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아들의 서울대병원 특실 입원을 두고 '특혜' 구설수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 감염환자가 늘어나며 병원마다 병상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확진자도 아닌 그의 아들이 유일하게 해당 병원 특실에 입원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의 경우 위급하지 않은 일반 환자의 입원은 불가능했었다.
지난 2일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홍남기 부총리의 아들은 다리 쪽에 발열과 통증을 앓았으며 응급 상태는 아니었다고 한다. 처음엔 돌려보내졌는데 2시간 뒤 돌연 입원 결정이 내려졌고 2박 3일 간 특실에 입원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홍남기 부총리와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간 '통화'가 있었던 점이 밝혀지며, 소위 '특혜 청탁'이 아니냐는 것이다.
당시 상황을 아는 의료진 다수는 "김연수 원장 측이 응급환자를 위해 남겨두는 긴급 병상에 홍 씨를 입원시키라고 지시했다"라고 증언했다. 담당 의료진들도 모르는 사이에 비어있던 특실에 입원했다는 것이다. 물론 김연수 원장은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홍남기 부총리의 경우, 기재부를 통해 입장을 냈을 뿐 본인 입으로 입장을 내진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6일 페이스북에서 홍남기 부총리에 "해명하지 않아도 되거나 직접적 관련 없는 기재부가 해명한 것으로 일단락 지으려고 해선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동학 최고위원은 "공과 사는 구분돼야 하므로 사적으로 서울대병원장과 통화하셨고 오비이락인지는 몰라도 병원 특실에 입원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의혹이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았다"며 사적 부분에 대한 해명을 직접 하라고 요구했다.
이동학 최고위원은 "국민들은 공직자들과 정치인들에게 더 높은 책임과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위와 친분을 활용한 특혜도 용납될 수 없다"며 명쾌한 공식해명을 거듭 촉구했다.
하헌기 민주당 청년대변인도 페이스북에 긴급한 사연을 하나 공유하며 홍남기 부총리에 따져물었다. 부친이 코로나 위중 환자임에도 상급병원 응급실로 향하지 못해, 증세가 더욱 악화됐다는 안타까운 사연이다.
하헌기 대변인은 "전화 드려보니 아주 위급한 상황이라고 한다. 마음이 아프고, 죄송스럽고, 뭐라 드릴 말씀이 없었다"라며 이같이 따져물었다.
"홍남기 부총리님. 아니, 그 홍남기 부총리를 임명하신 대통령님. 응급 상황이 아니었다고 전해진 우리 정부 부총리의 30세 아들에게 위중한 상황에 처한 아버지의 병상을 빼앗겼다고 말씀하시는 국민께, 우리가 대체 뭐라고 해야 합니까? 해명도 사과도 없는 까닭이 대체 뭡니까?"
앞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도 지난 3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분명한 사실은 병상 부족으로 코로나 환자도 일반 환자도 입원이 어려워 고통을 겪고 있는 이 시점에, 돈·권력·연줄을 가진 특권층이 손쉽게 국립종합상급병원의 병상을 차지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병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가족의 건강을 묻고, 응급실 판단과 달리 입원을 보장받으며, 비싼 특실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소수에게만 허용된 특혜”라며 “정부는 치료 포기와 다름없는 재택치료를 대책으로 내놓더니 부총리 아들은 특혜 입원 의혹에 휩싸인 것이 참담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여전히 홍남기 부총리는 일언반구도 하고 있지 않으며, 기재부는 "홍씨가 입원한 병동은 코로나 병동과 분리돼 코로나 환자 입원과는 전혀 관련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을 뿐이다.
기재부는 또 홍남기 부총리와 김연수 원장 간 통화에 대해선 “아들 증상을 걱정하던 홍남기 부총리가 평소 친한 김연수 병원장과 통화했고 남아 있던 특실에 입원했다”는 입장문을 냈을 뿐이다.
이처럼 코로나 확진자 상당수가 병실을 구하지 못해 다급한 상황에서, 또 고위공직자의 특권 논란이나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행태가 수십년째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부총리'라는 요직에 3년 넘게 앉아 있는 이의 인식이 매우 어처구니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곳간지기'를 자처하는 홍남기 부총리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고통을 겪은 수많은 이들을 외면한 그 중심에 서 있었다.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도 매우 '찔끔'한다거나, 재난지원금 지급조차 효과도 없는 '선별'을 고집하면서 사회적 갈등만 부추겼을 뿐이다.
특히 최근엔 기재부의 기초 업무인 세수·세입 계산을 무려 19조원이나 착오를 냈다. 예상보다 무려 19조원의 세금이 더 걷혔음에도, 이를 시민들에 즉각 돌려주지 않고 갚지 않아도 될 '국가 채무'를 갚겠다는 선언까지 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토 여론이 크게 높아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또 코로나와 맞서 싸우는 현장 의료진들은 병상 수나 의료인력 확충 등을 요청해왔지만, 기재부는 여전히 대응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그 중심에 홍남기 부총리가 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최악의 인사참사이자 민심이반의 결정적 원인이 '홍남기'라는 사실을 계속 부정하면서, 임기 끝까지 그를 감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