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및 본인 일부부담금 산정 특례에 관한 기준을 개정, 발령하고 2016년 3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도 환자 수가 매우 적은 '극희귀질환자'와 병명조차 확정 짓지 못할 만큼 진단이 불명확한 '상세불명 희귀질환자'로 '희귀난치질환 산정 특례 제도'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희귀난치성 질환 산정 특례 제도는 2009년 7월 처음 도입됐다. 이 제도의 적용을 받는 희귀난치성 환자는 '본인부담률 10%' 규정에 따라 건강보험 진료비의 10%만 내면 된다. 일반환자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20~60%)보다 훨씬 낮아서 의료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이들 극희귀질환자나 꾸준한 진단노력에도 어떤 질병인지조차 알지 못해 속태우던 상세불명 희귀질환자는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각종 검사를 받고 온갖 치료법으로 진료받느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난적 의료비'로 고생했다. 하지만, 아플 때 진료비 걱정 없이 치료받도록 도와줘야 할 건강보험제도는 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진단할 수 없다거나 진단명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건강보험 당국이 그동안 이들 희귀질환자를 특례 대상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종합병원급 이상의 특정 의료기관을 지정해 이들 희귀질환자를 진단, 평가하고서 산정 특례 대상환자로 건강보험공단에 등록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또 질병관리본부에 국내 희귀질환 전문가가 참여하는 희귀질환 관련 전문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진단이 명확하지 않은 환자를 환자별로 심사해 상세불명 희귀질환을 판정하고 산정 특례 적용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이런 조치로 연간 최대 1만~1만8천여명의 극희귀질환자와 상세불명 희귀질환자가 더 많은 건강보험혜택을 누림으로써 희귀질환 사각지대가 거의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복지부는 이와 별도로 완전 대혈관 전위, 수정 대혈관 전위, 대동맥판막 상·하부협착, 대동맥 폐쇄, 엡스타인 기형 등 선천성 심장질환들을 12월 1일부터 산정 특례 대상 희귀질환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질환을 앓는 심장질환자 6천800여명이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경감혜택을 보게 됐다.