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상습적인 '허위 경력' 기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각종 범죄 논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상당부분은 탐사전문매체 '열린공감TV'에서 상세히 다룬 내용인데, 김건희씨가 현재 명백한 '영부인 후보'인 만큼 본격적인 검증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의 많은 세금이 들어갈 '영부인 후보'가 연루된 각종 범죄 의혹 검증이 본질임에도,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은 이른바 "김건희 씨에 대한 인격 살인과 마녀사냥을 중단하라"며 본질 물타기에 나섰다. 이들은 15일 성명에서 “현재 민주당이 자행하는 윤석열 후보 배우자에 대한 공격은 한 사람에 대한 치명적 인격 살인”이라며 "외모 비하, 독설, 모욕으로 한 인생을 난도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여성으로서 입에 담지 못한 가짜뉴스를 놓고 맞냐 틀리냐를 강요하고, 공개적으로 외모를 평가하고 사적 영역을 서슴없이 침범하고 있다”며 “근거 없는 소문을 확대 재생산해 마치 사실인 양 덧씌우는 수법이다. 저열하고 전형적인 프레임 공세”라고 목소릴 높였다.
이들은 “여성에 대한 이중성, 여성 비하 DNA로 가득한 민주당은 또다시 여성 인권을 유린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라며 "가짜뉴스를 확대 재생산하는 정치공세와 후보 배우자를 향한 무차별적 인권유린과 저열한 마녀사냥 공세를 즉각 중단하라”라고 요구했다.
즉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은 김건희씨가 '여성'임을 강조하며, 그에 대한 검증을 '여성에 대한 인신공격'이자 '사생활 침해'라고 강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본질은 우리의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영부인' 후보자가 연루된 수많은 범죄 의혹에 대한 검증이라는 것이며, '여성' '사생활' 등은 본질과 무관하다.
'영부인'은 청와대에서 사는 개인이 아니며 명백한 공직자 신분이다. 대통령 배우자의 경우 국가공식행사나 해외 순방 등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며 청와대 제2부속실의 보좌를 받는다. 청와대 제2부속실은 대통령 배우자의 의전 등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며, 비서실 직원과 경호원들이 대거 투입된다. 그만큼 국가의 핵심적인 일을 하는 공직자이기에 많은 세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특히 김건희씨가 연루된 범죄 의혹은 '사생활'로 넘어갈 영역이 아니다. 경력을 위조해서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면, 명백한 업무방해와 사기 등에 해당한다. 또 '주가조작' 연루 논란의 경우에도 피해를 입은 수많은 '개미 투자자'가 존재한다.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는 '개인사, 가정사'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건희씨를 향해 제기되는 '쥴리' 논란의 본질도 유흥업소 출입여부가 아닌 건설사 회장이나 고위직 검사 등 사회의 각종 유력 인사와 관계를 맺으면서, 그 권력을 뒷배로 삼아 막대한 재산을 형성하고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는 충격적인 '범죄' 의혹이라는 점이며 그 뿌리에 '쥴리' 논란이 있다는 것이다.
범죄 연루와 성별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누군가 피해를 입은 범죄를 저질렀다면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별과 무관하게 처벌받는 것이 당연하다. 범죄를 저지른 여성을 마땅히 처벌하자고 하는데, 뜬금없이 '여성 혐오, 여성 인권유린'이라고 우기면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이같은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의 '물타기'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건희씨 검증을 '마녀사냥'이라 왜곡하는 국민의힘 여성의원들, 상식적인 여성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맞받았다.
이수진 의원은 "민주당의 검증은 범죄행위들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기재 혐의와 주가조작 의혹, 코바나콘텐츠 불법 협찬 의혹을 향해 있다"며 "국민의힘 주장은 ‘여성’의 이름을 편의적으로 가져다 쓰면서 범죄의 진실을 피해가고자하는 꼼수에 불과하다. 그 궁색한 모양새가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수진 의원은 "대한민국 대다수의 상식적인 국민들은 결코 ‘돋보이고 싶어서’ 이력서를 허위로 작성하지 않는다. 위법하고 부도덕한 행위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 후보 배우자가 이력서에 거짓을 쓰고 다녔다는 사실과 그의 성별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수진 의원은 "김건희씨의 성별이 ‘여성’임을 내세워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정직하고 성실하게 구직활동을 하는 대다수 국민들, 특히 유리천장을 뚫어보려 노력하는 여성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국민의힘이 젠더이슈를 철저히 도구로밖에 보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수진 의원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여성들이 취업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절박한 마음으로 자신의 정직한 경력과 수상내역이 담긴 이력서를 수십, 수백 개 회사에 제출하고 있을 것"이라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노력하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모욕을 즉각 멈추라. 대선후보 배우자의 위법행위는 감쌀 대상이 아니라 검증 대상"이라고 촉구했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했던 정한도 용인시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여성 국회의원분들이 단체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여성인권을 유린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하신다"라며 "이제 더 이상 방어할 방법이 없나보다"라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