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장모 최은순씨가 도처에 광대한 토지를 보유해 재산증식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허위 경력 기재 혐의를 받고 있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만원 '편법 건강보험료'도 도마위에 올랐다.
18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최은순씨는 전국 각지에 확인된 부동산만 23곳으로 어마어마한 땅을 보유했다. 이외에도 차명소유 의혹의 땅도 드러난바 있다. 이날 민주당은 최씨의 압류 부동산 현황을 공개했는데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아 모두 압류된 상태다.
민주당은 이날 최씨의 부동산 소유 목적과 재산 증식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최씨는 앞서 부동산 압류를 피하기 위해 20억 상당의 토지를 외손주에게 증여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올해 12월 기준 건강보험공단은 서울시 강동구 암사동, 송파동, 강원도 속초시 장사동의 주택 3채를 비롯해 경기 남양주, 경기 양평, 강원 동해시, 충북 음성, 충남 당진 등 전국 23곳의 최씨 소유 부동산을 압류했다. 또한 경기 성남시 중원구청은 남양주시 토지와 잠실 아르누보팰리스 아파트를 압류한 상태다.
지난 2008년에는 송파세무서가 최씨의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5필지를 압류했고, 2003년에는 천안세무서에서 같은 토지를 압류했었다.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단장 김병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씨는 서울, 경기, 강원, 충청 등지의 주택 및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다"라며 "이들 부동산 중 지방자치단체나 건강보험공단에서 압류한 부동산이 전국 각지 23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TF단장을 맡고 있는 김병기 의원은 "TF가 확인한 부동산만 23곳인데 그 외 얼마나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지, 최씨가 실제 거주하거나 생활 터전으로 삼을 만한 곳이 아님에도 이렇게까지 많은 부동산을 소유한 이유가 궁금하다"라며 광활한 토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일탈 행위도 저지르지 않았는지 해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자산가 최씨가 정작 납부해야 할 세금과 과징금은 미납하고 있는데, 윤석열 후보에게 사심 없는 부동산 정책과 과세 정책을 기대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 후보는 김건희 일가의 부동산 소유 목적과 재산 증식 과정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 대통령 후보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 중앙선대위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최씨 소유의 부동산이 압류된 것은 현재 재판 중인 '요양급여 지급', '명의신탁' 관련해 부과된 것으로 모두 혐의를 다투고 있다"라며 "무죄가 선고될 경우 당연히 압류가 해제될 것이고 만약 법원 판결이 확정될 경우 그 금액을 성실히 납부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씨는 마땅히 대선후보의 장모로서 세금 납부를 선도해야 할 처지에 법원 판결의 무죄를 기대하면서 압류 해제를 기다리고 있고 혹여 판결이 확정되면 그때가서 체납액을 납부한다는 조건을 걸고 있어 윤 후보측의 해명에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건희 이명박 판박이..?"
60억대 자산 규모에 비해 월 7만원에 불과한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김건희씨가 재산이 아닌 급여를 기준으로 책정되는 직장가입자의 이점을 악용해 사실상 탈세 수법을 답습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보건복지위원들은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김건희씨는 ‘주식회사 코바나 컨텐츠’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2014년~2017년까지 건강보험료를 월 7만원 수준으로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고액자산가들이 보험료를 인하한다면 결국 그 부담은 고스란히 일반 국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이것이 과연 윤석열식 공정이며 정의인가?”라고 따졌다.
관련해 이양수 국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씨는 코바나컨텐츠를 설립한 후 10년 넘게 적자를 봐가며 세계적 전시를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직원과 함께 노력했다”라며 “회사 자금이 여의치 않아도 직원들 월급을 줘야 해서 김 대표이사의 월급은 200만원으로 책정했고 그에 맞춰 공단이 부과한 건보료를 성실히 납부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조응천 의원은 16일 SNS를 통해 "윤석열 후보에게 60억대 자산가 김건희씨의 건강보험료 월7만원은 공정한가"라고 물었다.
조 의원은 "지역가입자는 재산 규모에 따라 건강보험료가 산정되는데 많은 재력가들이 '1인 법인'을 만들어 직장가입자로 둔갑을 하고 비상식적 소액으로 책정한 월급여액을 기준으로 제세공과금을 납부한다"라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2017년만 보면, 김건희씨는 월 7만973원의 건강보험료를 납부했지만, 당시 김건희씨의 재산은 양평 땅을 비롯한 건물 예금, 채권 등 62억 원에 이르렀다"라며 "만약 지역가입자라면 재산기준으로 김 씨가 납부해야할 건강보험료는 월 37만4650원(연 450만원)으로 추정되는데 81% 축소 납부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도 175억원 상당을 가진 고액 자산가로 월 100만원 이상의 건보료를 내야했지만 자신 소유의 영포빌딩에 '대명기업'이라는 소규모 건물관리회사를 만들고 자신을 대표이사로 등재하는 방법으로 월 2만원대의 건보료를 납부(2000 ~ 2002년)해 '허위 소득신고' 및 꼼수라는 비난에 직면한 바 있었다"라며 "김씨 또한 이 전 대통령 사례와 판박이인 꼼수"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유리지갑 직장인들은 매년 오르는 건강보험료를 속수무책으로 감당해야 하고, 코로나로 신음하는 자영업자들은 공시지가상승 등 별의별 이유로 천정부지로 오르는 지역보험료 상승에 어이없어하고 있는데 60억대 자산가는 '대표이사 찬스', '엄마 찬스'를 써서 월 7만원의 건보료만 납부했다면 이걸 두고 어느 국민이 공정이라고 생각하겠느냐"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윤 후보가 건강보험료 개편 방향을 '소득 중심'으로 잡은 것 역시 문제로 제기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왜 국민이 건보료 폭탄을 맞아야 하느냐”라며 “부과체계를 소득 중심 방향으로 점차 개편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아예 대놓고 김건희씨 같은 재력가를 봐주자는 것인가"라며 "지역과 직장 건강보험료의 형평을 논하기 전에 배우자의 건보료부터 공정한지 들여다봐야 마땅하다"라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