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사기 위해...상금 600만원 논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취임 1주년을 맞아 공무원 사기진작책의 하나로 대규모 공무원 골프대회를 열기로 하자 도민 정서에 맞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통신넷=이천호기자] 홍 지사는 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무원들의 사기가 많이 죽었다. 공무원의 사기가 죽으면 나라가 융성할 수 없다, 도내 2만 3000여 공직자들의 일체감을 높이고 최근 공무원 연금 개편 등으로 사기가 저하된 공무원들 사기를 북돋우려고 오는 가을에 시·군 공직자가 함께 참여하는 골프대회, 노래자랑, 족구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공무원 사기를 높이기 위해 9월 초에 전국 최초로 경남 18개 시·군 공무원 대항 골프 대회를 열 것이다. 공무원들이 무슨 죄 지은 것처럼 골프장에 가면 자기 아들 명의로 치고 가명으로 치고, 그렇게 할 필요없다. 기자단도 참가하도록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정서는 고려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정서 고려하지 않는다. 그건 잘못된 정서이다"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담당부서인 경남도 행정과는 골프대회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홍 지사 구상에 따라 담당 부서에서는 오는 9월 첫째 주 토요일에 공무원 골프대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두 번째 토요일에는 노래자랑대회, 세 번째 토요일에는 족구대회를 열기로 하고 준비 중이다.
대회 이름은 '2015년 제1회 경남도지사배 골프대회'로 정했고, 경남도 4팀, 창원시 3팀, 창원시를 제외한 7개 시 각 2팀, 10개 군 각 1팀, 기자단 2팀, 도의회 2팀, 기타 1팀 등 36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대회는 9월5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경남 창녕군 동훈힐마루컨트리클럽에서 열린다.
김종화 경남도 총무계장은 "현재 세부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달중에 시·군에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현재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도지사배 체육 대회는 축구·테니스·족구·배드민턴·탁구 등 5종목이 열리는데, 이제 골프까지 6종목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출전 선수 모두 개인 돈으로 경비를 부담하기 때문에, 도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상금 600만원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유묵 마산·창원·진해 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참으로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 도지사가 법정에 드나드는 모습만 보여주지 않아도 공무원들의 사기가 많이 올라갈 텐데, 홍 지사는 왜 그걸 모르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2013년 1월7일 취임 이후 첫 경남도 실국원장회의에서 "정권이 교체되거나 새 정부가 들어오고 난 뒤 공무원 기강 잡는 것을 골프로 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골프는 일종의 운동인데, 운동하는 것으로 기강 잡을 생각이 추호도 없다. 단지 업자와 어울리는 골프는 꼭 부정의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삼가해달라"고 간부들에게 당부했다. 이보다 일주일 전인 2012년 12월31일에도 홍 지사는 경남도 간부간담회를 열어 부패 척결을 강조하며 "운동 자체는 상관하지 않겠다. 다만 누구와 치느냐가 중요하다. 업자와 골프 치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골프가 민원인들의 접대 수단으로 악용되는 점을 고려해 공무원들이 공개적으로 골프를 즐기기 어려운 공직사회 분위기와 함께, 홍 지사가 지난 3월미국 출장 중 일정 첫날인 20일 오후 2시께 비공식적으로 동반한 부인과 함께 로스앤젤레스 인근 골프 클럽에서 사업을 하는 지인과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거센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