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국민의힘 의원 66명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아들의 고려대 입학 과정에 대한 불공정 의혹을 제기했다가, 결국 착오가 있었음을 인정하며 꼬리를 내렸다. 민주당 측에선 국민의힘에서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를 한 만큼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며, 윤석열 후보의 공식사과도 촉구했다.
앞서 지난 27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66명은 국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재명 후보 장남 동호씨에 대한 입시비리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성명을 발표한 정경희 의원은 “동호 씨는 성남시 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수 끝에 수시 특별전형으로 고려대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삼수생인데다 알려진 해외 체류 경력이 없는 동호씨가 탁월한 외국어 능력을 바탕으로 선발하는 수시 특별전형에 당시 50대1 가까운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경영학과에 진학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이재명 후보 장남이 '세계선도인재전형'을 통해 고려대에 입학했다고 문제 제기한 것이다. 국민의힘 이재명비리 국민검증특위(단장 김진태 전 의원)는 이같은 의혹을 이틀 뒤인 29일 고려대에 공개 질의서로 보냈다고 밝혔다.
국민검증특위는 또 이재명 후보의 차남인 윤호씨에 대해서도 "2013년 고려대 경제학과에 특별전형을 통해 입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 인터뷰에 의하면 차남이 TV에서 영화 '완득이'를 시청했는데, 그 과정에서 이 후보와 다문화에 관한 토론을 했고 아주 공교롭게도 다음날 면접시험 주제로 다문화가 나왔다고 했다"며 추가로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검증특위는 "이재명 후보 두 아들의 입시가 매우 불투명하게 진행된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고려대에 두 아들의 전형 방법과 평가, 심사과정 등에 대해 공개질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후 국민검증특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질의서 중 사실과 다른 점이 있어 바로잡고자 한다"며 착오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특위는 "이재명 후보의 장남이 고려대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입학했다고 주장했는데 사실은 '수시 일반전형'으로 입학했다"며 "차남도 고려대 경제학과가 아닌 정경대학으로 입학해 2학년 때 행정학과로 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착오를 시인했다.
이에 대해 권혁기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선대위가 허위사실 유포를 인정했다"며 "그러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착오가 있었다며 유감을 표명하는 것은 변명이자 반성도 사과도 아니다"라며 "윤석열 후보와 선대위 차원에서 공식적인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공동성명에 참여했던 국민의힘 의원 66명의 명단을 한 명씩 거론한 뒤, "이제 책임을 질 시간"이라고 촉구했다.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페이스북에서 "대학입시는 대단히 민감한 문제다. 기본적인 팩트체크도 하지 않고 던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만큼 급하다는 반증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근택 대변인은 "의혹을 제기할 때는 국회의원 66명이 실명으로 했다. 팩트가 틀려서 유감을 표할 때는 특위 명의로 하고 있다"며 "이게 66명이 해명한 것인가? 해명을 한다고 죄가 없어지나"라고 따져물었다.
앞서 권혁기 부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후보 장남에 대해 "2012년도 대입 당시 고려대 일반 수시전형으로 합격했다"며 "삼수를 하고 특별전형으로 입학했다는 주장은 명백히 가짜"라고 밝혔다. 그는 "논술뿐 아니라 수능에서 언어와 수리(나), 외국어, 사탐 등 과목에서 1등급을 맞아 최저학력기준 조건에 모두 충족해 최종합격했다"라고 설명했다.
권혁기 부단장은 이재명 후보 차남에 대해서도 "2013년도 대입 당시 고려대 '수시 국제전형' 정경대학에 지원했고, 2학년 때 행정학과로 결정됐다"며 '경제학과' 입학이 사실이 아니라고 짚었다. 결국 이를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국민의힘 측에서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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