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도 일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 있다며 최저임금제 조정이 필요하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고 있다.
최저임금도 못받고 일하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이 '최저임금제도'다. 결국 윤 후보가 사용자 입장에서 최소한의 '근로자생존권' 보호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후보가 최저임금은 비현실적이니 철폐하겠다고 했다"라며 "우리나라 헌법 32조 제1항에는 최저임금제를 ‘시행할 수 있다’가 아니라 ‘시행하여야 한다’라고 못 박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아무 것도 모르고 아무 것도 알고 싶어하지 않는 헌법조차 알 바 아니라는 이런 후보는 정말이지 처음본다"라며 "아무리 지지율이 잘 나온다고 하지만 이것은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든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법률에 의하여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여야 한다. 이게 우리나라 헌법 32조 제1항의 내용"이라며 "윤 후보는 헌법을 개정하겠단 얘기인가? 아니면 우리나라 헌법이 비현실적이라고 얘기하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윤 후보는 검찰총장 출신이다 우리나라 헌법을 한 번도 안 읽고 검찰총장 역을 해 왔다는 것인가? 그래서 그토록 과잉수사 검찰 사유화 이런 것들이 쉽게 일어난 것인가?"라며 "솔직히 이런 후보는 처음본다"라고 힐난했다.
김용민 의원은 SNS를 통해 "윤석열 후보의 나쁜 생각과 망언은 지치지도 않는 것 같다"라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에도 모자란 시국에 힘없는 사람, 사회적 약자를 두 번 울리는 나쁜 정치를 퇴출시켜야 한다"라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최저임금보다 낮아도 일할 사람 있다".."'최저임금' 발언 철회·사과하라"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일 충남북부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우리나라가 터키처럼 주휴수당을 시행하는 나라다 보니까 사실상 최저 임금이 정해진 것보다 훨씬 높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은 산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을 하겠다"라며 최저임금제를 손보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윤 후보는 "기업에서 다른 사내복지하고 연계할 때, 점심 제공 등의 비용을 따져보면 최저임금이 경직되지 않으면 더 많이 고용을 할 수 있는데 최저임금 때문에 고용을 제대로 못 한다. 이것보다 낮은 조건 하에서도 일할 의사가 있는 분들도 결국 일을 못 하게 돼 인력 수급에 차질이 많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전날 오후 충북 청주시 2차전지 강소기업 '클레버'를 방문한 자리에서 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제를 두고 '탁상공론으로 만든 제도들'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데 대한 여론의 거부감을 의식한 듯 제도 자체를 폐지하겠다는 의사는 없다고 주장했으나 기업체들이 요구하고 있는 최저임금, 주52시간제의 탄력적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이날도 반복했다.
전국에서 모인 청년단체가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을 '탁상공론'이라고 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발언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청년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이마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의 발언은 반노동 막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청년행동)은 같은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를 향해 "최소한의 노동조건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인 '최저시급제'와 '주52시간제' 철폐는 청년들에게 재앙"이라며 "해당 발언을 사과하고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청년행동은 "지난 7월 '주 120시간을 바짝 일하고 이후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발언하더니 9월에는 대학생들과 간담회에서 '지금 기업이 기술로 먹고살지, 손발로 노동을 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며 '그건 인도도 안 하고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는 문제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며 "윤 후보의 발언은 실수가 아닌, 그의 잘못된 노동관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