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숙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경력 조작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여전히 대국민 사과마저 '검토' 한다고 발을 빼고 있고 김건희씨는 "사과할 의향이 있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김씨의 가짜 이력 의혹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지만 윤석열 부부의 '간보기 사과'로 부정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윤 후보는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화상 간담회에 참석한 후 취재진에게 "어떤 결론이 나든 국민이 기대하는 그런 눈높이와 수준에 미흡한 점에 대해서는 저나 제 처나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라고 김건희 허위 이력에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윤 후보는 "(민주당에) 공세에 빌미라도 준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제 내용에 대해선 저희들이 조금 더 확인해보고 나중에 사과를 드리겠다"라고 끝까지 사죄에 대해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

또 김씨의 허위 이력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음에도 윤 후보는 "내용이 조금 더 정확히 밝혀지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점은 인정한다' 하면서 사과해야 한다"라며 "이런 것들을 잘 모르면서 그냥 사과한단 것도 좀 그렇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김씨의 허위이력 논란이 터졌을때부터 되려 자신이 격분하면서 "내로남불" 지적이 이어졌다. 윤 후보가 변명으로 둘러대는 이날 '한겨레' 단독으로 김건희씨의 허위 수상 이력과 허위 경력 이력 2건이 연달아 터졌다.

지난 2001년 김건희씨가 한림성심대학교 강사 임용을 위해 제출한 이력서에 미술 공모전 수상 이력을 허위로 작성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근무 이력 허위 기재에 이어 미술 공모전 수상 경력까지 허위로 이력서에 적은 의혹이 드러나면서 김씨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김씨가 수상 이력을 적은 전후인 1994년, 1996년 미술세계대상전 입상자 명단도 확인했지만, 김씨의 이름을 확인할 수 없었다. 김씨는 이같은 이력서를 제출한 뒤 한림성심대에 임용되어 2001년 2월부터 2004년 2월까지 컴퓨터응용과 시간강사로 근무했다.

뿐만 아니라 김씨가 지난 2003년 작가로 출품했던 전시회 도록에 자신의 전시 경력을 실으면서 ‘삼성미술관 기획전시’에 참여했다는 '허위 내용'을 기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씨가 미술판에서 작가로 활동하던 지난 2003년 8월 본명(김명신)으로 출품했던 ‘신체적 풍경’전의 도록 관련 자료를 최근 입수했다. 도록을 보면, 이 전시는 그해 8월19~31일 인천예총 문화회관에서 열렸던 ‘2003 인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의 딸림 행사로, 작가 38명이 참여했다.

당시 출품 작가들은 전시회 도록에 자신의 주요 출품작 도판과 학력, 수상 및 전시 경력을 기재했는데, 김씨는 ‘수상 및 전시 경력’ 맨 위에 ‘2003년 ‘Portrate’전 삼성미술관 기획’이라고 명기해놓았다.

그러나 삼성미술관이란 명칭은 삼성가가 2004년 10월 서울 한남동에 삼성미술관 리움을 개관한 뒤부터 대외적인 공식 표기에 쓰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 삼성의 미술기관 명칭은 ‘호암갤러리’ ‘호암미술관’이었다.

삼성미술관 리움 관계자는 한겨레에 “(김씨가 도록에 적은 2003년 전시를) 개최한 사실 자체가 없고, 리움 개관 전에 삼성미술관 명칭을 대외적으로 쓴 적도 없다”고 밝혔다. 삼성가 사정에 밝은 미술계 한 관계자도 “삼성가의 전시 운영 내력과 스타일을 보더라도 김씨가 기재한 전시 경력은 성립될 수 없다. 전시 제목의 영문 철자도 이상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건희씨는 매체와의 통화에서 “당시 성남 분당에 있는 삼성플라자(현 AK플라자 백화점 분당점) 건물 내부 갤러리에서 전시를 했던 것”이라고 '삼성미술관 기획' 전시 이력과는 딴판인 해명을 내놨다.

이렇게 김씨의 조작 이력이 드러나면서 윤 후보가 "공정과 상식, 정의를 외칠 수 있냐"라는 지적과 함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향했던 잣대를 그대로 들이대야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같은당 이언주 전 의원도 SNS를 통해 “조국이 심판 받았듯 우리도 잘못이 있으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라고 윤석열 부부의 내로남불 태도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