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시위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살수차의 구조 자체와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살수차는 운전석과 조수석에 한 명씩 앉아 조종하게 돼 있는데, 가운데 설치된 조종판에서 동그란 버튼을 돌려 카메라를 줌인하거나 물대포의 압력(rpm)을 높일 수 있게 돼 있다.rpm은 최고 3천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돼 있다. 거리는 60m까지 쏠 수 있다.
경찰은 먼저 소량의 물을 뿌리는 '경고 살수'를 시연한 뒤 1천rpm으로 물을 위로 흩뿌리는 '복사 살수'를 해보였다.이후에는 붐대를 최고 높이인 10m까지 높여 20m에 1천500rpm, 15m에 2천rpm으로 '직사 살수'를 하는 등 살수의 강도를 점점 높였다.경찰이 물이 가장 강하게 나가는 10m에 3천rpm으로 설정해 물을 쏘자 성인 남성이 서 있기 힘든 정도로 보이는 강한 물줄기가 바닥에 내리꽂혔다.
경찰은 백씨에게 물을 쐈을 당시 rpm이 2천500∼2천800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차 내부와 통신은 모두 무전기로 했다. 사람이 많아도 절대 끊기지 않아 필요시 현장 상황을 전달받을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그러나 경찰은 백씨가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을 때 외부에서 다른 경찰을 통해 상황을 전달받지도 못해 백씨와 그를 부축하려던 시위대에 계속 물대포를 쐈다.
경찰관들 스스로도 '위험하다'고 경계한 만큼 직접 물대포를 맞으면 부상을 당할 가능성은 높아 보였다. 그러나 백씨는 이보다 더 센 물대포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당시 백씨로부터 20m 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살수했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이보다 더 짧은 거리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집회 당시 살수의 포물선 각도는 이날 시범때보다 더 작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물대포를 맞은 사람이 어떤 충격을 받는지 사거리와 rpm 별로 실험한 매뉴얼이 있고, 정기적으로 이런 내용들을 포함한 운영 교육을 받는다"고 설명했다.그러나 거리와 rpm은 현장 상황을 보고 그때그때 설정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설정한다든지 하는 구체적인 규정까지는 없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기자단은 표적지나 마네킹을 세워두고 rpm에 따른 충격을 시험해 볼 것을 요구했으나 경찰은 이를 거부했다.결국 경찰 살수차가 14일 집회 당시 현장에서 얼마나 안전하게, 규정에 따라 제대로 운용됐는지 확인하는 데 이날 시연은 한계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