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코로나 감염 확진자수가 대폭 늘어나는 등, 그동안 잘 이겨내던 코로나 방역에도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여기에 정부가 '거리두기 강화'를 예고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미 지난 2년 가까이 막대한 손실을 본 이들을 제대로 지원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곳간지기'를 자처하며 '책상머리 정책'을 고집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기재부 관료들에 대한 성토가 쏟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며, 인사권자이자 여전히 홍남기 부총리 신뢰 입장을 밝힌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당연히 책임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00조원에 달하는 대대적인 재정 지원을 제안하고 나섰는데, 이는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제안한 것을 받아들인 것이기도 하다. 김종인 위원장이 '대선 이후 지원'이라고 황급히 물러서자, '즉각 논의해서 진행하자'고 받은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15일 방역 조치 강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피해에 대해 '선지원 후정산' 조치를 취하자고 제안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뒤 취재진에게 "상황이 개선되는가 싶다가 다시 방역이 강화되면 국민들, 그중 중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고통이 너무 클 수 있다"며 "'선지원 후정산 방식' 지원과 보상을 적절히 섞자"고 제안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금까지처럼 금융지원 아니라 재정지원 확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정부 재정지원이 취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는 견디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마침 윤석열 후보도 50조원 지원 말씀을 하셨고, 김종인 위원장도 100조원 지원을 말씀하신 상황이다. 정부의 결정 여지는 넓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마침 야당의 적극적인 주장도 있고, 저의 입장도 '지금까지 지원이 매우 적었다',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라 정부도 적극적으로 추경 편성으로 화답하길 기대한다"고 재정당국을 압박했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을 겨냥해선 "내년 5월부터는 이 나라 국정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정치집단인데, 앞에서는 지원을 대폭 늘리자고 하고 뒤에서는 지원 확대 방안 발목을 잡는 '이중행태'로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고 말씀드린다"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즉 '50조 지원' '100조 지원' 방안을 제시하고는 '한시가 급하니 당장 논의해서 진행하자'는 제안에는 김종인 위원장이 황급히 물러섰기 때문이다. 차기 정부 출범은 5개월이나 남았음에도, '집권하면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는 모호한 태도는 결국 말로만 하고 '안 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로 읽혀서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에선 이재명 후보의 제안을 뒷받침하고 나선 모습이다. 이날 출범한 대선후보 직속 공정시장위원회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초회복 정책패키지'를 내놨다.
공정시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용우 의원과 채이배 전 의원은 이날 출범식에서 "'일부에서 전부' '금융보다 재정지원' '사후보다 사전' 등 5가지 대원칙에 입각해 코로나19 보상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위원회는 "현행 사후 손실보상의 대상과 금액을 확대하면서 정부의 방역조치 실시와 동시에 지원하는 사전적 지원을 실시하겠다. 부족함이 있다면 사후정산으로 추가 손실보상을 해야 한다"며 "직접적인 재정지원을 금융지원이 불필요할 정도로 충분히 해야 한다. 금융지원은 현재의 어려움을 미래로 이연하는 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손실보상의 사전지원 및 사후정산, 자영업자의 부채상환 부담 완화 방안 마련, 폐업자영업자 생계비 지원, 자영업자 부실채권 매입, 방역장비 지원, 코로나19 대비 소상공인 손실보상 대비 기금, 실직자, 특수고용형태종사자, 플랫폼노동자 등의 소득보장 내용을 담은 정책패키지를 제안하며 총 100조원 가량의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 설명했다.
위원회는 재원방안 마련에 대해 "정부 예비비를 우선 사용하고,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10조~20조원, 세계잉여금 조정 등이 있다"며 "필요하다면 국채 등을 활용하여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과감한 지원책은 국가 '재정건전성'을 미신처럼 떠받들며 가파르게 늘어나는 '가계채무'를 외면하는 기재부 관료들과 그들을 대변하는 수구언론의 방패를 뚫어야 가능하다. 코로나로 인해 전혀 피해 입지 않은 관료들의 '책상머리 정책'을 과감하게 뚫을 수 있느냐는 것이, 결국 이번 대선 향방을 가르는데 핵심사항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