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숙제를 해 오지 않은 학생을 지목해 이른바 왕따를 시킨 사실이 알려져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제주=연합통신넷/고성기기자]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들은 7일 학교 측에 담임교사의 사과와 담임 교체, 담임교사의 다른 학교 전출 등의 내용을 담은 호소문을 전달했다.
해당 학교 학부모들은 이 학교의 1학년 담임교사는 '1일 왕따'라는 제도를 만들어 숙제를 안 하거나 알림장을 가져오지 않은 학생을 지목해 하루 종일 말을 하지 못하게 하고 다른 학생들 역시 왕따가 된 아이에게 말을 걸지 못하도록 했다. 점심도 빨리 먹고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 외에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자기 자리에 앉아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기간을 늘려 ‘5일 왕따’ 제도까지 생겨났다. 2명의 학생이 지난 2일부터 5일간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자체 조사한 결과 학생 24명 중 10여명이 왕따 처벌을 당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최근 학생들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듣고 학교를 방문해 교사의 전출과 함께 사과를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학교 측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해당 교사를 담임에서 교체하고 교감이 해당 반의 임시 담임을 맡도록 조치한 뒤 자체조사에 착수했다. 학부모 A씨는 “학교에서 두 달 동안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전혀 몰랐다는 게 너무 가슴이 아프고 분통 터진다”며 “왕따 제도 때문에 밤에 오줌을 지린다든지 악을 쓰거나 새벽에 일어나 가방을 싸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는 아이도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교사는 지도 과정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교장은 “왕따 제도를 운용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해당 교사는 아이들의 책임감 있는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이를 운영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진위를 떠나 교사의 입에서 ‘왕따’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8일까지 해당 교사의 소명을 받고 부모들 호소문도 당국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교사는 7∼8일 이틀간 학교에 병가를 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