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천호기자] 이명박 전대통령의 반박 일주일도 안됐는데, 검찰 수사 MB 턱밑까지와 측근들에 이어 이제는 친형과 조카까지 조사중 이다. 다스(DAS) 실소유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 부자였다는 것을 암시하는 이동형 부사장의 통화 내용이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다스 전직 직원과 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통화에서 이 부사장은 자신과 이상은 회장이 희생당했다고 주장하는가하면, 이 전 대통령 부자가 다스 운영을 좌우한 정황을 토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주변 인물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24일 MBC 보도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다스에 입사해 우회 상속 방식으로 빠르게 승진을 하며 입지를 넓혀나가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총 36분 가량의 두차례 통화에서 이 부사장은 "아버님(이상은)이 시형이하고 MB를 싫어해서 그런 게 아니잖아. MB하고 좀 다치지 않기 위해서 좀 천천히 승진해라"며 이씨의 존재가 부각되는 것과 관련해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인 김윤옥 여사의 소환도 임박한 가운데 지금 추세대로라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 시기도 생각보다 빨라질 것 같다.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이자 '상왕'이라 불린 실세, 이상득 전 의원 이 전 의원의 집을 압수수색한 지 단 하루만에 검찰은 소환을 통보하며 수사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조카인 이동형 다스 부사장까지 불러 피의자 조사를 벌였다. 또한 "나도 회장님(이상은)이 살아계시는데 이런 꼴을 당하니까 내가 울분이 터지지만 이 얘기를 회장님한테 하지 못하는 게 마음이 아프다"며 "어차피 희생하는 거잖아, 회장님도 희생했잖아"라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신학수 다스 감사가 이 부사장에게 사표를 권한 정황도 나온다. 이 부사장은 통화에서 "신 감사가 솔직히 말해서 시형이 편이지"라며 "내게 '그건 아무개하고 동형이 문제니까 이 건은 이 부사장이 사표 쓰면 되는 것인데' 회사에서 이렇게 얘기할 때 기분이 좋겠느냐"고 하소연했다. 현정부와 검찰을 겨냥한 지난주 이 전 대통령의 반박 성명 이후, 수사는 이처럼 눈에띄게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표적수사라는 주장에 "사법질서에 대한 부정"이라는 프레임이 형성되면서 검찰은 전직 대통령 수사에 대한 심리적 부담까지 덜었다.
측근들의 진술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검찰로서는 청신호이다. '키맨'으로 꼽히는 김희중 전 부속실장은 김윤옥 여사의 국정원 돈 1억원 수수 정황을 두고 김 여사의 전 행정관과 대질신문을 받았고, 구속된 'MB 집사' 김백준 전 기획관은 일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사촌동생(이시형)이 형(이동형)을 해코지하고 형을 나가라고 해도 내가 똑같은 놈이 되면 안 된다는 얘기야"라며 "지금 당장 내가 나갈 순 없는데 내년 몇 년 걸려서 나가는 건 좋은데, 이런 식으로 나가면 안 되잖아 분명히"라고 덧붙였다.
해당 보도는 이같은 통화내용이 아버지인 이상은 회장이 다스 지분 47.26%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 부사장이 아닌 이씨가 회사의 실권을 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황이라 해석했다. 검찰은 역시 국정원 돈 사적유용 의혹에 휩싸인 김윤옥 여사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 역시 예상보다 빨리, 이르면 다음달 초쯤 이뤄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추가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 통화에서 이 부사장은 현재 이상은 회장과 공동대표인 강경호 사장이 'MB한테 얘기 들었다. 감을 잡았다. 나도 옷을 벗어야 할 것 같다'고 한 말을 전하며 이 전 대통령이 공동대표에게 물러나라는 압박을 할 정도로 개입한 정황도 밝혔다. 이 부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동부지검에 꾸려진 다스 횡령 의혹 관련 고발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의 소환에 응하며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버지(이상은)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