’을 동원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