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지난 1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강릉 방문 당시 불거진 권성동 의원의 성희롱 의혹 진실공방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밤 11시부터 진행된 술자리에는 윤 후보와 권 의원, 이준석 대표와 김은혜 의원 등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TV조선 박성제 정치부 기자를 비롯해 중앙지 기자들 6명도 이날 동행 취재단으로 참석해 가장 가까이서 현장을 지켜본 목격자들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이들이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지 않아 권성동 의원의 일방적 해명만 받아쓴 기사들만 넘쳐나 어긋난 '기자 카르텔'이 견고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민철, 오영환, 임호선 의원 등은 권 의원의 성희롱 진상 파악에 나서 직접 강릉경찰서를 찾아 "철저한 진상규명과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앞서 의원들은 경찰서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희롱 의혹뿐 아니라 참석자들의 방역수칙 위반과 선거법 위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일 코로나19로 비상시국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심야까지 술자리로 물의를 일으키는 게 윤석열 캠프의 선거운동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국민적 시각에서 볼 때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 감싸기라는 말 외에는 따로 설명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의원들은 권 의원 주장 대로 '부인이 미인, 결혼을 잘했다'는 덕담만 했는지 '안다리 잘 걸었네' 성희롱 발언을 했는지 확인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이날 강릉경찰서장을 만나 사건 당일의 112신고 녹취록 공개를 요구했지만 개인정보보호 등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해 실세 '윤핵관 편들기'라는 지적이다.
김민철 의원은 "저희가 개인정보를 달라는 게 아니라 그 부분을 빼고, 거기에 어떤 부분에 대해서 한두 가지를 물어봐도 확인해줄 수가 없다, 이런 답변으로 일관했다"라고 경찰의 무성의를 지적했다.
민주당은 "112 신고 녹취록 공개를 강하게 요구해 '검토해보겠다'는 경찰의 답변을 들었고, 선거법과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술자리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시점에서 기자 포함 10명 안팎의 인원이 술집 세 곳을 나눠 술판을 벌인 것으로 방역수칙 위반 논란이 나온다. 또한 이날 술값은 일행 중 어느 누구도 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전남 목포 밥값에 이어 윤 후보측의 선거법위반이 재점화되고 있다.
"TV조선 박성제 기자 확인 전화 바로 끊어"
'열린공감TV'는 지난 14일 방송을 통해 권 의원이 성적인 언동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한 부적절한 말을 처음 보는 유권자에게 건네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한 사실을 목격자 증언을 통해 확인했다”라며 “본인의 언행으로 유권자에게 불쾌감을 줬다면 사과부터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충고했다.
이날 방송에서 진행을 맡은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는 "취재진으로 참석한 기자 6명 모두 중앙지 기자들이었는데 정작 지역현안과 민심 청취를 위해 적극 만나야 할 지역 기자들을 외면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당시 권 의원의 부적절한 언행은 20여명이 술을 마시던 호프집에서 있었고 피해 여성이 권 의원이 자리를 뜬 후 남편에게 불쾌감을 전달 이에 격분한 남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경찰 12명이 출동하게 된 것이라며 평소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인 권 의원의 부족한 성인지 감수성이 부지불식간에 표출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매체는 "권 의원의 얼굴 외모 평가는 엄밀하게는 성희롱에 해당될 수 있다"라며 "더욱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은 매우 부적절한 것으로 이를 확인키 위해 당시 자리에 동석했던 TV조선 박성제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자마자 바로 끊었다"라고 전했다.
국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권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는 악의적 공격"이라며 "저는 기자분들과 동석한 자리에서 부부를 대상으로 성희롱이나 추행을 한 사실이 없다. 제가 자리를 뜰 때까지 아무런 실랑이가 전혀 없었다”라고 해명하면서 법적조치를 예고했다.
이에 열공TV는 "명백한 사실에도 불구 악의적인 공작이라며 강력한 법적 조치 운운한 것은 불리한 언론보도에 대한 통제 의도가 다분하다"라며 "주변 탐문 결과 피해 당사자의 신원이 노출되어 공유되고 손을 좀 봐야겠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국힘 측은 권 의원의 이날 발언 내용에 대해서 '한 적이 없다'고 명확하게 답하지는 않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성희롱 피해 신고자는 아직 권 의원을 고소하지 않아 권 의원 측이 신고자를 자극해 판을 키우려 하지 않으려 한다는 얘기도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