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3일 올라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본부장 비리 의혹과 관련한 '뉴스1'의 기사 제목으로 밑에 2줄의 소제목이 붙어있다. 언론이 향후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 방향을 노골적으로 예시하는 모양새다.
이날 '한국일보'는 [공수처 '마지막 승부수'도 소득 없이 끝났다.. 좌초 위기의 고발사주 수사] 헤드라인의 기사를 내 사실상 모두 무위로 끝날 것을 암시하면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검찰이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돈을 댄 전주로 연루됐다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권오수 도이치 회장을 재판에 넘기고 사건을 종결할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난무하면서 '윤석열 일가 면죄부' 수순으로 보고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3일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검증특위'는 "김건희씨를 소환조차 하지 않고 불기소한다는 보도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라며 서울중앙지검을 항의 방문했다. 박주민, 김용민, 민병덕 의원 등 7명은 정진우 1차장검사를 만나 면담을 나눴다.
박주민 의원은 면담에 앞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김씨에 대한 수사 없이 종결하려는 보도가 있었다"라며 "검찰은 아직도 윤석열 전 검사를 식구로 생각해주는 것인지,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라고 개탄했다.
이어 "만약 김씨 조사 없이 끝난다면 이는 봐주기 수사고, 다른 모종의 이유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경제범죄의 핵심은 돈의 흐름이고 특히 주가조작은 누군가 돈을 대고 누군가는 이 돈을 움직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돈을 댄 사람을 조사도 않고 수사를 종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이 무능한 게 아니라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수사를 안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있다"라며 "오늘 방문은 검찰이 좀 더 공정하고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뤄졌다"라고 덧붙였다.
또 박 의원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도이치모터스가 왜 코바나컨텐츠에만 유독 10차례나 지속적으로 후원을 해왔는지도 밝혀야 한다"히며 "주가조작 사건 무마의 대가로 이뤄졌다면 이는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코바나컨텐츠에 대한 수사 속도는 다른 사건들에 비해서도 매우 느린 편"이라며 "검찰이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수사를 안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한다"라고 밝혔다.
김용민 의원도 "주가조작 사건에서 돈을 낸 전주를 기소하지 않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라며 "당연히 공범이 처벌되는 것이 정의고 평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민 의원은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 촉구와 함께 검사 식구라고 해서 봐줘선 안 된다고 말했고, 이 사건 성격상 김건희씨의 조사도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용민 의원은 이날 또다시 SNS를 통해 "정경심교수는 소환없이 기소했는데, 김건희씨는 공범들이 다 구속되었음에도 소환없이 불기소된다면 남편이 누구인지에 따라 수사결과가 달라진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라며 "고수익이 예상되는 주가조작에 돈을 대면서(통장을 제공) 몰랐을리가 없다고 보는게 합리적이다. 당연히 공범성립여부에 대한 강도높은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라고 못박았다.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명백한 50억 곽상도 구속영장 기각, 명백한 디지털 증거 손준성 검사 구속영장 두번째 기각, 최은순 장모의 잔고위조 겨우 1년 구형. 전직 검사거나, 현직 검사거나, 검찰총장 사위 두거나. 덮거나 묻어버리거나 축소하거나! 검찰왕국을 꿈꾸는가?"라고 맹비판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검찰과 사법부의 짜고치는 충성경쟁> 제목으로 곽상도 전 국힘 의원의 영장 기각을 두고 검찰과 법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곽상도의 아들은 퇴직금과 위로금이라는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았다. 일반인들은 뼈빠지게 일하고 한푼도 쓰지 않고 평생 모아도 불가능한 금액"이라며 "저는 이 황당한 사태를 검찰과 사법부의 윤석열을 향한, 윤석열을 위한 짜고치는 충성경쟁이라 해석한다. 검찰과 사법부가 국힘의 보호자, 윤석열의 경호부대, 뇌물범죄자의 수호자가 되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장동 불법대출을 묵인한 윤석열과 50억 클럽에 포함된 나머지 선배 판검사에게 불똥이 튀는 것을 막아보겠다고 두손 두팔 걷어부친 것"이라며 "판검사를 사회적 특수계급으로 나누고 이들은 그 어떤 경악할 범죄를 저질러도 우리가 책임지고 봐준다는 만행을 또 재현했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뇌물공화국으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결정"이라며 "앞으로 뇌물을 받으려면 최소 50억 원 이상은 받으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50억원을 받아도 풀어준다니 도대체 어떤 사건에서 이런 관대함과 대범함이 있었는지 도저히 사례를 찾을 수가 없다"라고 허탈해 했다.
그러면서 "이와 반대로 검찰과 사법부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사막에서 지하수 파듯이 없는 죄도 만들어 끝까지 파는 표적수사를 하고 있다"라며 "이번 수사와 영장 기각은 공정과 정의를 거꾸로 뒤집은 사법만행이다. 전 검찰총장 윤석열 후보에 대한 머리숙이기 충성경쟁의 끝판왕이 아닐 수 없다"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김 의원은 "정의와 진실찾기라는 본래의 엄중한 책무를 망각한 검찰에게 수사를 맡길 수 없다. 대장동 특검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라며 "선거 유불리를 떠나 검찰과 사법부가 짜고치는 이런 만행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검찰과 사법부가 헌법 파괴자의 길로 가고 있다. 현명한 국민들께서 나서서 막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곽상도 봐주기' 검찰의 부실수사
곽상도 전 의원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고 있다. '50억 클럽'에서 가장 혐의가 뚜렷한 곽 전 의원의 영장청구가 지난 1일 기각된 배경에 검찰의 부실수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검찰 출신인 곽 전 의원을 불구속 수사하기 위해 검찰이 '엉터리 영장'을 청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보수언론인 동아일보마저 제기했다.
3일 동아일보는 사설 [곽상도 부실 영장, 청구 시늉만 한 엉터리 아닌가]에서 "판사가 '하나은행 누구에게 청탁을 한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라며 "검찰은 청탁 대상과 일시 같은 기본적 범죄 구성 사실조차 특정하지 못했다. 기각될 것이 뻔한 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검사 시절 뇌물이나 알선수재 사건을 다뤄본 경험이 많은 사람이 쉽게 드러날 방식으로 돈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검찰은 단 한 차례 소환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을 청구하는 시늉만 하고 불구속 상태로 흐지부지 끌고 가려는 것은 아닐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불신했다.
전날 윤 후보 장모 최은순씨는 경기도 성남시의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300억대 통장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으로 징역 1년을 구형받는데 그쳤다.
이를 두고 식자들은 '사문서위조와 동행사 혐의는 법정최고형이 각각 5년과 10년인데 검찰의 구형이 겨우 1년이라니 윤 후보에 대한 노골적인 줄서기이자 장모님 봐주기'라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