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학력과 허위경력 혐의 등은 과거 '신정아 학력위조 사건'과 판박이 사례로 최근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신정아 게이트'로 불릴 만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신정아씨가 학력위조로 여러 대학의 시간강사 자리에 올랐던 사건을 윤 후보가 수사한 사실과 강압수사 의혹이 재점화되고 있다.

'공정'과 '상식'을 외치며 대권주자로 나선 윤 후보가 부인 김건희씨 앞에서는 대응이 완전 딴판으로 내로남불 비판이 터져 나온다. 아울러 당시 신정아 사건을 대서특필했던 조선일보가 작금의 김건희씨 관련 불리한 보도에는 침묵한다는 지적이다.

윤 후보는 지난 2007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근무하던 시절 '신정아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서부지검에 파견돼 업무방해 유죄를 이끌어냈다. 신정아씨는 당시 학위를 허위로 기재한 이력서를 제출해 여러 대학에서 시간강사 등으로 임용됐다.

당시 검찰은 신씨가 학력을 사칭해 4개 대학의 시간강사 채용과 동국대 전임교원 모집에 응시해 이들 대학의 정상적 임용 과정을 방해했다면서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아울러 거짓 이력을 바탕으로 광주비엔날레예술감독 모집에 지원해 예술감독으로 내정된 데 대해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한 차례 기각 끝에 신정아씨에게 사문서위조와 위조 사문서 행사,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업무상 횡령, 알선수재 혐의 등을 추가로 적용했고,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신씨는 1년 6개월의 징역을 확정받고 영등포 구치소에 수감됐다. 2011년 신씨는 자서전 '4001'을 출간하고 검찰 수사를 받던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썼다.

"본격적인 조사는 학력위조에 관한 것부터였다. 검사는 내게서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자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질러댔다. 어떤 대목에서는 비아냥거리기도 하고 손가락질도 해댔다. 검사는 내가 학위를 위조했다는 것만 시인하라고 했다. 그러면 일이 금방 끝난다고 했다. 나는 잘못은 하긴 했지만 위조를 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중략) 검사는 대한민국 검찰이 그렇게 호락호락해 보이냐면서 계속 이런 식이면 평생 감방에서 썩게 하겠다고 했다"

김건희씨 사례도 신정아씨 사례와 거의 흡사하다. 교원 임용시 허위 이력을 제출하는 행위는 사문서위조 및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 윤 후보는 당시 신씨를 업무방해죄 유죄를 때렸지만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학력과 허위경력 등으로 시간강사를 꿰찬것을 두고서는 '관행과 현실'을 운운하며 이중잣대를 들이대 내로남불 역풍을 불러오면서 '윤석열의 적은 윤석열'이라는 조롱이 나온다.

앞서 윤 후보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힘 당사에 들어가면서 김씨 관련 질문을 받자 “시간강사는 공개채용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런 현실을 잘 보시라. 저쪽(여권)에서 떠드는 걸 듣지만 하지 말라”고 기자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벌컥 역정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07년에는 윤 후보를 포함한 ‘신정아 사건’ 검찰 수사팀은 신정아씨가 시간강사 출강을 위해 서류를 위조한 행위, 위조한 서류를 제출한 행위에 대해 사문서 위조죄, 위조 사문서 행사죄를 적용했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역시 허위 이력서로 시간강사 자리에 지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따라서 김씨의 행위가 허위 이력으로 시간강사에 지원한 신정아씨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다. 공소시효를 떠나 김씨가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업무방해를 저질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SNS를 통해 관련기사를 공유하면서 윤 후보를 겨냥해 "이러고도 여전히 혓바닥이 길다"라고 했다. 윤 후보가 부인 김씨의 혐의에는 온갖 황당한 감언으로 국민을 기망하고 과거 같은 사례의 신정아씨에게는 엄격한 법적용을 들이댄 것을 꼬집은 것이다.

다음 차례는 윤석열?

지성용 신부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허위학력은 유죄 라고 신정아에게 칼을 휘두르던 공정과 상식이 정작 자기 아내의 허위 학력. 이력. 부조리와 불의, 총체적 문제에 있어서는 '부분적으로는 문제가 있을지 몰라도 전체적으로는 문제없음' 정도로 말하는 공정?"이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문제는 이러한 객관적인 사실을 두고도 윤을 지지하는.....설문지라해도 30프로 40프로의 국민들이다. 주변에서 윤를 대 놓고 지지하는 사람 하나를 볼 수 없다"라고 여론조사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요사이 '무능하고 무책임한 문재인정부' 라는 말을 많이한다"라며 "그래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고 기수를 파괴해 가며 검찰총장 벼락출세를 시켜준 임명권자를 무능하다 욕하고 다닌다면 인간적으로 보더라도 배신을 뛰어넘는 비열하고 비열한 인간 말종이다. 이런 신의 없는 자를 우리가 어떻게 믿고 나라를 맡길텐가!"라고 힐난했다.

그는 "윤핵관, 측근이라는 자들은 사실 이전에 윤석열을 공격하던 사람들 아닌가! 안다리 권성동이나 찐따 김진태가 검증단의 책임을 맡고 있으니 다음 차례는 본인이다. 쓰라린 배신의 칼을 받아야 할 날이 멀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17일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을 파고들며 조응천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김씨의 허위 이력을 언급하며 "시간강사 혹은 겸임교수 들어가시면서 (허위) 학력 또 이력, 수상 이게 반복적으로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원은 '신정아 학력 위조 사건'과 비교하며 "그때 윤 후보가 수사를 했다. 그때 난리가 났었는데 그것보다 (허위 이력이) 훨씬 더 많다"며 "개인적으로는 혹시 리플리 증후군이 아닌가 할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