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다시 충돌했다.새누리당은 어제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에서 정치 신인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은 방안을 포함해 공천기구 구성 등을 논의했지만,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대립하며 논의 자체가 불발됐다.
발단은 김 대표 지시로 황진하 사무총장이 발표한 '정치 신인 배려 방안'이었다. 황 사무총장은 당협위원장 조기 사퇴와 당원명부 공유, 조기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등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방안을 최고위원회에 보고하면서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문제를 같이 논의해보자"고 했다.
하지만 친박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제동을 걸었다. 그는 "선거구 획정도 안 됐고, 당내 공천 룰도 확정 안 된 상황에서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이야기가 왜 오늘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최고위원은 목소리를 높이며 "이 당이 개인 당이냐" "순서가 틀렸다"고 했다고 한다.
회의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김 대표는 "다음에 논의하자"며 회의를 바로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회의 뒤 공천기구 출범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할 말 없다"며 입을 닫았다. 당내에서는 이날 김 대표의 침묵이 총선 공천 준비를 서두르려는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은 데 대한 불편한 심기의 표출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2일 선거구 획정에 대한 여야 지도부 협상이 결렬된 뒤 당내 후보경선 일정을 앞당겨서 신인들이 활동하는 방법을 모색할 단계에 왔다며 당내 공천룰 논의에 조속히 재개할 것임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