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국민의힘은 5일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에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SNS에서 화제가 된 37세의 노재승씨와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등을 내정했다. 하지만 노씨의 과거 극우적 발언이 다시 회자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노씨는 당시 모자의 일종인 비니를 쓴 채 서울시장 보궐선거 유세차에 올라타 오세훈 후보를 지지하는 일반인 유세 연설로 '말빨과 능력이 좋다'는 조어인 '비니좌'로 불리며 유명세를 탔다. 노씨는 현재 커피편집숍 블랙워터포트 대표로 있다.
당시 마포구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힌 노씨는 유세차에 올라 “박원순 전 서울시장. 뭘 했는지 모르겠다. 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세금으로 서민코스프레를 했다"라고 비난하면서 서울시를 변화시킬 인물로 오세훈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피부과 의사 함익병씨를 공동선대위원장에 내정했다가 과거 '독재옹호' 발언과 '여성 권리' 등의 논란성 발언으로 결국 인선을 철회했다. 그런데 이번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노재승씨는 과거 박정희, 이승만 등 독재자들을 찬양한 전력이 드러나면서 더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나이만 젊지 더 수구적이고 '꼰대'라는 지적이다.
함익병씨는 지난 2014년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니 4분의 3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재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도 하나의 도그마다. 정치의 목적은 최대 다수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노재승씨는 지난 8월과 9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래와 같이 김재원 의원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관련 기사를 캡처해 올리는 극단적 우경화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9월 SNS로 "이승만, 박정희 없었으면 인터넷, 페이스북은 커녕 노동당 통제 받으면서 새벽부터 곡괭이질이나 했을 사람들. 역사를 입체적으로 볼 줄 모르고 감사할 줄 모르고 땡깡만 부릴 줄 아는 겉늙은 철부지 어린 애새끼들이 너무 많다"라고 비난을 터뜨렸다.
노씨는 지난 8월에는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하는 대통령 후보와 대한민국 건국대통령을 향해 비난을 퍼붓는 좌익들이 저렇게 날뛸 수 있는 건, 이승만이 없었다면 김정은 독재치하에서 네이버 댓글은 커녕 쌀밥도 구경하기 힘든 인민의 삶을 살았을거란걸 모르는 역사인식의 부재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승만과 박정희는 그 자체로 신이 대한민국에 보낸 구원자라고 봐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라며 "우리가 먹고 마시고 누리고 취하는 모든것들이 그 두 지도자로부터 기인하지 않은것이 없다"라고 박정희, 이승만 독재자들을 찬양했다.
6일 '오마이뉴스'에 올라온 박성우 시민기자는 "이승만과 박정희라는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호의적으로 느끼는 건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노 대표의 관점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직을 맡을 사람이 취해야 할 관점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두 인물이 제아무리 탁월한 성과를 재임 기간 중 얻었더라도 그것은 두 인물 개인이 초월적인 존재여서가 아니다"라며 "고생하며 피땀흘린 국민들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노 대표의 정치관과 겹치는 인물이 있다. 윤석열 후보"라며 "그는 이미 전두환씨를 두고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노 대표와 윤 후보의 인식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보인다"라고 짚었다.
이어 "윤석열 후보와 노재승 대표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가치관이 동일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 대표의 극단적 시장주의적 발언이나 독재미화 발언들이 국민이 보기에 이해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보긴 어렵다"라며 "'독재가 왜 잘못된 것인가. 더 잘 살 수 있으면 왕정도 상관없다' 등의 과거 독재미화 발언으로 내정에서 철회된 함익병씨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따져 물었다.
윤석열 후보는 '주 120시간 근무 발언'에 이어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제를 두고 "탁상공론으로 만든 제도들"이라고 비판해 노씨의 관점처럼 극단적 친시장주의자다.
윤 후보는 얼마전 노동자 3명이 산재로 사망한 현장에 들러 "작업을 원활하게 하려고 센서를 껐다가 다치면 본인이 다친 것"이라며 노동자의 안전 문제를 노동자 개인의 실수로 치부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