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공보단장 조수진 의원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민의힘 내홍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 대표가 조 의원의 거취 표명과 관계없이, 상임선대위원장직을 그만두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 대표는 21일 오후 4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윤석열 대선후보와 울산 합의 18일만에 갈등이 봉합되는 듯 했지만 '이준석 왕따설'까지 다시 떠오르면서 국힘의 난장판이 재연되고 있다.
특히 윤석열 후보는 이날 둘 사이의 충돌에 대해 “어떻게 일사분란하게 하겠나.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조 의원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사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관련해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건 사실상 조수진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회사로 따지면, 대리가 부장을 치받았는데 사장님이 '그렇게 싸우면서 크는 거야'라고 말한 셈이다. 부장이 사표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내다 봤다.
그러면서 "이준석이 오늘 아침 '조수진이 그만두지 않으면 내가 그만두겠다'고 최후통첩을 한 심리가 이해가 된다"라며 "이번 갈등도 지난번 ‘울산 술판’처럼 술로 해결될 수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하지만 윤석열의 지지율이 더 떨어지면 국민의힘은 친尹 대 비尹(더 나가면 반尹)의 갈등으로 비화할 것으로 '윤석열의 관리 능력'이 다시 한번 심판대에 올랐다"라고 짚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MBC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조수진 의원을 겨냥해 "오늘 아침 조롱조로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 한 줄 들어있는 변명을 올린 걸 보고, 자기가 내려놓는가와 관계없이 계선에 아무 의미없는 자리는 던지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휘체계상 아무 의미없는 자리라고 조수진 단장이 선언했으니, 상임선대위원장을 그만둔다는 거"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조 의원이 올린 사과 글을 두고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를 해놓은 것 보니 기가 찬다"라며, "후보자 배우자 문제도 이런 수준으로 언론 대응을 하나. 더 크게 문제 삼기 전에 깔끔하게 거취표명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대표와 조 의원은 전날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대응 문제를 놓고 고성이 오가는 충돌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조 의원은 "내가 왜 대표 말을 듣나. 난 후보 말만 듣는다"라고 해 사실상 이준석 대표의 존재 자체를 패싱하는 항명파동을 일으켰다.
장제원 "이준석 옹졸한 자기 정치"
윤석열 후보의 측근이지만 아들 장용준씨 문제로 일선에서 물러난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합지졸이 따로 없다”라고 두사람을 지적했지만 비난의 강도는 이준석 대표에게 더 셌다.
장 의원은 이날 “최근 선대위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직설적 비판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돼 한 마디 한다”라며 "당 선대위가 후보를 위한 선대위인지 자기 정치를 위한 선대위인지 기가 찰 따름이다. 당 대표와 공보단장이 이틀째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겨냥해 “티끌만한 억울함도 감내하지 못하겠다는 당 대표의 옹졸한 자기정치가 선대위를 얼마나 이기적으로 만들고 있는지 알아야한다”라며 “후보를 위해, 선대위 조직의 안정을 위해 조그만 억울함이나 답답함은 인내하며 구성원들을 다독거리면서 가면 안되느냐”라고 주문했다.
장 의원은 또 임태희 선대위 총괄상황본부장도 겨냥해 “총괄상황본부장이라는 분은 선대위에 들어오자마자 ‘사모님이 커텐 뒤에 숨어서 내조한다’고 말했다”라며 “어처구니가 없다. 어떤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느냐”라고 조수진 의원의 입장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