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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배우 성추행’ 확산, 연극 대부 이윤택, '미투'..
사회

연극계 ‘배우 성추행’ 확산, 연극 대부 이윤택, '미투' 폭로…"활동 중단

문지혜 기자 입력 2018/02/15 05:26 수정 2018.02.15 05:46
▲사진: 김수희 대표의 페이스북글 캡처

[뉴스프리존=문지혜기자] 미투 운동이 연극계에도 번지고 있다. 연극배우 이명행씨가 과거 성추행 논란이 불거져 출연 중인 연극에서 중도하차한 데 이어 이번에는 연극계 거장인 이윤택 연출가의 ‘배우 성추행’ 사실이 폭로됐다.

이윤택 연출도 잠정 활동 중단을 피력했다. 연극계 대표 연출가인 이윤택 감독이 성추행했던 사실이 폭로돼,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 감독은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한다고 했다.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10여 년 전 연극''오구'의 지방공연에 배우로 참여했는데 당시 연출가가 여관방으로 불러서 안마를 시키며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김 대표는 글에서 “여관방 인터폰이 울렸다. 밤이었다. 내가 받았고 전화 건 이는 연출이었다. 자기 방 호수를 말하며 지금 오라고 했다. 왜 부르는지 단박에 알았다. 안마를 하러 오라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안갈 수 없었다. 그 당시 그는 내가 속한 세상의 왕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가 누워있었다. 예상대로 안마를 시켰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가 갑자기 바지를 내렸다”고 적었다. 김 대표는 이후 이 연출가가 자신을 성추행했고, 자신은 ‘더는 못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방을 나왔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지금도 말 못하고 고민하고 있을 많은 연극 동지들에게 괜찮다고 힘들어하지 말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이후 "그를 마주치게 될 때마다 나는 도망 다녔다. 무섭고 끔찍했다"며 한동안 겪었던 정신적 충격도 털어놓았다.

김 대표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metoo’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10여년 전 ‘오구’라는 작품으로 지방 공연을 할 때 자신이 직접 겪었던 성추행 피해를 폭로했다. 김 대표는 그 이후 자신의 감정을 진솔하게 드러냈다. 이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라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이씨가 2015년 국립극단에서 ‘문제적 인간 연산’ 작품을 준비하던 중 직원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당시 국립극단은 공론화를 원치 않는 피해자 의견을 존중해 이씨를 이후 작품에서 배제했다. 국립극단은 그 사건 직후 모든 연출·배우·스태프들과 체결하는 계약서에 ‘성추행이나 성폭행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계약을 즉시 해지한다’는 내용의 문구를 새로 넣고, 확약을 받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 사건 이후 국립극단은 지금까지도 이씨와의 모든 작품 활동을 내부적으로 금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연출가의 실명 대신 '내가 속한 세상의 왕'이었다고 표현했는데 성폭력 가해자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당시 '오구'를 연출했던 이윤택 감독이 나서서 잘못을 인정했다. 이윤택 감독은 한 언론을 통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스스로 벌을 달게 받겠다"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김 대표의 폭로와 함께 이 감독의 비슷한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국립극단 출신의 한 배우는 “그가 연극판에서 신화적인 존재처럼 여겨지지만, 작품과 별개로 그에게 피해를 본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배우는 “밀양연극촌에서도 이 연출가의 여러 추문이 많이 들렸지만 우리 연극판이 너무 좁고 작아 오히려 침묵의 카르텔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며 “여전히 이 연출가의 편에 서서 그를 두둔하는 사람도 많아 과연 연극계가 스스로 자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프레스콜 행사를 가진 연출가 겸 극작가 오세혁씨는 “참담하고 절망스러운 사태 앞에 분노가 치솟았다”며 “(이 연출가) 본인이 한 일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지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가이자 극작가로 한국적인 정서를 연극으로 풀어낸 '오구'가 대표작으로 꼽힌다. 앞서 배우 이명행 씨도 스태프의 성폭력 피해담 폭로속에 연극 무대의 주연배우에서 하차하는 등 연극계의 '미투' 운동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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