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단장을 맡은 김경진 전 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선이라는 게 있긴 있는가"라며 "이 분 같은 경우는 어쩌면 유전적으로 선이랄까 원칙이랄까 규정이랄까 이런 것들이 있나"라고 맹비난했다. '유전적'이라고까지 문제시하며 비난한 부분은 논란의 소지가 꽤 커보인다.
과거 광주를 지역구로 뒀었고 윤석열 후보와 같은 검사 출신인 김경진 전 의원은 15일 KBS '더라이브'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는 본심, 마음 속에 선이라는 게 없는 거 같다"며 "가령 무고죄, 검사자격 사칭으로 유죄판결 받았고 음주운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으로 유죄판결 받아 속칭 전과 몇 범"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경진 전 의원은 "유튜브 잘 뒤져보면 가장 가까운 형수에게 우리가 차마 방송에서 할 수 없는 욕설을 했다"며 '형수 욕설' 논란도 또 끄집어냈다.
그러나 검사사칭 논란의 경우 이재명 후보가 사칭을 한 것이 아니다. 지난 2002년 성남의 백궁·정자지구 부당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 이를 취재하던 KBS 시사고발프로그램 PD가 해당 토건 비리 사건을 수년 간 파헤쳐오던 이재명 후보에게 협조요청을 한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당시 해당 PD가 인허가권자인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에게 수사를 담당하던 검사 이름을 대고 통화를 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직접 사칭을 하지 않았지만 해당PD와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구속기소되기까지 했으며, 결국 공무원자격사칭 혐의로 벌금 150만원 형을 선고받았던 것이다. 이후 김병량 전 시장은 해당 특혜 비리 건으로 구속기소된 바 있다.
또 공무집행방해 건의 경우 공공의료기관인 '성남시의료원' 설립을 위해 싸운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002년 성남시립시립병원설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았고, 2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성남시 지방공사의료원 조례'를 시에 발의했다.
그러나 2004년 3월 성남시의회는 불과 1분도 안 되어 이를 부결시켰고, 이재명 후보가 당시 본회의장에서 '날치기'라며 항의하다가 이같은 죄목이 붙었던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이 되면서 '성남시의료원' 건립이 추진됐고, 여러 난관 끝에 지난해 7월 개원식을 가졌다.
즉 이 두 가지 건은 이재명 후보가 시민들을 위한 '공익적 행동'을 하다 벌어진 일인 만큼, 개인 비리와는 전혀 무관하다. 이재명 후보는 1회 있었던 음주운전 건에서는 수차례 이미 사과한 바 있다.
또 지난 2014년부터 수없이 꺼내드는 '형수 욕설' 건의 경우도, 이재명 후보의 셋째형이 어머니에게 패륜적 발언을 하고 협박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설명이다. 발단은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당선되자, 형이 시정에 개입하려고 했고 자신이 이를 차단하려다 생긴 가슴 아픈 가정사라는 것이다.
공개된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의 셋째형이 '어머니의 집 등에 불을 질러버리겠다' '어머니를 칼로 쑤셔 버리고 싶다'는 취지로 패륜적 발언을 했고, 이에 이재명 후보가 항의하기 위해 전화하자 형수가 자신의 남편에 발언에 '철학적 사상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동조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격분한 이재명 후보가 "당신 아들이 당신에게 'XX를 찢겠다'고 하면 당신은 어떤 심정이겠느냐"라며 돌려줬는데, 여기서 녹음된 일부 파일이 왜곡돼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핵심은 이같은 전후 맥락을 모두 빼버리고, '편집된 욕설' 부분만 끊임없이 재탕삼탕하며 마치 이재명 후보가 패륜을 저지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경진 전 의원은 "최근에는 윤석열 후보가 50조원 소상공인 지원하자니까 이재명 후보 처음 반응이 뭐였냐면 포퓰리즘이라고 했다가 내가 먼저 받겠다(고 했고), 기본소득도 하겠다고 했다가 당내 경선과정에서 '나라 들어먹는다'라고 하니까 국민들이 원하면 하겠다(고 했다)"며 "탈원전인지 감원전인지. 전국민재난지원금도 50만원 하다가 분위기가 아니니까 30만원으로 깎아서 하겠다고 하다가 없는 걸로 하겠다. 말바꾸기 심하다"라고 지적했다.
김경진 전 의원은 "(이재명 후보는)이게 모든 것에서 나타나는 것이라 어쩌면 유전적으로 선이랄까 원칙이랄까 규정이랄까 이런 것들이 있나"라며 "그래서 이 분(이재명 후보)은 지도자로서 굉장히 부적합하지 않느냐"라고 비난했다.
이같은 '유전적' 비난 발언에 대해, 함께 출연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야를 떠나서 그래도 집권여당과 제1야당 대선후보면, 그 대선후보를 평가하는 데 있어 상대진영이든 어디든 간에 기본적인 넘지 말아야 할 선과 정치적 발언이 있다"며 "그런 식으로 유전자적으로, 인격과 품성을 말하면 선을 넘는 발언"이라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